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을 가꾸는 사람들 _ 강서구 마곡 금호어울림 아파트 마을공동체 ‘양천 NIE 모임’

2015-05-07 22:37:41 게재

엄마가 가르치는 NIE로 아이들 실력 쑥쑥~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금호어울림 아파트는 180세대가 모여 사는 아파트 단지다. 규모는 작은 단지이지만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문화강좌를 개설해 유익한 강좌를 듣고 실생활에 활용하는 마을공동체가 활성화돼 있다. 2012년에는 서울시 공동주택 공동체 활성화 최우수단지, 2013년에는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한 마곡 금호어울림 아파트 마을공동체를 찾았다.

엄마들의 재능기부로 운영되는 어린이 NIE 강좌
월요일 오후 8시, 강서구 마곡 금호어울림 아파트 지하 주차장 내 어울림홀에는 초등학생과 학부모 20여명이 모여든다. 이들은 마곡 금호어울림 아파트 마을공동체 ‘양천 NIE 모임’ 회원들. 초등 1~6학년까지 아이들 15명이 모여 매주 월요일 저녁 7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신문을 보면서 다양한 체험활동을 한다.
모임의 탄생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신선옥 회장은 “양천초에 다니는 아이들 학부모 모임에서 시작해 올해 초 아파트공동체 재능기부 강좌로 발전했다”라며 “엄마들 10명이 2명씩 조를 짜 돌아가면서 일일교사가 돼 아이들을 직접 가르친다”라고 설명한다.
일일교사가 된 엄마들은 사전에 준비해온 자료를 교재삼아 아이들의 활동을 지도한다. 오늘의 활동은 ‘봄을 주제로 한 끝말잇기’. 교재로 선정된 ‘어린이 동아일보’에서 봄과 관련된 단어를 찾고 그 단어의 끝 글자를 포함하는 또 다른 단어를 찾아 계속 이어가는 활동이다. 이런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신문을 접하며 읽게 돼 친근감을 느끼게 된다.
오늘 일일교사로 봉사한 전인순씨는 “처음에는 신문을 생소하게 여기고 읽기 힘들어 하는 아이들에게 이런 활동을 통해 신문을 재밌게 읽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라고 자랑한다. 아파트 공동시설을 이용하고 재능기부로 이뤄지는 강좌라 수강료는 전액 무료다. 또 다른 일일교사 김순한씨는 “딱딱한 신문을 그냥 읽히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흥미를 돋우는 활동을 덧붙여 주의가 산만한 초등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낼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다양한 문화강좌 운영으로 배움이 있는 아파트

마곡 금호어울림 아파트 이명선 관리소장은 마을공동체 탄생에 많은 역할을 했다. “세대가 많지 않은 소규모 단지라 어머니회가 활성화되기 힘들다. 입주자대표회의 승인을 얻은 동아리 형태의 문화강좌가 양천 NIE 모임 외에도 5개 강좌들이 운영되고 있다.” 마곡 금호어울림 아파트에는 천연재료를 사용해 화장품이나 세제, 비누 등을 만드는 친환경 생활공유 반, 5세~초등생을 위한 아동미술 반이 인기 강좌로 운영 중이다. 그 외에도 유산소운동과 스트레칭을 통해 건강을 챙기는 건강 피트니스 반, 다양한 생활소품을 만드는 퀼트 반, 북과 장구를 치며 신명나는 국악을 배우는 전통 사물놀이 반 등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아파트 옥상에 조성된 상자텃밭에는 텃밭 가꾸기를 원하는 주민들이 정성껏 가꾸는 농작물들이 자라나고 있다. 이명선 소장은 “2013년 서울시 우수 아파트 공동체로 선정돼 받은 지원금으로 옥상텃밭을 조성해 주민들이 자연을 느끼고 수확의 기쁨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라고 자랑한다. 매년 가을에는 텃밭에서 수확한 농작물을 주민들끼리 나누며 교류하는 나눔 잔치가 풍성하게 열린다.
제법 어스름이 깔리는 저녁에야 수업을 마치는 양천 NIE 모임 학생들은 엄마들의 열정적인 지도에 따라 주제에 맞는 글쓰기까지 완성한다. 양천초 2학년 우채민 학생은 “엄마가 선생님이라 더 재밌고 집중도 잘 된다”고 설명한다. 신선옥 회장은 “엄마들이 수업을 이끌기 위해 기본적인 NIE 교육을 외부기관에서 받았다”라며 “아직은 시작한지 얼마 안 돼 여러 가지로 미흡하지만 엄마들끼리 서로 도와가며 수업을 진행해 아이들의 호응도 높다”라고 설명한다.

< 미니 인터뷰 >
“엄마와 함께 수업해 더 재밌어요”
양천 NIE 모임 신선옥 회장 & 딸 우채민양(양천초 2학년)

“엄마들이 직접 신문을 활용한 교육을 함으로써 아이들이 신문과 친해지게 되고 어휘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호응이 좋아요. 주제에 따른 글쓰기 교육까지 이어지니 자연스럽게 국어 실력도 늘어나게 되고요.” (신선옥 회장)
“신문에서 단어를 찾아 오려붙이는 활동이 재밌어요. 선생님이 엄마들이라서 친근하고 집중도 더 잘 되는 것 같아요.” (우채민 학생)

“아이들 교육 통해 엄마들도 성장해요”
전인순 & 김순한 일일교사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주제를 정해 NIE 교육을 하니 아이들의 발달 상황이나 성격까지도 파악할 수 있네요. 아직 어린 학생들이지만 다른 사람의 글을 통해 자기 글을 쓸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교육 목표입니다.”(전인순 교사)
“같은 조원끼리 또는 전체 회의를 통해 주제나 수업방식을 정합니다. 수시로 카톡방에서 대화도 많이 하고요. 아이들 교육이지만 가르치는 엄마들도 공부를 많이 하게 되고 서로 더 친해지게 되는 것 같아요.”(김순한 교사)

하산수 리포터 ssha7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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