10대그룹 사외이사 찬성률 99.7%

2014-04-23 10:46:55 게재

대주주 전횡 감시ㆍ견제 무색 … 평균 불참률은 5.7%

10대그룹 사외이사들이 최근 5년 동안 상정된 이사회 안건에 대해 99.7%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대주주 전횡을 견제하고 감시하자는 뜻에서 마련된 사외이사 제도 취지가 무색할 정도다.

LG GS 한진그룹 사외이사들은 찬성률이 100%였으며 전체 사외이사 96%는 10건이면 10건, 100건이면 100건 찬성표를 던졌다.

23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지난 2009~2013년 5년 동안 10대그룹 92개 상장 계열사 사외이사 활동내역을 조사한 결과 1872명의 사외이사들이 4626건의 이사회에 참석해 3만7635표 의결권을 행사했고 이 가운데 찬성표는 99.7%인 3만7538표였다. 100% 찬성표를 던진 사외이사는 1752명으로 95.7%에 달했다. 반대표는 5년을 통틀어 38표로 이사회에 참석한 사외이사 50명 가운데 한 명꼴에 불과했다.

사외이사 평균 찬성률이 가장 높은 그룹은 LG GS 한진그룹이다. 불참을 제외한 반대와 기권표가 하나도 없었다. LG 이사회에는 4527건, GS는 1866건, 한진은 1677건의 안건이 상정됐다.

삼성은 355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반대표를 던진 경우는 없었지만 기타로 분류된 의결권이 6건 있었다. 현대자동차는 4465건 가운데 반표 5표, 기타 7표가 나왔다. SK는 찬성률이 99.2%여서 가장 낮았다.

10대그룹 사외이사의 불참 건수는 2277건이었다. 평균 불참률은 5.7%였다. 한진이 14%(274건)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GS 9.3%, 한화 7.7% 순이었다.

LG는 10대그룹 평균인 5.7% 불참률을 보였다. SK(5.2%), 삼성(5.1%), 현대차(5.1%) 등도 5%대였다. 포스코 현대중공업이 각각 3.7%, 롯데는 2.9%%로 불참률이 가장 낮았다. CEO스코어 박주근 대표는 "그간 사외이사들이 대주 전횡을 막기는커녕 예스맨, 방패막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지적들이 끊이지 않았는데 이번 조사를 통해 입증된 셈"이라며 "사외이사 제도의 충실한 운영을 위해 개편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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