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고교 탐방 - 경안고등학교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학생부전형시대 준비한다

2016-05-06 13:09:09 게재

대학 수시입학생 정시 입학생의 1.5배

착실한 학생부 관리 특목고 안 부러워

안산지역 평준화 시행 4년째. 올해는 평준화 1세대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진학과 취업의 길로 들어선 의미 있는 해였다. 성적에 맞는 고등학교를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했던 비평준화 시대에 비해 요즘은 고등학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더구나 대입전형이 수시위주로 재편되면서 ‘내 아이와 가장 잘 맞는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고교 진학을 준비하는 중학생과 학부모들을 위해 우리지역 고등학교 탐방을 진행한다. 학교와 교사, 재학생, 졸업생이 전하는 생생한 증언이 고등학교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1995년 달재학원이 설립한 경안고등학교는 안산을 대표하는 명문 고등학교 중 하나다. 기숙사가 있어 안산 뿐 아니라 인근지역 수재들까지 경안고 진학을 목표로 삼을 정도로 학력수준이 높기로 유명한 사립학교였다. 평준화 시대 경안고등학교가 그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안산지역 학부모와 학생들의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어질게 생각하고 바르게 행동하며 멋있게 살아가자’라는 교훈아래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경안고등학교를 찾았다.

과학탐구 사회탐구 한 단계 깊어지는 교과운영
평준화로 바뀌었지만 비평준화 시대 쌓아놓은 경안 고등학교의 명성은 쉽게 허물어지지 않고 있다. 중학생들에게 ‘경안고등학교는 공부 잘 하는 학교’라는 이미지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 경안고 박두천 교장은 “경안고등학교를 1지망에 적은 아이들은 적어도 고등학교 가서 공부를 열심히 해봐야지 하는 각오가 서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신입생 평균 내신 성적도 그렇고, 모의고사 평균 성적도 주변학교들 보다 높은 편이다. 비평준화시대에는 성적 높은 아이들만 올 수 있었지만 지금은 공부를 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아이들이 많아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내실있는 운영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경안의 대표적인 교육프로그램은 ‘미래과학자 프로그램’과 ‘사회과학자 프로그램’이다. 자연계열 진로와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자연과학에 대한 탐구능력과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미래과학자 프로그램’은 수년째 운영 중인 인기 프로그램이다.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등 수업시간에 하지 못했던 실험탐구활동을 방과 후 교육활동으로 진행한다. 1학년은 기초과정과 심화과정, 2학년은 전공과정과 멘토과정을 수강할 수 있다. 정오남 교사는 “2학년 대상 전공과정에서는 대학교 1~2학년 수준의 실험활동이 이뤄지기 때문에 전공과 진로탐색에 도움이 많이 되고 각 과정을 마친 후 학생생활기록부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프로그램 이수내용이 기록돼 학생부 종합 전형 자료로 활용된다.”고 말한다.
인문계열 학생들의 위한 ‘사회과학자 프로그램’은 올해 신설된 프로그램이다. 사회, 역사, 경제, 철학 분야의 외부강사를 초청해 방과 후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내 삶을 기획하는 ‘LSP 멘토링’
경안고등학교가 자랑하는 또 하나의 프로그램은 ‘LSP 토요학교’다. ‘Life Scale Planning’의 약자인 이 프로그램은 자신이 진짜 이루고자 하는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자기주도학습과 진로 탐색 과정을 융합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일생의 기획과 일상의 계획’을 세우는 것부터 시작한다. 지금 당장  목표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고 고민하는 것이 LSP 프로그램의 핵심인 것이다. LSP 멘토링을 경험한 4명의 대학생 멘토가 25명의 2학년 멘토를 이끌고 25명의 2학년 멘토는 또다시 1학년 100명을 멘티로 받아들여 돕는 구조다. 곽충훈 교사는 “단순히 혼자 공부 계획을 짜고 실행하는 수준을 넘어 선배가 후배들에게 주는 따뜻한 관심과 사랑 속에서 모든 것들이 이뤄지기 때문에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키우는데 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끼와 꿈 펼치는 동아리 활동 ‘나를 찾는다’
이 밖에도 자신의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는 다양한 동아리가 활동 중이다. 모의주식투자와 법원 견학 등 체험 중심의 활동으로 교과수업의 한계를 보완하는 ‘사회탐구반’. 대한민국 발명전시회를 비롯해 전국 발명대회에서 여러 차례 상을 수상한 생물반(클린바이오)도 눈여겨 볼만 하다. 시사 관련 뉴스를 분석하며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는 ‘시사과학반’은 과학토론회와 과학신문 발행을 주도한다. 지역사회 가정형편이 어려운 중학생들과 멘토 멘티관계를 맞고 학습을 도와주는 ‘배움나누미’와 노인 요양원을 찾아가 꾸준히 발 맛사지를 해 주는 ‘행복나누미’도 경안고등학교의 대표 봉사단이다. 또한 친구들과 함께 공동의 관심사를 해결해 보는 다양한 자율동아리도 활동 중이다.



평준화 1세대였던 올해 졸업생 570여명 중 440명이 대학에 진학했다. 전형별 입학 상황을 살펴보면 265명이 수시전형으로 175명이 정시전형으로 합격했다. 장희걸 교사는 “상위권 대학일수록 학생부 전형과 논술전형으로 합격한 학생들이 많다. 학교 생활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찾고 열심히 활동한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대학 진학에 성공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특히 경안고등학교의 기숙사 달재원은 학생들이 학교 프로그램에 성실하게 참여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졸업생 곽지현 양은 “달재원 생활을 하면서 학원보다는 학교 프로그램에 집중했다. 덕분에 학교 생활을 바탕으로 만든 포트폴리오가 풍성해 질 수 있었고 덕분에 대학진학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평준화 시대 새롭게 변화한 환경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경안고. 교사 학부모 학생들의 도전이 기대된다.
 

 

경안고 학생 현황

 

 

 

1학년

2학년

3학년

총계

공통

인문계열

자연계열

인문계열

자연계열

학급수

15

8

8

8

8

 

현원

279

111

178

100

176

844

249

160

116

202

96

823

528

271

294

302

272

1,667

 

 

 

배움나누미 활동 내 성장에 더 큰 도움


박현빈(포스텍 화학공학)
 

입학을 위해 어떻게 준비했나요?
내신관리 꾸준히 하면서 친구들과 자율동아리 만들어서 탐구반 활동했습니다. 교내대회 착실히 참가하면서 학생부전형을 준비했어요.
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일학년 때 진로탐색의 날 진행했는데 당시 생물학과 교수님을 인터뷰했어요. 교수님 말씀이 기억에 남았어요. 고2까지는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싶었는데 공부하다 보니 화학을 선택하는 것이 진로나 대학원 진학에 폭이 넓은 것 같아 최종적으로 화학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학교 프로그램 중 가장 도움이 된 프로그램은?
기숙사 생활이 큰 도움이 됐어요. 친구들과 자율동아리도 만들고 친구들끼리 경쟁보다는 서로돕는 분위기가 좋았어요. 특히 배움나누미 활동을 통해 오히려 내가 더 많이 배웠어요. 어떻게하면 쉽게 가르칠 수 있을까?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남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법을 알게 됐어요.
나만의 공부비법과 후배에게 하고 싶은 말
주말에는 쉬고 회복해야 주중에 열심히 공부할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학교 수업에 더 집중 할 수 있었던거 같아요. 우리학교가 내신따기가 쉽지 않지만 1,2학년 때 학생부 전형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노력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리고 고등학생이 공부가 전부는 아니니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기회를 만들어 보세요.




곽지현(경희대 국제학부)

성실한 학교생활 포트폴리오에 담았어요 
경안를 선택했던 이유는?
친구들 사이에 안산에 일반계 고등학교 중에서는 젤 공부 잘하는 학교로 알려져 있었죠. 공부 분위기, 학교 캠퍼스도 맘에들었어요. 교복과 여학생들이 신는 예쁜 구두도 선택하는데 한 몫을 했죠(웃음).
수시로 입학했는데 가장 중점을 두고 준비한 건?
수시전형 중에서도 실기 우수자 전형으로 합격했어요. 무엇보다 학교 생활을 충실히 했고 그 내용이 담긴 포트폴리오가 잘 만들어진 것 같아요. 발명대회, 영어말하기 대회 등 교내 대회에 적극 참여하고 친구들과 자율동아리를 만들어 빈곤국가의 질병에 대해 연구했어요, 영어 면접을 준비할 때는 달재원 기숙사 선생님들과 모의 면접을 보고 동영상 녹화까지 해 가며 준비했기 때문에 오히려 실제 면접은 어렵지 않게 느껴졌어요.
나만의 공부비법과 후배에게 하고 싶은 말
전 학원을 안 다니고 혼자 공부했어요. 대학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성실성인데 처음엔 성적이 좋지 않아도 스스로 그 성적을 유지하고 상승시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느냐를 보는 것 같아요. 혼자 스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을 많이 갖고 불안해하거나 부담 갖지 말라고 후배들에게 말하고 싶어요. 시간이 지나면 힘든 시간은 자신이 성장하는 시간으로 되돌아 오니 자신을 믿고 공부하길 바랍니다.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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