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바라지골목' 롯데캐슬 분양 연기

2016-10-12 11:18:15 게재

서울시와 복원 협의 난항

정비계획 변경 불가피

롯데건설과 재개발조합이 서울 종로구 무악동 '옥바라지 골목' 복원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롯데건설은 당초 계획한 10월말 분양을 무기한 연기했다. 복원 계획에 따라 정비계획 변경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서울 종로구 무악동 46번지 일대│옥바라지 골목 전체가 철거됐다. 롯데건설은 이곳에 195가구의 롯데캐슬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사진 김성배


12일 서울시와 롯데건설 등에 따르면 무악2구역 재개발사업의 핵심 쟁점인 한옥 복원과 골목 보존 문제 협의가 장기화하면서 분양 일정이 연기됐다. 서울시가 제안했던 보존대책에 대해 조합이 동의하지 않자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다.

서울 종로구 무악동 46번지 일대 옥바라지 골목은 과거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된 독립운동가, 민주화운동가들의 가족들이 옥바라지를 하며 묵었던 곳으로 당시 골목과 40여개의 여관이 1930년대부터 형성됐다. 롯데건설은 이 곳에 195가구의 '롯데캐슬' 아파트를 건설키로 재개발조합과 계약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합이 복원대책에 대해 동의하지 않아 협의를 마무리하지 못했다"며 "분양을 먼저 할 경우 복원계획에 따라 이후 설계가 변경될 수 있어 분양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롯데건설은 일부 주민과 옥바라지 골목 보존대책위의 반발에도 지난 8월 철거작업을 마쳤다. 앞서 강제철거 현장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나와 철거를 막아섰고, 서울시와 조합이 복원 대책 논의에 들어간 와중에 철거가 마무리된 것이다. 롯데건설은 곧장 분양계획을 세웠다. 조합원 몫 85가구는 배정이 끝났고, 일반분양 110가구 분양을 남겨뒀다. 일반분양에 대한 관심이 높은 곳으로 분양가는 공급면적 83㎡(25평형)의 경우 3.3㎡당 2000만원대로 예상된다. 상가 1875㎡도 함께 분양할 계획이다.

하지만 복원 협의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분양을 할 경우 이후 정비계획 변경으로 계약자들의 반발이 우려되면서 일반분양은 무기한 연기됐다. 사업지 주변 한 공인중개사는 "10월말 분양으로 안내를 했지만, 몇달 연기될 것"이라며 "11월 분양이 가능한지 알아보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롯데건설 측은 "서울시와 조합이 복원 협의중이어서 분양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서울시와 협의가 끝나고 이를 인허가에 반영한 후에 분양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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