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 메카 강동구’ 목표로 스타트 업_ 가죽공예교육, 창업까지 원스톱 지원

2016-07-31 18:06:59 게재
강동구 암사, 천호 일대는 소규모 가죽 임가공 업체들이 오밀조밀 몰려있다. 이 같은 가죽공예를 지역의 대표 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강동구가 발 벗고 나섰다. 최근에는 ‘가죽산업활성화 예비특구’로도 지정돼 사업 추진에 가속도 붙고 있다. 가죽공예 무료 교육부터 창업지원까지 다양하게 진행되는 현황을 살펴봤다.


강동구 성내동에 자리 잡은 가죽공방 ‘코이로’. 지갑, 명함 지갑, 필통, 가방 같은 핸드메이드 가죽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수작업으로 가죽 공예품 만드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쇼룸도 겸하고 있다.
이곳이 관심을 끌고 있는 건 강동구가 청년들에게 창업 공간을 지원해 주기 위한 엔젤공방 1호점이기 때문. 가죽공예 창업 교육을 받은 젊은이들이 디자인, 제작, 유통, 홍보, 마케팅 전 과정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요긴한 공간이다.



가죽공방 ‘코이로’ 강동구 지원으로 문 열어
“100% 수작업으로 완성하기 때문에 지갑 하나가 20~25만원, 가방이 70~80만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시장조사를 해보니 핸드메이드 가죽제품 수요층이 있고 전 세계적으로 저변이 넓어지고 있더군요. 매장을 베이스캠프 삼아 소비자를 직접 만나 제품 반응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좋습니다”라고 남청대씨가 말한다.
코이로가 위치한 성내도서관 일대는 퇴폐유흥업소 36곳이 몰려있는 ‘변종카페거리’로 불리는 곳이다. 지역 환경 개선, 상권 활성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강동구는 이 일대를 청년창업가들을 위한 공방거리로 만들 계획을 세우고 지난해부터 건물주 찾아다니며 설득한 끝에 엔젤공방 1호점이 탄생했다. 상가 보증금, 권리금, 리모델링 비용과 월 임대료 50%를 1년간 강동구가 지원한다.


                                          

강동구, 가죽산업활성화 예비특구로 지정
강동구에는 현재 가죽 제품 생산업체가 202곳, 약 1500명이 일한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개최를 기점으로 이태원 일대 가죽 임가공업체들이 수제화는 성수동으로 가방, 액세서리는 천호, 암사동 일대로 옮기면서 강동구에 가죽 산업의 토대가 마련됐다.
“지난해 암사, 천호동 일대 가죽산업 실태조사 결과 가죽 임가공, OEM 제품 생산 등 영세업체가 대다수지만 해외 명품브랜드 임가공을 담당할 만큼 기술력이 뛰어난 업체도 있더군요. 바느질, 패턴작업 등 업체들마다 지닌 장점을 살려 공동브랜드를 만들고 부가가치가 높은 완제품을 생산한다면 지역 특화 산업으로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라고 배근진 강동구 사회적경제과장이 설명한다.
7월부터 올 연말까지 강동구는 가죽산업활성화 예비특구로 지정돼 2000만원 예산 지원을 받았다. “연말까지 가죽산업 활성화 기본 계획을 수립할 예정입니다. 우선 강동구 전역의 가죽 관련 업체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건의 사항을 수집할 계획입니다”라고 배 과장이 덧붙인다.

가죽패션 창업교육 진행
강동구는 내년에 가죽산업활성화 특구 지정을 목표로 뛰고 있다. 현재는 가죽패션 창업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지원을 받아 지역주민 대상으로 5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교육은 15명 모집에 82명이 지원할 만큼 관심이 높았다. 가죽공예 마을기업인 홍스공방, 서울동부여성발전센터와 협업 체계를 갖추고 가죽공예 이론, 실기, 제품 제작, 현장 견학의 커리큘럼으로 오는 9월9일까지 진행한다.
하반기 교육으로는 가죽패션협동조합 창업과정을 개설해 교육생 12명 선발을 완료했고 8월부터 시작해 연말까지 선보인다. 홍스공방에서 가죽공예 기초 이론과 제품 디자인, 제조, 마케팅 등 실무 중심으로 교육하며 협동조합 창업 멘토링까지 밀도 있게 진행될 예정이다.
“가죽공예는 수강료가 고가인데다 재료비도 비쌉니다. 이런 교육을 구청에서 전액 무료로 진행하기 때문에 예비 창업자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1인당 교육비로 330만의 예산이 들어가지요. 서류전형, 면접을 거쳐 창업 의지가 높은 사람들을 선발합니다. 가죽 공예 실무 교육과 뜻 맞는 교육생들끼리 협동조합 창업, 홍보 마케팅 멘토링 등의 원스톱서비스를 병행합니다”라고 모수진 강동구 사회적경제과 주무관이 설명한다.
강동구는 암사동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한 가죽공예 특화사업도 모색중이다. 올해 교육생 선발은 끝났고 내년에도 가죽패션창업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홍찬욱 홍스공방 대표

천호동에 가죽공예 공방을 2009년 열어 취미, 전문 교육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2014년에는 마을기업 코이로를 설립했다. 생산한 각종 가죽제품을 국내 판매 뿐 아니라 일본, 중국 등지에도 수출하고 있다.
가죽공예 교육과 제품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강동구에서 진행하는 가죽패션 창업교육 실무 교육을 홍스공방에서 담당하고 있다.
“강동구 특화산업으로서 가죽공예 시장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디자인, 제작, 유통 등 다방면의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교육생들이 주축이 된 ‘서울가죽소년단협동조합’을 7월에 설립했습니다. 창업 리스크를 줄이고 초기 단계부터 탄탄하게 다져가기 위해서지요. 가죽패션 창업 교육생들이 계속 배출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유형의 창업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합니다.”라고 홍찬욱 대표는 말한다.
엔젤공방 1호점인 코이로 운영을 총괄하는 홍 대표는 앞으로 제품 판매 뿐 아니라 온라인 쇼핑몰 오픈과 주민 대상 가죽공예 원데이클래스를 선보이는 등 지역 커뮤니티 프로그램도 준비중이다.

<미니 인터뷰2>
?서울가죽소년단협동조합 청년창업자



좌측부터 남청대, 전형진, 이계선

코이로에서 제품 제작 시연, 판매를 담당하는 청년창업자들은 강동구 가죽패션창업교육에서 만난 동기생들이다.
직업군인 출신으로 제약회사 근무 경험이 있는 남청대씨는 강동구 가죽산업 실태조사에 참여했다 가죽공예 시장 가능성을 엿보고 뛰어들었다. “가죽은 단가가 높은데다 주문제작 수요가 있기 때문에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협동조합을 통해 실무 경험을 탄탄히 쌓은 뒤 장기적으로는 개인브랜드 론칭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또 다른 조합원 이계선씨는 디자인을 전공하고 웹디자이너로 일하다 가죽공예에 관심을 갖고 창업하게 됐다. “매장에서 고객들을 응대하며 제품 반응 살피면서 가죽제품 고난도 기술을 계속 배워나가는 중입니다”라고 이씨는 말한다.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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