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의 명과 암 ①

해외직구가 국내 유통지도 바꾼다

2015-04-27 10:26:50 게재

지난해 물품수입 1553만건, 15억4천달러 … "모바일과 만나면 이용자 더 늘 것"

40대 주부 김진순씨는 최근 해외직구로 평소 사고 싶었던 A브랜드의 구두를 구매했다. 국내 한 오픈마켓에서 구매하면 25만~30만원은 족히 줘야하는 신발이지만 해외직구를 통해 110달러에 구매했다. 배송비를 포함해도 국내 가격보다 50% 저렴하게 구매한 것이다. 김씨는 가족들의 의류제품도 해외직구를 이용해 구매하고 있다. 해외직구를 통하면 국내 정상매장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30~50% 이상 싸게 구매할 수 있다. 또한 현지 판매 사이트가 할인에 들어가면 가격은 더 떨어진다.

해외직구족이 늘면서 국내 유통지도가 변하고 있다.


27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직구는 물품 수입이 1553만건에 수입금액은 15억4000만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가장 많은 물품 수입이 이루어진 국가는 미국(73%)이다. 다음으로는 중국(11%) 독일(5%) 홍콩(4%) 일본(2%) 영국(2%) 프랑스(1%) 뉴질랜드(1%) 순이다. 상위 8개 국가가 전체의 99%를 차지했다. 2010년에 19개였던 거래 국가수(연 100건 이상 수입국가 기준)는 2014년 38개로 늘어났다.

1회당 구매금액은 '50달러 초과 100달러 이하'가 37%로 가장 많았다. '50달러 이하'가 25%, '100달러 초과 150달러 이하'가 27%, '150달러 초과 200달러 이하'가 8%였다. 총 구매금액이 200달러 이하인 경우가 97%로 국내 소비자들은 대부분 소액물품 위주로 해외직구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0달러이상 고가물품의 경우 전체의 0.3% 정도에 불과하지만 총 5만2000건 규모로 5년전(6000건)에 비해 760% 이상 증가했다. 이는 세금을 더 내더라도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제품이라든지, 텔레비전 휴대폰 운동기구 시계 등 고가의 물품을 싸게 구매하려는 경향이 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품목별로는 의류(19%)가 가장 많이 구매됐고 건강식품(14%) 신발(13%) 기타식품(11%) 화장품(11%) 핸드백·가방(8%) 완구인형(4%) 가전제품(2%) 시계(2%) 서적류(1%)의 순으로 조사됐다.

◆해외직구족도 가지가지 = 해외직구족도 유형마다 다르다.

직접 해당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해당 쇼핑몰이 직접 배송을 해주는 직접배송, 상품은 직접 구매하고 배송은 대행업체에 맡기는 배송대행, 사고 싶은 제품만 정하고 구매부터 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위임하는 구매대행이 있다.

직접배송은 국내에서 결제와 국내로 배송이 모두 가능한 해외 사이트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이베이나 아마존 등 현지 오픈마켓이나 각각의 브랜드 사이트에서 현지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단 배송료가 비쌀 수 있고 배송 관련 문제나 환불·취소 시 본인이 직접 해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배송대행은 해외 직구 방식 중 가장 많이 쓰인다. 일반적으로 해외 쇼핑몰은 배송비가 비싸다. 또 어떤 사이트는 국제배송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현지 배송대행업체에게 주소지(배대지:배송대행지)를 빌려 물건을 보낸 다음 이곳에서 한국으로 보내는 방식이다. 배송대행은 구매대행보다는 비교적 저렴하지만 환불·취소 등의 문제는 본인이 직접 해결해야 한다.

구매대행은 관련 업체에게 사고 싶은 제품을 알려주면 알아서 배송까지 진행해주는 방식이다. 국내 쇼핑몰에서 구매하는 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해외 쇼핑몰 사이트에서 한국 카드 결제가 되지 않을 때나 직구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번거로움을 피하려는 소비자들이 이용한다. 제품 가격에 배송료와 구매대행 수수료가 붙어 직접배송이나 배송대행에 비해 비싸다.

◆초보자는 검증된 사이트 이용을 = 처음 시작하는 해외직구족은 어떤 사이트를 이용해야 큰 피해없이 해외직구를 이용할 수 있을까.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이 실시한 해외직구만족도 조사를 살펴보면 척도로 삼을 수 있는 결과가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 최근 2년 이내 해외 직구 경험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이용하는 해외 온라인 쇼핑몰, 배송대행 사이트, 구매대행 사이트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만족도가 가장 높은 해외 온라인 쇼핑몰은 '아이허브'로 5점 만점에 4.23점을 받았다. '아마존'(3.70점) '샵밥'(3.66점) 순으로 조사됐다.

만족도가 높은 배송대행 사이트는 '몰테일'(3.50점) '위메프박스'(3.46점) '뉴욕걸즈'(3.46점) 순이었다. 구매대행 사이트는 '캔아이쇼'(3.56점) '위즈위드'(3.45점) '엔조이뉴욕'(3.38점) 순으로 나타났다.

또 해외직구 이유에 대해 '가격이 국내보다 저렴해서'(80.9%)가 가장 많았고, '국내에 없는 브랜드를 구매하기 위해'(55.35), '제품의 품질이 좋아서'(12.5%) 순으로 나타났다. 즉 동일제품의 국내 판매가격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매력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주로 해외직구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채널도 글로벌 시대로 접어들면서 다변화 시대에 접어 들었다"며 "모바일 쇼핑과 해외직구가 만나면 더욱 해외직구 시장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해외직구의 명과 암" 연재]
- ①해외직구가 국내 유통지도 바꾼다  2015-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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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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