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민생을 말하다 | 남인순 의원 (더불어민주당·비례)

"아이 키우듯 공들여 법안 만들어요"

2016-02-04 11:09:02 게재

아동학대사망사건 조사에 한 획 '이서현 보고서' 등 … 주요 영유아 보육법 대부분 그의 손 거쳐

2013년 10월 24일 울산시 울주군에서 8살 이서현양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계모는 아이가 반신욕 중 사망했다고 말했지만 경찰은 갈비뼈 16개가 골절 상태임을 확인했다. 학대에 의한 사망이 의심되는 순간이었다. 추위가 한창인 2013년 12월, 남 의원은 진상조사단을 이끌고 울주를 찾았고 이후 수시로 서울과 울주를 오갔다. 아이의 가족과 주변, 지인들을 면담하고 경찰, 지자체 등 지역 사회 관계자들과 사고 원인을 두고 끈질긴 조사를 벌인 끝에 150여쪽에 달하는 보고서를 만들었다.

남인순 의원이 송파구에 있는 어린이집을 방문, 일일 보육고사로 활동하고 있다.


남 의원은 보고서에 △신고체계 개선 △학대·재학대 관련 점검 기능 △22개 신고의무자들에 대한 교육 체계 제안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 보고서가 한국판 '클린비 보고서'로 불리며 아동학대사망사건에 대해 국내 최초로 체계적인 진상조사활동을 펼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제도 개선 방안까지 담아낸 '이서현 보고서'다. 클린비 보고서는 1999년 클린비라는 아동이 사망 사건에 대해 영국 정부가 나서서 2년간 조사를 벌여 동일 유형 사건의 재발 방지와 예방 대책을 체계화한 기념비적인 보고서다. 남 의원은 이 보고서를 정부에 전달하고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 위해 '아동복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남 의원은 "당시 보고서가 국무총리실에 받아들여져 아동학대예방 종합계획을 수립했으나 관련 예산이 정부 예산에 한푼도 배정되지 않으면서 제도 개선이 흐지부지 됐다"며 "지난 1월 부천 아동학대사망사건도 보고서의 제안들이 정책화됐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건이었다"며 아쉬워 했다.

◆한국판 클린비 보고서 '이서현 보고서' 작성 = 남 의원은 행정 부처나 동료 의원들로부터 '모성애' 의원으로 불린다.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 여성·아동 문제 해결을 위해 관련 입법 활동에 매진한 이유도 있지만 또 다른 이유는 법안을 발의하고 통과하기까지 마치 아이를 낳아 기르듯 세심한 노력과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그가 일하는 모습을 볼 기회가 많았다는 당 관계자는 "남 의원이 법안을 만드는 과정을 보면 법안을 낳는다는 말이 정말 실감날 정도"라고 말했다.

재정이나 개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 법안은 통과될 때까지 관심을 놓지 않는다. 문턱이 닳도록 법사위를 드나들고 소속 의원들을 설득한다. 시민운동 시절의 인연과 노하우도 총동원된다. 이런 노력 덕에 남 의원이 발의한 7건의 영유아 보육법 중 무려 6건이 국회를 통과했다.

남 의원의 대표 발의 법안과 법안 통과 실적은 영유아 관련 법에만 그치지 않는다. 19대 국회 회기동안 그가 대표발의한 법안은 모두 126건에 이른다. 발의 뿐 아니라 통과실적도 뛰어나다. 이중 49건이 본회의를 통과해 법안 통과률이 38.9%에 달한다. 일반적인 법안 통과율이 지역구 의원 26%, 비례대표 의원 25%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높은 수치다. 법안의 발의는 물론 통과율도 월등히 높은 이유에 대해 남 의원은 "법안이 국민 생활에 끼치는 영향, 통과되기까지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한 부분도 소홀히 할 수 없다"며 "수십년간 시민운동을 하면서 법안 한 개 통과 시키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법안이 통과돼서 많은 수의 국민들이 혜택을 받는 모습을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모성에 가까운 그의 열정은 당연히 후한 평가를 블러왔다. 남 의원은 지난 해 한 언론사가 선정한 19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 평가에서 여야를 합해 종합 평가 1위로 선정됐다. 최근 실시된 19대 국회 291명 의정활동 종합평가에서도 종합 3위, 여성의원 중 1위로 평가되기도 했다.

◆비례 여성의원 평가 모두 1위 = 남 의원이 많은 법안을 발의하고 그중 다수를 통과까지 시켜낸데는 평생을 바쳐온 시민운동의 뒷받침이 컸다. 그는 30여년간 사회적 약자를 위한 시민운동을 해온 시민사회운동의 리더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등을 지냈다. 시민사회운동을 통해 유아와 여성, 장애우와 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 겪는 불공평과 그에 따른 고통을 몸으로 체험했다. 뿐만 아니라 꾸준한 NGO 활동을 통해 정치권과 소통하는 법, 어떤 법안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하면 국회의 동의를 조금 더 수월하게 구할 수 있는지를 체득하게 됐다.

시민사회 운동으로 다져진 공공성과 전문성은 의정활동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그 결과 로 입법화된 법안들은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 국공립 보육 확대, 어린이집에 대한 정보공시, 무상보육을 법안에 명기한 것 등이 모두 그가 대표발의한 법안을 통해 실현됐다.

그간 사회적 약자, 소외 계층을 위한 일에 누구보다 앞장서 활동했던 남 의원은 이제 자신이 사는 곳, 자신과 가까운 이웃을 위한 일에 그동안 쌓은 역량과 에너지를 쏟을 계획을 갖고 있다. 남 의원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힘을 합쳐 사회적 약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성취해냈을 때의 기쁨, 그 힘으로 일한다"며 "앞으로는 여성, 아동 등 계층에 관한 문제 뿐 아니라 내가 사는 곳, 나와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이 겪는 문제 헤결을 위한 활동에 더욱 매진할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국회의원 '민생'을 말하다"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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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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