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완화한다는 일명 ‘뼈 주사’의 두 얼굴

스테로이드 장기간 사용하면 쿠싱증후군 위험

2015-11-17 01:34:30 게재

통증 심할 때 일시적 사용…근본적인 치료는 DNA, 프롤로테라피 등 증식치료로

평소 허리가 약해서 무거운 짐은 절대 들지 않는다는 황규철(가명, 56)씨. 어느 날 자고 일어났더니 극심한 허리통증 때문에 침대에서 일어나지도 앉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뼈 주사’를 맞으면 낫는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병원을 찾은 황씨. 주사를 맞고 나자 일시적으로 호전이 되는 듯했지만 또 다시 허리 통증이 재발했다. 황씨는 또 뼈 주사를 맞아야 할까?
분당구에 위치하여 서현, 판교, 정자 등의 지역 통증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채움통증의학과 분당점 최유준 원장은 “통증이 아주 심할 경우 일시적으로 수 회 투여하고 그쳐야지 장기간 반복해서 투여하면 오히려 몸을 망가뜨리게 되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테로이드는 통증 심할 경우 한두 번

황씨가 맞았다는 뼈 주사는 엄밀히 말하면 ‘스테로이드계 호르몬 주사’라고 말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뼈 주사’라고 해서 뼈에 들어가는 주사는 아니라는 말이다. 허리통증, 목통증, 디스크, 오십견, 테니스·골프 엘보우 및 무릎통증 등에 대한 치료에 만병통치약처럼 쓰이는 이유는 단기적으로 염증을 가라앉히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 그러나 장기간 사용하면 문제가 생긴다. 왜일까? 최유준 원장의 설명을 들어보자.
“통증이 있는 곳에 스테로이드계 호르몬 주사를 하면 좋아지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그 부위가 약해지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스테로이드 호르몬은 우리 몸의 부신피질에서 만들어진다. 한데 외부에서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강제적으로 투여하다 보면 우리 몸 안에서 생성하는 능력이 감소하거나 없어지게 된다. 이런 현상이 있으면 스테로이드 의존성이 나타나게 돼 스테로이드를 조금만 줄여도 통증이 생기는 등 다른 문제가 발생하고, 외부에서 투여된 스테로이드가 지속적으로 높은 농도로 몸 안에 존재하다 보면 스테로이드 과다에 의한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스테로이드계 호르몬 주사를 사용할 때는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도록 환자에 맞는 적절한 양을 최소한의 기간 동안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스테로이드 주사, 근본 치료 안 돼
최유준 원장의 설명대로 스테로이드 제재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쿠싱증후군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 쿠싱증후군은 얼굴이 달덩이처럼 둥글게 되는 문페이스(moon face), 배에 지방이 축적돼 몸은 뚱뚱해지는데 팔다리가 가늘어지는 중심성 비만, 목 뒤에 비정상적으로 지방 축적, 혈당 상승, 골다공증, 생리불순 등을 초래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온 몸에 잔털이 많이 나는 다모증과 배에 자주색 선조가 있는 경우가 많다. 또 우울증이나 과민성 등의 심리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한 경우 정신병 증세까지 보이기도 한다.
“스테로이드계 호르몬 주사에 길들여진 사람은 아플 때마다 주사를 맞으려고 하는데 이것은 근본적인 치료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고 최 원장은 강조했다. “어느 약이든 과하게 사용하면 부작용이 있을 수밖에 없다. 스테로이드 약재가 분명 웰빙에 기여한 측면이 있긴 하지만, 스테로이드계 호르몬 주사를 맞을 때엔 득과 실을 잘 따져보고 맞아야 한다.”

근본적인 치료는 재생을 위한 증식치료
통증의학과에서 통증을 잡는 방법은 재생 치료인 증식치료(DNA, prolotherapy)가 있다. 증식 치료는 말 그대로 있는 상태 그대로 고쳐서 사용할 수 있게끔 재생시키는 치료 방법. 뼈에 붙는 힘줄을 증식치료로 강화시키고, 뭉친 근육을 이완 및 회복시켜 통증을 잡는 동시에 재발율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DNA 재생치료는 손상된 인대나 힘줄이 뼈에 부착되는 부위에 재생을 촉진하는 성분이 풍부한 주사제를 직접 투입해 손상된 조직을 빠르게 회복하게 한다.
최 원장은 “스테로이드계 호르몬 주사는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시켜 주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되지 못하고 또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해당 부위가 약해지는 단점이 있다. 반면 증식치료는 그 부위를 튼튼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통증을 다스리는 데는 보다 근본적인 치료”라고 언급했다.

도움말 채움통증의학과 분당점 최유준 원장

신민경 기자 mksh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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