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순자산 살펴봤더니
부동산에 국부 쏠리고, 가계순자산은 줄고
토지비중이 절반 … 4인가구 순자산 미국 절반 수준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8년 동안 매달려 개발한 국민대차대조표가 14일 공개됐다. 국민대차대조표는 자산과 부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기업의 대차대조표처럼 대한민국의 국민, 정부, 기업이 특정시점에 보유하고 있는 재산을 보여주는 표다.
우리나라의 총자산에서 빚을 뺀 국부(국민순자산)는 2012년말 기준 1경631조6000억원 규모로 토지가 절반을 차지했다.
◆토지 비중 월등히 높아 … 버블 우려는? = 1경631조6000억원의 국민순자산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토지였다. 토지의 가치는 5604조8000억원으로 전체 비금융자산(실물자산) 중 52.2%를 차지했다. 주거용건물 등을 포함한 건설자산(3852조5000억원)을 포함하면 실물자산 중 차지하는 비중이 88.1%에 달한다. 그 외 지식재산생산물, 지하자산 등이 나머지를 채웠다.
국부에서 토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은 다른 주요국과 비교해도 눈에 확 띄는 점이다. 2012년말 기준 토지 가치인 5604조8000억원은 같은 해 국내총생산(GDP) 1377조5000억원의 4.1배다. 캐나다가 1.3배, 네덜란드가 1.6배, 일본 프랑스 호주가 2.4~2.8배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이는 토지자산 가액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된 데 기인한다. 그만큼 번 돈의 많은 부분이 토지에 쏠려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버블' 우려가 일 수 있는 대목이지만 이에 대해 한은은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 조태형 한은 국민B/S팀장은 "장기시계열이 없어 버블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부의 절반 이상을 쥐고 있는 가계 및 비영리법인(이하 가계)의 순자산 중에서도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순자산의 78.2%가 비금융자산이었다. 이는 일본(46.5%) 미국(35.3%)에 비해 크게 높은 수치다.
정부의 토지자산 비중도 21.8%로 높은 편이었다. 호주 캐나다 네덜란드 프랑스 일본 정부의 토지자산 비중은 10% 이하에 머물고 있다.
◆4인 가구 순자산 약 5억원 = 국부 중 가계가 쥐고 있는 몫은 6056조7000억원으로 절반 이상(57.0%)을 차지했다. 4인 기준으로 평균해보면 4억8449만원이다. 이는 체감치와 제법 차이가 난다. 실제 지난해 전국 2만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우리나라 가구의 평균 순자산(자산-부채)은 2억6739만원이었다.
국부 중 가계 순자산이 차지하는 몫(57.0%)은 높은 편이지만 GDP 대비 가계순자산으로 보면 주요국과 비교해 오히려 낮은 수준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 순자산은 4.4배로 미국(4.36배), 캐나다(3.63배)보다는 높지만 프랑스(5.18배) 일본(4.91배) 호주(4.61배)보다는 낮았다.
구매력평가환율(2012년 OECD기준 달러당 847.93원)로 환산한 가계 순자산은 4인 가구 기준 57만1000달러로 미국(90만2000달러), 일본(69만6000달러) 등에 비해 낮았다. 구매력평가환율이 아닌 2012년 환율(1126.47원)을 적용하면 가계 순자산은 43만달러로 쪼그라들어 미국과 일본의 절반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비해 기업의 순자산은 GDP대비 1.1배로 주요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었다. 프랑스는 0.93배, 호주 0.46배, 캐나다 -0.11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