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으로 신시장 확대하는 SK

세계적 기업들과 손잡고 해외시장 개척

2015-10-22 10:41:12 게재

최태원 회장의 '글로벌 파트너링' 본궤도 … 에너지·화학·ICT·소재 분야

SK그룹이 글로벌 기업과 합작방식으로 해외 신시장 개척과 불황극복에 나서 주목된다.

SK그룹은 최근 자원개발과 에너지, 화학, 정보통신기술, 온라인 상거래, 소재 등의 영역에서 북미와 유럽 중동 동남아 호주로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이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국내외 현장 경영을 강화하면서 신규 시장 공략 속도를 높였다.
SK와 사빅이 합작한 울산 넥슬렌 공장 준공식. 왼쪽부터 사우드 빈 압둘라 빈 투나얀 알 사우드 사빅 회장,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회장, 김기현 울산시장,박영철 울산시의회의장. 사진 SK 제공


최 회장의 투 트랙 전략 = 최 회장의 해외시장 개척 전략은 두 방향으로 진행된다. 글로벌 기업과 합작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한편 기존 시장은 지속적으로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 2011년 세계 2위 화학회사인 사빅과 합작 논의를 시작했다. 포화상태인 화학산업의 한계를 돌파하고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글로벌 유통망 확대가 필요했다.

사빅은 글로벌 유통망에 판매할 새로운 기술이 필요했다. SK가 보유한 고부가·고성능 폴리에틸렌인 '넥슬렌'은 두 기업의 이해관계에 들어맞았다.

양사의 합작 논의는 7일 울산 넥슬렌 공장 준공으로 이어졌다.

최 회장은 "사빅과 SK는 새로운 성공사례를 계속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에 제2공장 건설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에 앞서 중국을 방문, SK하이닉스 우시 공장과 SK종합화학 우한 NCC공장을 둘러보고 현지 시장 전략을 점검했다.

스페인 터키 중심으로 유럽 시장 공략 = SK는 스페인 최대 정유사인 렙솔과 합작해 세운 유럽 최대 윤활기유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윤활유 메이저업체에게 판매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9월 이곳 공장 준공식에 참석 "앞으로 석유 에너지를 포함한 다양한 사업영역에서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규 협력사업을 발굴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최 회장은 이어서 네덜란드의 세계적 반도체장비업체인 ASML사를 찾아 반도체 제도용 노광장비 시설을 둘러보고 사업기회를 탐색했다. 스위스에서는 세계 3위 원유·석유 트레이딩 회사인 트라피규라사의 클로드 도팽 회장을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SK는 터키 시장 공략에도 현지 그룹과 협력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SK의 터키 파트너는 현지 재계 서열 4위인 도우쉬 그룹이다. 최 회장은 2012년 터키를 방문, 페리트 샤헨크 회장을 만나 1억달러 규모 펀드를 조성해 통신과 에너지, 인프라 조성 등에 투자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후 SK와 도우쉬는 터키에서 전자상거래 등 인터넷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

북미는 자원개발이 중심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3월 미국 오클라호마, 텍사스 소재 셰일광구 2곳을 인수해 셰일 혁명의 본거지인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셰일가스와 오일을 직접 생산하는 첫 한국기업이 됐다. 앞으로 인근 지역으로 생산 광구를 확대해 북미 기반의 자원개발 전문회사로 진화하는 'US인사이더' 전략을 세우고 있다.

SK E&S는 북미에서 셰일가스 직도입을 준비중이다. 지난해 9월 북미 손자회사인 듀블레인에너지를 설립, 10월 미국 콘티넨탈리소스가 보유한 우드포드 셰일가스 지분 49.9%를 인수했다. SK E&S는 지분율에 따라 매장량 중 3800만톤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2013년 국내 천연가스 총 수입량과 비슷한 규모다.

SK건설은 캐나다 오일샌드를 채굴하는 '포트힐스 오일샌드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수행하며 북미 비전통에너지 시장에 진입했다.

ICT·소재시장 확대 = ICT(정보통신기술)와 소재분야 세계 진출도 눈에 띈다.

SK는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방위부와 병원정보시스템에 대한 수출계약과 합작회사 설립 계약을 체결하고 올 4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SK주식회사 C&C는 올 8월 대만 홍하이 그룹의 자회사인 팍스콘과 IT서비스 합작기업인 FSK 홀딩스를 설립하고 스마트 팩토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SK케미칼은 2013년 9월 일본 테디진과 함께 합작사 이니츠라를 설립했다.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하나인 PPS 사업을 위해서다. 지난해 10월 에이 슐만사와 PPS 공급과 공동 마케팅 계약을 체결, 안정적 판매망을 확보했다.

SKC는 올 7월 일본 미쓰이 화학과 공동 출자해 폴리우레탄 합작사 MCNS를 설립했다. MCNS는 9개국 11개 자회사와 15곳의 글로벌 생산거점을 확보해 폴리우레탄 핵심 원료 72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아시아 최고 폴리우레탄 메이커로 도약했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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