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집 앞 카페인데, 여기서 기다릴게.”

2016-10-12 00:33:44 게재

[PLACE - 우리 동네 소중한 카페 ‘플로리안’]

 

청춘남녀에겐 설렘의 스토리가, 편한 친구사이에는 푸근한 대화가 깃들어 있는 동네 카페 하나씩은 있는지? 프랜차이즈 카페의 지독한 범람 속에서 나만의 아지트인 동네 카페는 완전 소중하다. 보정동 동아솔레시티 아파트 중앙상가 2층에 있는 카페 ‘플로리안’은 1,700 세대가 넘는 아파트 단지 품에 들어온 사랑스런 공간이다. 로맨틱한 느낌의 외부 계단으로 올라가 2층 카페로 들어가면 아담한 공간이 나오는데, 바 카운터 맞은편에 위치한 자리가 모두 창가여서 시야가 시원하다.

 

2층 창가로 내비치는 수목 조경이 풍성해 눈과 마음이 편안해진다. 40대 자매가 운영하는 카페 ‘플로리안’은 커피와 차를 사랑하고 클래식한 주방소품 수집에 관심 있는 주인장의 고급스러운 취향이 고스란히 배어있다.

“저랑 언니가 커피, 카페 마니아라서 그 공감대를 나누고 싶어 마련한 공간이에요. 프랜차이즈 카페의 커피보다 훨씬 맛이 좋다고 말씀해주시는 손님들이 정말 반갑고 고맙죠.” 플로리안 김병선 사장의 말이다.

 

환절기에 커피 말고 차를 찾는 이들에게 ‘플로리안’은 고마운 메뉴를 갖추어 놓았다. 목련꽃을 살균해 말린 ‘신이차’는 비염에 좋은데, 국화차처럼 향이 풍부하면서 페퍼민트 차처럼 청량감까지 있어 마음까지 치유되는 느낌이다. 비타민이 풍부하고 수족냉증과 콜레스테롤 감소에 효능이 있는 ‘구절초차’는 여성에게 좋은 차다.

녹차를 발효시킨 ‘황차’는 항암효과가 있는 귀한 차다. 이 희귀한 건강 차들은 전남 장흥의 차 장인으로부터 구한 국산 수제차이다. 자매가 정성껏 청을 담가 만든 자몽차, 대추차, 레몬차도 인기인데 가격도 착하다. 지난여름에는 직접 국산 팥을 삶아 ‘팥 스무디’를 내놨는데, 우유빙수의 비위생적인 면이 꺼림칙해 고안해낸 메뉴라고 한다. 이윤을 내기보다는 본인들이 즐겨온 커피와 건강한 차 문화를 나누고 싶은 진심이 느껴졌다.

오은정 리포터 ohej06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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