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가꾸는 사람들 _ 강서 마곡 아카펠라 동호회 ‘마카펠라’

이웃과 함께 아름다운 화음 만들어요~

2015-12-17 17:26:03 게재

바쁜 일상에 쫓기다보면 옆집에 사는 이웃도 누군지 잘 모를 때가 많다. 지나가다가 눈인사 나누는 사이가 되기도 힘든 세상. 하지만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라는 옛말처럼 이웃과 가깝게 지내며 오손 도손 살아가면 팍팍한 일상도 견뎌낼 힘을 얻을 수 있다. 마곡 엠밸리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모여 아카펠라를 연습하는 ‘마카펠라’ 동호회를 찾았다.



매주 한 번씩 모여 연습하는 아카펠라 동호회

매주 월요일 저녁 8시, 강서구 마곡 엠밸리 7단지 상가 2층에 있는 탑플랜 치과에는 꺼졌던 불이 다시 켜지고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이들은 마곡의 아카펠라 동호회 모임인 ‘마카펠라’ 멤버들. 병원 고객라운지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지난 한 주간의 생활을 얘기하고 모임 대표가 보내준 새로운 악보에 대한 이야기도 나눈다.
‘마카펠라’ 모임을 만들고 연습 및 공연 등 일정을 총괄하고 있는 사람은 마곡 7단지에서 치과를 운영하고 있는 장문익 대표다. “1997년부터 아카펠라의 매력에 빠져 동호회 활동을 열심히 했죠. 사람의 목소리만으로 훌륭한 음악이 된다는 점이 가장 끌렸어요. 마곡으로 이주해 와서 새로운 이웃과 친분을 쌓을 겸 아카펠라 동호회를 만들게 됐어요.”
올 7월말에 마곡 엠밸리 아파트 온라인 카페에 아카펠라 단원 모집 공고를 올리자 하나둘 회원이 모였다. 대부분 주변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주민들로 주부 및 직장인들이라서 연습시간은 매주 월요일 저녁시간으로 정했다. 회원은 모두 10명으로 부부 회원도 한 쌍 있고 남녀 비율은 반반이다. 매주 한 번씩 모여 아카펠라 선생님인 장 대표의 지도로 미리 나눠준 악보를 보고 파트별로 모여 연습한다. 음정을 잡기 위해 스마트폰 피아노 어플을 이용하고 협찬 받은 음향장비를 꺼내 마이크로 소리를 낸다.
리포터가 찾은 날에는 8명의 회원들이 모여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내고 있었다. 영화 ‘라이온 킹’의 주제가 ‘라이온 슬립’부터 시작해 가요 ‘장미’, 트로트 ‘어머나’에 이르기까지 남녀 혼성으로 부르는 아카펠라 음악은 감미로웠다. ‘마카펠라’는 이제 4개월 남짓 된 신생 동호회지만 강서구 마을박람회와 마곡 페스티벌 등 이미 3차례나 공연한 실력파다.



각자 다르지만 아카펠라 사랑하는 마음은 한결같아

‘마카펠라’에서 맥가이버로 통하는 김홍 회원은 음향장비를 담당한다. 실제로 음향장비 관련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고교시절부터 중창단 활동을 했어요.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노래를 부르니 기분전환이 되고 학창시절도 생각나 젊어지는 느낌이에요.” 이 모임에서 아카펠라를 처음 접했다는 송청운씨는 항상 열심히 참여하는 회원이다. “어릴 때 교회 성가대 활동 외에는 노래를 불러본 적이 없어요. 직장인들이 매주 한 번씩 모여 대표님의 지도로 화음을 맞추고 연습하는 과정이 매우 재밌네요.”
‘마카펠라’ 동호회 총무로 활동 중인 이승진 회원은 다른 합창단에서 노래를 하다가 이 모임을 알게 됐다. “평범한 주부로 살다가 취미생활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합창을 하게 됐어요. 우연히 마곡 주민들끼리 하는 아카펠라 동호회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참여하게 됐죠. 가까운 곳에 사는 이웃끼리 화음을 맞춰가며 매주 연습하는 과정이 재밌어요.”
장 대표는 “우리나라에 아카펠라가 들어온 지 1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제 많이 알려진 것 같다”라며 “‘마카펠라’가 아직은 미흡하지만 이웃과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아카펠라 음악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다.

< Mini Interview >

장문익 대표
“노래를 사랑하는 분이면 누구나 환영입니다”

“아카펠라는 피아노 반주 없이 사람의 목소리만으로 화음을 내는 중창이죠. 저희 동호회는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어요. 단, 매주 한 번씩 연습에 참여한다는 조건에서요.”

김홍 회원
“모여서 노래하니 즐거워요”

“학창시절 중창단 활동이 떠올라 가입해서 활동하고 있어요. 직장생활 하다보면 노래를 할 기회가 없는데 이렇게 모여 노래하니 즐겁네요. 일주일에 한 번 두 시간씩 연습하는 걸로는 모자라 개인별이나 파트별로 연습을 따로 하고 있어요.”

송청운 회원
“가까운 이웃과 아름다운 화음 만들어요”

“가까운 이웃끼리 친목을 다지고 아름다운 화음도 낼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해야죠. 아카펠라는 일반 합창보다 발음이 조금 독특하고 퍼커션을 목소리로 내는 것도 매력 중의 하나죠.”

이승진 회원
“3차례 공연에도 모두 참가했어요”

“열 명 남짓한 회원들끼리 매주 모여 연습하다 보면 재밌는 일도 많아요. 3차례 공연에도 모두 참석할 정도로 열심히 하니까 남편도 제 취미를 인정해 주더라고요.”

하산수 리포터 ssha7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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