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 너도나도 '한방보험' 진출

2016-04-05 11:03:37 게재

현대라이프 첫발 떼자

동부·KB 등 손보사도

시장경쟁 불붙을 조짐

올들어 국내 보험사들이 양방진료는 물론 한방진료까지 보장하는 '한방보험'에 속속 뛰어들면서 경쟁이 불붙고 있다. 금융당국의 상품 규제 완화로 그간 민간보험이 취급하지 않던 한방 진료가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면서 업권을 뛰어넘는 한방보험 시장 진출 바람이 부는 모양새다.

지난 1월 10일 생명보험사인 현대라이프가 보험업계 최초로 '양·한방건강보험'을 출시한 뒤 두달여가 지나자 라이나생명은 물론, 동부화재, KB손보 , 삼성화재 등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관련 상품을 출시하거나 준비 중이다.

현대라이프가 한방보험 상품을 처음 내놓았을 당시만 해도 손보사들은 관련 상품 출시에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첩약, 물리치료 등 한의원 치료비를 보장했다가 손해율이 치솟아 감당할 수 없는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대라이프 양·한방건강보험이 출시 한달 만에 3000여건이 팔려나갈 정도로 소비자의 호응을 얻자 상황이 달라졌다.

양·한방건강보험은 암, 뇌출혈, 급성심근경색 등 3대 중대질환에 대해 양의학 병의원 치료를 받은 후 이뤄지는 한방치료를 보장대상으로 한다.

예컨대, 일반암 진단을 받고 병의원고 한의원에서 협진 치료를 받을 경우, 진단비 3000만원, 항암방사선 치료비와 항암 약물 치료비로 각 100만원씩을 보장한다. 한방치료에 대해서는 첩약은 3회까지 회당 100만원, 약침과 물리치료는 5회까지 회당 10만원씩 보장한다.

양방 치료 이후 진행되는 한방치료를 보장 대상으로 삼고, 보험금을 정액형으로 설정해 한도를 씌움으로써 손해율 우려를 크게 줄인 셈이다.

이달 28일까지 생명보험협회로부터 배타적 사용권을 확보한 현대라이프 양·한방건강보험은 다른 생보사와 손보사들에겐 일종의 모티브 역할을 했다.

동부화재가 지난달 29일 '한방애(愛)건강보험'을 내놓았고, 이달 4일엔 KB손해보험이 'KB든든양한방건강보험'을 출시했다.

두 회사의 한방보험 상품은 현대라이프 양·한방건강보험과 상품구조와 원리가 같다. 현대라이프가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시점이 생·손보 공동적용 시점 이전이라 손보사들은 아무 제한없이 동일한 상품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KB든든양한방건강보험은 양방 진단이나 수술 후 비급여 한방치료에 해당하는 첩약, 약침, 특정한방물리요법치료를 보장한다. 첩약은 3회, 약침은 5회, 특정한방물리요법치료는 5회까지 정액으로 한도가 설정돼 있다.

동부화재 한방애(愛)건강보험도 마찬가지다. 첩약 3회, 약침 5회, 한방물리치료 5회 보장의 정액형이다.

생명보험사인 라이나생명의 경우, 이달 1일부터 'THE든든한 한방보험'을 내놓고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을 통해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현대라이프의 배타적 사용권 침해를 피하기 위해 주계약으로는 주요 한방질환과 3대 질환에 대한 추나·약침 치료만을 보장하고, 첩약은 특약을 신설하는 방식을 택했다. 라이나생명은 또 기존 건강보험 상품인 '라이나플러스'에 특약 형태로 신설한 '무배당라이나플러스한방보장특약'을 별도로 판매하고 있다.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도 특약 형태의 한방보험 상품을 준비 중이다. 기존 건강보험인 'NEW 새시대 건강파트너'나 자녀보험인 'NEW엄마맘에쏙드는' 중 하나에 부가하는 한방특약 상품을 이르면 5월 중순에 내놓을 계획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한방특약 상품도 정액형에 보장한도를 정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향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주계약 한방보험 상품으로 가더라도 늦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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