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온라인서점과 지역서점 '공급가 차별'

2015-02-13 18:39:10 게재

지역서점에 비싸게 공급

도서정가제 이후 더 올라

한국서련 "생존 어려워"

출판사들의 지역서점에 대한 '공급가 차별'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출판사들이 서점에 책을 공급하는 가격을 공급가라 하는데 온라인서점 공급가는 지역서점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지역서점으로선 '출발부터 지고 들어가는' 셈이다.

온라인서점 공급가는 지역서점 공급가에 비해 10% 정도 낮게 책정돼 있다.

지난해 12월 개최된 '제69회 출판포럼'에 따르면 주요온라인서점 정가 대비 공급률은 59.3%, 대형서점은 61.%, 중형서점은 70.5%, 소형서점은 73.0%, 오픈마켓은 57.7%로 나타났다. 오프라인서점 중에서도 소형서점은 가장 공급가가 높다.


예컨대 출판사가 온라인서점에 정가 1만원짜리 책을 5930원에 공급한다면, 소형서점에는 7300원에 공급하는 식이다. 공급가부터 1370원이나 차이가 난다.

양수열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정무위원장은 "공급가가 높아 지역서점의 생존이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출판사들이 공급가에 차이를 두는 주된 이유는 온라인서점이 대규모 자본을 바탕으로 한 현금 거래, 할인 판매를 통한 소비자 확보 등을 바탕으로 유리한 위치에서 교섭해 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시 출판포럼에서 박익순 한국출판저작권연구소 소장은 "출판사들이 구매교섭력이 강한 온라인서점을 오프라인서점 대비 우대하고 있다"면서 "온라인서점들의 현금 결제, 낮은 반품률, 매출에 대한 높은 기여도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출판사들이 현금 거래 등에 매력을 느껴 온라인서점에 좋은 조건으로 책을 공급했지만 실제로는 기대했던 방식으로 거래를 하지 못한 경우도 꽤 있다"면서 "지역서점의 몰락에는 출판사들의 이러한 행태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공급가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할인 경쟁을 할 필요가 없어진 만큼 공급가를 올려도 괜찮다는 논리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개정 도서정가제 시행 이후 출판사들이 '할인을 할 필요가 없어졌으니 공급 가격을 올리겠다'고 한다"면서 "이는 지역서점에까지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독일의 '공급률 정가제'는 적절한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독일의 경우 출판사들이 어느 서점에 책을 공급하든지 공급가에는 차이를 두지 않도록 했다.

백 연구원은 "독일의 공급률 정가제를 참고할 만하다"면서 "독일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지역서점의 공급가를 온라인서점의 공급가와 비슷하게 낮춰야 지역서점이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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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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