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 경주 2015'

문화콘텐츠 세계화 가능성 확인

2015-10-23 11:16:11 게재

문화와 첨단기술 결합

목표 관람객 초과달성

'실크로드'를 테마로 한 동서양 문화의 용광로 '실크로드 경주 2015'가 지난 18일 59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목표 관람객 초과달성과 문화콘텐츠 세계화 가능성 확인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크로드 경주 2015'가 지난 18일 59일간의 대장정을 끝내고 최종 관람객 약 146만명이라는 기록을 세우고 막을 내렸다. 사진 경상북도 제공


경주세계문화엑스포조직위(이하 조직위)는 관람객이 당초 목표한 120만명을 초과한 145만821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행사초기 발생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사태와 태풍, 개막일 전후 북한도발에 따른 남북관계 경색과 박근혜 대통령의 방문 취소 등의 악재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고 볼 수 있다.

◆행사기간 총 146만여명 관람 = 전문가들은 국가 간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실크로드'를 주제로 한 이번 행사가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 러시아 신동방 정책 등 주변 국가들 문화적 확장과 각축에 대응해 대한민국의 자존심과 문화정체성, 문화 주권확보를 위한 거시적 활동이란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서철현 대구대 호텔관광학과 교수는 "유료 관람객과 입장수입 등으로 성공 여부를 평가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경북도 차원에서 천년 고도 신라의 서라벌이 '실크로드의 동단 출발점' 이라는 것을 세계에 전파한 것에 의미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실크로드는 나아가 북한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좋은 콘텐츠로 멀리 통일에 대한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그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경북도를 방문해 '실크로드 경주'를 관람한 탈렙 리파이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사무총장도 "실크로드 사업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준다는 점에서 UN과 UNWTO 철학과 일맥상통한다"고 밝혔다. 그는 "실크로드 사업에 북한의 적극 참여를 유도해 정치가 분열을 가지고 왔다면 문화는 분열된 것을 다시 끌어 모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엑스포 자부담보다 10억원 이상 수익 = 특히 조직위는 이번 행사에서 '석굴암 HMD 트래블 체험관' '바실라' '플라잉 : 화랑원정대' 등 신라문화를 ICT 첨단기술과 현대적 감각을 가미한 이야기로 만들어 수익 창출 모델로 삼았다. 이를 통해 '가치 및 비전' 목표를 달성했고 지역발 자체 문화콘텐츠가 세계로 진출하는 가능성도 열었다.

또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루기까지 오랜 기간 원대한 꿈을 가지고 진행한 것처럼 북한이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로 멀리 통일까지 내다보는 시각에서 다양한 시도를 했다.

문화 소외자와 국가 유공자 등에 대한 무료입장도 확대했다. 문화행사를 단순히 유료관람객 숫자나 적자, 흑자로만 논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순수 문화콘텐츠가치와 문화복지 확대를 배제하더라도 조직위 차원에서는 흑자가 예상된다.

K그랜드 세일로 인한 입장료 수입 감소는 추후 보전받고 문화 소외자들에 대한 비용은 정부지원액에 포함됐다. 그랜드바자르 등의 판매수익과 K그랜드세일 비용까지 추후 정산하면 총 수입은 자부담을 10억원 이상 초과할 것으로 조직위는 예상하고 있다.

국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문화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비용을 제외하면 재단 차원에서는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상구 위덕대 교수는 "문화사업은 적자·흑자 여부를 떠나 국민의 문화적인 욕구를 충족하고 문화수준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행사는 국내 처음으로 실크로드의 다양한 문화를 국민들이 느끼고 체험할 수 있게 한 것만으로도 그 가치는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 선도 = '실크로드 경주'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을 선도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 이번 행사는 '실크로드'를 테마로 유라시아의 문명과 함께 신라문화를 재조명하고, 경주가 신(新)문화실크로드의 출발점임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밖의 메시지를 받아들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문화로 21세기 신실크로드 시대를 열겠다는 메시지를 발산했다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실크로드 경주 2015' 조직위원장인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이번 행사는 비단길과 바닷길로 연결된 실크로드 선상의 다양한 문화와의 만남을 통해 문화융성의 길을 열고, 이를 기반으로 우리의 문화가 유라시아로 뻗어나가는 초석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며 "경제뿐 아니라 문화를 통해서도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조직위는 2017년에 실크로드의 행상과 육로에 있는 국가 중 한 곳에서 실크로드를 주제로 차기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경북도와 조직위는 지난 2013년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개최하면서 부대행사로 육상실크로드 대장정을 성공시켰으며 2014년에는 경주에서 '이스탄불 in 경주'를 열면서 해양실크로드 대장정을 답사하는 등 '실크로드'에 집중해왔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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