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실금, 수술해 주세요?

2015-05-23 22:23:19 게재


타워비뇨기과 광진점 김명준

 

54세의 K씨. 오래전부터 소변을 자주 보는 습관은 있었지만 그렇게 불편한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 하지만 몇년전부터 소변이 참기가 힘들더니 화장실 가기가 급해지고, 밤에도 3-4번은 깬다는 것이다. 잠을 편히 자지 못하니까 괜시리 짜증이 나고, 며칠 전에는 화장실 가는 도중에 바지가 흠뻑 젖을 정도로 소변이 그냥 나오더라는 것이다. 주위에서 요실금은 수술하면 깨끗하다는 얘기를 듣고 고민고민 끝에 내원하였다. 당장 수술을 해달라는 것이다.

K씨처럼 증상이 아주 심해 일상생활이 곤란할 정도 불편한 분들 중에서 빨리 수술을 원하는 분들이 있다. 요실금은 수술하면 완치가 된다는 얘기를 들은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요실금에도 종류가 여러 가지가 있고 요실금에 따라서 치료가 다 다른 것이다. 수술이 아니라 약물치료로 증상이 좋아지는 요실금도 있기 때문이다. K씨가 바로 그런 경우다. 요실금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복압성 요실금과 절박성 요실금이 있다.

복압성 요실금은 말 그대로 복압이 올라갈 때 즉, 재채기하거나 뛰거나 웃을 때- 소변이 찔끔하는 경우다. 반면 절박성요실금은 과민성방광 즉, 소변을 참기가 힘들고, 갑자기 소변이 마렵고, 밤에도 한 두번씩 깨고 심하면 화장실 가다가 참지를 못하고 소변이 나오는 경우-처럼 방광이 불안정해서 생기는 요실금이다.

복압성 요실금은 출산을 하면서 방광아래 골반근육이 지지를 못해서 생기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가 가장 좋은 방법이다. 수술만 하면 대부분은 깨끗하게 완치가 된다. 하지만, 절박성요실금은 오래된 배뇨습관으로 인해서 방광이 불안정해서 생기는 증상이기 때문에 수술로 교정이 힘들다. 이럴때는 방광을 안정시키는 약물을 먹으면서 배뇨습관을 교정해주고 여러 가지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쉽게 좋아질 수 있다.

절박성 요실금과 복압성 요실금이 같이 있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 이럴때는 전문의의 세심한 진단이 더욱더 필요해진다. K씨 역시 일단 수술부터 해달라는 요구를 겨우(?) 진정시키고, 요실금의 원인과 치료를 하나하나 설명한 후에야 필자의 말대로 약물치료와 방광훈련, 그리고 물리치료를 병행해서 치료를 하기 시작했다. 절박성요실금은 1주에 한번씩 병원에 오면서 배뇨습관을 교정하고 꾸준히 치료를 하면 대개는 2-3주만 지나도 증상이 확연히 좋아지게 된다. 2개월 지나서 K씨는 드디어 약물을 줄여도 될 만큼 많이 좋아졌다. “정말 선생님 말대로 따라하니깐 좋아지네요, 이제는 화장실만 보이면 무조건 들어가야 하는 습관도 없어지고 장보러 가도 안심이 되요, 그전에는 외출하기 전에는 일단 화장실부터 가야지 안심이 되었는데, 이번 여름에는 애들이랑 여행도 편하게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아요. 수술안하길 정말 잘했어요” 감사해하면서 진료실에서 웃으시는 걸 보니 필자도 안심이 되었다.

이처럼 요실금이나 배뇨증상으로 불편하다고 해서 일률적으로 치료를 해서는 안된다. 정확하게 진단을 하고, 증상에 맞는 치료를 해야만 부작용없이 요실금이 깨끗하게 완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내일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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