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참사 정부 대신 사과"

2016-08-24 11:03:20 게재

공무원 노조, 대국민 사과

"100만 공무원들은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해 유가족 및 국민 여러분들께 눈물로 사죄드립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국정조사 기관보고에서 정부 부처 수장들이 공식사과를 거부한 가운데 공무원노조가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해 정부대신 사죄와 용서를 구했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 중앙행정기관공무원노동조합 등 3개 공무원 노조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0만 공무원을 대신해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한 대국민 사과의 뜻을 밝혔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 대국민 사과한 공투본 | 류영록 공공성강화 공동투쟁본부 위원장(오른쪽)이 2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찬호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대표(왼쪽 두번째)에게 대국민 사과문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위 3개 공무원 노조로 구성된 공공성강화공동투쟁본부(공투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실한 제도와 시스템으로 참사의 원인을 제공한 대한민국 정부는 그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며 "피해자와 국민 여러분께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공무원들이 대신 섰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와 정부의 존재이유는 바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라면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이상 당연히 사과하고 책임을 져야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지난 18일 정부가 발표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3차 판정결과 165명 중 35명만 지원대상 1∼2등급을 받은 사실은 너무 어처구니없다"며 "피해자에 대한 제대로 된 배상과 보상을 실시해야 하고 허술한 조치로 피해자들을 두 번 울게 해서는 결코 안 된다"고 밝혔다.

공투본은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규명도 강조했다. 현재 국정조사와 검찰조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그동안 관련기관들에 면죄부를 줬음에 바빴음을 반성하고 이제부터라도 철저한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력하게 촉구했다.

공투본은 기자회견 직후 유족 대표 등에게 사과문을 전달했다. 이에 강찬호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대표는 "공무원 노조의 사과가 감사하지만 한편으로는 참담하다"며 "오는 28일 여는 5주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추모대회를 떳떳하고 당당하게 진행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국민의 당 송기석 의원이 함께 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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