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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5 21:31:05 게재

겨우내 지친 몸과 마음 가볍게 해줄 쌉싸래한 그 맛

나물로 찾는 봄의 입맛



코앞으로 다가온 봄.
두터운 외투를 벗듯 겨우내 지친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해줄 음식이 필요하다.
겨우내 잃었던 입맛 되살려줄 ‘싱그럽고 쌉싸래한’ 그 맛.
나물 반찬들로 봄의 입맛 돋워줄 우리 지역 식당들을 찾아봤다.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경칩이 지나면 새봄을 만끽할 날이 멀지 않았다. 겨우내 먹었던 김치가 시들해지는 요즘, 우리네 입맛을 생생하게 되살려줄 식재료로 ‘나물’을 빼놓을 수 없다. 우리 조상들은 이맘때면 나물을 먹으며 겨우내 부족했던 비타민과 철분 등의 무기질을 보충하고 자칫 잃기 쉬운 봄철 입맛도 되살렸다. 나물에는 건강에 좋은 항산화 성분이 많아 각종 병과 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를 없애줄 뿐만 아니라 면역력 증강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 나물의 효능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조금씩 차이가 있다. 돌나물은 비타민C가 풍부해 환절기 잔병을 이기는 데 효과적이며 칼슘함유량이 우유보다 2배 정도 많아 성장기 어린이들의 성장발육에도 좋다. 또 취나물은 간에 좋은 성분이 많아 숙취해소에 도움이 되고 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아 고지혈증 예방에 효능이 있다. 냉이는 콜린 성분이 많아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막아주고, 참나물은 열량이 매우 낮아 다이어트 식단으로 적합하며 비타민A의 전구체가 되는 베타카로틴이 많아 안구건조증을 예방하는 데 효능이 있다.


개운한 산채 차림상에 막 구워낸 감자는 서비스~
대화동 ‘산채촌’

대화동에 위치한 산채촌에서는 각종 나물로 구성된 맛깔스런 산채 차림상을 맛볼 수 있다. 메뉴로는 돌솥특정식과 산채정식, 산채비빔밥 등 갖가지 나물을 즐길 수 있는 음식들이 있다.
산채정식을 주문하면 조물조물 무쳐낸 9가지의 나물을 비롯해 돌솥밥, 호박죽, 상추와 함께 무친 도토리묵, 야채전, 된장찌개, 생선, 그리고 채소 위주의 맛깔스런 밑반찬이 나온다. 쌉싸래한 산채나물을 뜨끈한 밥과 함께 비벼 먹는 맛도 일품이지만 도토리묵과 채소 위주로 마련된 개운한 반찬들이 봄철 잃었던 입맛을 돋운다. 또 식사 중간, 서비스로 주는 막 구워낸 감자는 인심 후한 주인장의 마음을 느끼게 한다. 산채정식 8천원, 산채비빔밥 6천원, 돌솥특정식 1만원, 더덕구이밥 1만원이다.


각종 나물, 알알이 보리밥에 싹싹
덕이동 ‘주막보리밥’

덕이동 로데오거리에 위치한 ‘주막보리밥’은 ‘내 딸 서영이’ 등으로 인기를 모아온 배우 박철호 씨가 운영하는 곳으로 지역 내 유명 맛 집으로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집은 다양한 종류의 나물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옛날보리밥을 간판메뉴로 선보이고 있다. 여러 가지 나물과 구수한 된장찌개, 그리고 알알이 보리밥과 싱그러운 계절반찬을 맛볼 수 있다.
조물조물 무쳐낸 여러 종류의 나물에 전통고추장 조금 얹어 보리밥을 싹싹 비벼먹으면 요즘 같이 입맛 잃기 쉬운 때, 입맛 살리는 데 제격이다. 옛날보리밥은 7천 원에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해물로 시원하게 국물을 낸 시래기 털레기, 주꾸미 볶음, 제육볶음, 코다리 찜 등의 메뉴가 마련돼 있다.


각종 나물과 쌈 채소 가득한 식탁
일산 애니골 ‘잎새 쌈밥’

일산 애니골에 위치한 잎새 쌈밥 전문점에서 쌈밥정식을 주문하면 7가지 모둠나물과 풍성한 쌈채, 그리고 된장찌개, 생선, 부침개, 잡채 등 갖가지 정갈한 한식 반찬을 한상 가득 받을 수 있다. 쌈밥정식에 나오는 각종 나물들에 찰보리밥 넣어 양념고추장과 참기름을 살짝 곁들여 싹싹 비벼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갖가지 푸짐한 쌈채들로 비빔밥을 쌈 싸서 먹을 수도 있어 평소 바빠 챙겨먹기 어려웠던 채소를 풍족하게 먹을 수 있다.
쌈밥정식을 주문하며 고추장삼겹살구이, 낙지볶음 등을 추가로 주문해 먹으면 더욱 풍성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프로방스 풍 인테리어로 사랑스런 실내분위기를 자아내는 이곳 매장 내에는 120석의 자리가 마련돼 있다. 웰빙쌈밥정식은 1만 2천원에 즐길 수 있다. 
     


색색이 나물반찬에 고소한 청국장
구산동 ‘구산정 청국장집’

‘구산정 청국장집’은 여러 가지 나물반찬과 고소한 청국장으로 입소문이 난 곳이다. 일산신도시 대화역에서 차로 10분 내외로 갈 수 있는 거리로 먼 곳에서 일부러 찾는 이들이 많을 정도로 식사시간이면 손님들로 가득하다.
메뉴는 청국장 정식 하나로 단출하다. 청국장정식을 시키면 여러 가지 나물반찬과 뜨끈하게 끓여낸 청국장, 그리고 알알이 씹히는 보리밥과 채소 위주의 맛깔스런 밑반찬이 나온다. 보기엔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차림상이지만 개운한 나물과 고소한 청국장 맛에 매료돼 다시 찾는 이들이 많다. 청국장 정식은 7천원이며 청국장과 나물반찬은 포장 구매할 수 있다. 매주 일요일은 쉰다.

김수정 리포터 whoni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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