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 검진만 잘 해도 유방암 걱정 줄일 수 있다

2016-06-02 00:58:07 게재

초기에 발견하면 완치율 높아 … 절개 없이 진단 및 치료도 가능

이정희(49 가명)씨는 6년 전 유방암이 발병해 마음고생을 했다. 우연히 가슴에 멍울이 잡힌 것을 발견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문 병원을 찾아 검진을 했는데 유방암 0기가 발견된 것. 다행히 초기에 발견되었고 다발성 병변이 아니라 몇 번의 항암처치로 어려움 없이 치료할 수 있었고, 이제는 재발 위험기간으로 보는 5년도 넘겨 안심할 수 있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멍울을 발견하지 못했고, 발견했다 하더라도 지나쳤더라면 암이 더 진행되었겠지요. 직접 겪고 보니 유방암은 자가 검진으로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치료를 끝냈지만 10년까지는 조심해야 한다고 해서 늘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이씨는 재발 방지를 위해 식습관에 많은 신경을 쓰는 동시에 주변 사람들에게 일상생활 속에서 유방암 자가 검진을 할 것을 늘 권한다.


외과적 절개 없이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벡스코어(bexcore)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유방암 발병률 … 재발율도 높아

유방암은 우리나라 여성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 중 갑상샘암에 이어 2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발생순위가 갑상샘암보다 낮을 뿐 발병률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주의를 요한다.
한국유방암학회에서 전국 유방암 환자 데이터를 수집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96년부터 2008년까지 유방암 환자의 절대 발병건수는 1996년 약 4000명에서 2008년에는 약 1만2000명으로 약 3배 정도 증가하고 있다. 동시에 발병 연령도 20~30대로 낮아지고 있다.
아직 유방암의 원인으로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발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알려진 정도다. 유방 세포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자극에 의해 증식 분화하기 때문에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수록 발병률도 증가한다고 볼 수 있어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다면 유방암 발병에 주의해야 한다. 장기간 피임약 복용이나 폐경 이후 장기간 호르몬 대체요법도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유전적인 요인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광제산부인과 김석중 원장은 “BRCA1, BRCA2 유전자의 변이가 유방암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직계가족 및 형제자매들에서 유방암 환자가 2명 이상 있는 경우 자가 검진과 함께 정기적인 검진을 받으며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며 “또한 서구화 생활과 식습관이 보편화 될수록 유방암 발병률은 높아지기 때문에 여성들은 늘 유방암 예방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가 검진 통한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 

어느 암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유방암은 특히 예방과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암등록본부의 2008년 통계에 따르면 발병 후 생존율은 1기 98.4% 2기 91.6%로 높은 편. 하지만 이후 3기 69.7% 4기 30.2%로 급격한 감소를 보인다. 때문에 매달 자가 검진을 하고 적어도 30세부터는 1년 단위로 정기적인 유방암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유방암이 발병하면 정확하고 신속한 진단이 필요하다. 약물이나 방사선 치료로 가능한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지 판단해 곧바로 조치에 들어가야 한다. 이때 여성들의 고민이 생긴다. 외양의 변화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흉터가 생기거나 절제술이 있을 경우 심리적인 위축이 오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마음의 부담을 덜어도 된다. 최근에는 유방보존술은 물론, 외과적 절개 없이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기기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 김석중 원장은 “예전에는 유방암으로 진단되면 무조건 유방전절제술을 했는데 최근에는 유방전절제술과 항암치료를 병행하는 것과 유방보존술과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동일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져 유방보존술을 많이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때 어떤 처치가 들어가야 하는지는 암의 진행 정도보다 상태에 따른다. 김 원장은 “질병의 특징 상 다발성 병변이 있는 경우, 특히 절제로 완치가 가능한 경우에는 초기인 0기에도 절제술을 진행하기 때문으로 환자마다 상황이 달라 그에 맞는 가장 적절한 조치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절개 없이 진단 및 치료 가능해 마음 부담 줄일 수 있어 

외과적 절제술 없이 치료 및 종양을 제거할 수 있는 첨단기기도 활용되고 있다.
벡스코어(bexcore)는 유방의 종양을 커다란 절개 상처 없이 조직 검사하거나 제거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초음파를 보면서 외과적 절개 없이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하다. 또한 종양의 크기에 상관없이 절제술이 가능하고, 종양의 위치가 유두나 피부에 가깝더라도 안전하게 종양의 제거가 가능한 획기적 장비다.
시술에 있어서도 부분 또는 전신 마취를 해야 하는 외과적 절제술에 비해 벡스코어는 부분 마취를 통해서 가능하고, 봉합이 불필요해 흉터도 거의 없다. 시술 시간도 30분~2시간인 외과적 절제술에 비해 10~30분이면 가능해 대부분 당일 퇴원할 수 있다.


■ 유방암 자가검진 요령

1. 상의를 벗고 거울 앞에 서서 양팔을 편하게 내려놓은 후 양쪽 유방의 전체적인 모양, 피부상태를 관찰한다.
2. 검사하려는 쪽의 어깨 밑에 베개나 수건을 접어 받치고 누워 한쪽 팔을 올린 상태에서 쇄골 위아래와 겨드랑이에 몽우리가 만져지는지 확인한다.
3. 같은 자세에서 쇄골 아래에서부터 시작해 세 손가락(2, 3, 4번 손가락) 끝마디 면으로 유방을 지그시 눌러가며 3회 정도 둥글리면서 검진한다. 이후 유방 전체를 샅샅이 만져본다.
4. 자가 검진은 폐경 전 여성의 경우 생리가 끝나고 4~5일 후, 폐경 후 여성은 매달 일정한 날 실시한다.

천안아산내일신문 취재팀 mynaei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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