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치료, 어떻게 하는 건가요?

미술활동으로 알아보는 내 자녀의 문제 행동

2016-10-17 11:17:23 게재

그리고 만들고 이야기하며 심적 스트레스 완화 효과도

마음의 병을 다스리기 위해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에 대한 인식이 예전보다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이 정신과 진료기록을 남기는 것에 대해 석연치 않아 한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 이들이 문을 두드리는 곳은 곳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심리상담 센터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심리상담 센터에서는 상담치료, 놀이치료, 미술치료, 언어치료 등을 받을 수 있는데 치료자의 성향과 특성에 따라 치료방법이 선택되고 때로는 복합적인 방법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그중에서도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아동의 심리치료나 말로써 자신의 어려움을 표현하는 것을 꺼리는 성인 또는 가족과 집단 심리치료에 유용한 미술치료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도움말 한은희 (코스모스 심리상담 센터 원장), 윤혜인 (한양아이소리 심리상담 센터 미술치료사)


미술치료사는 그림으로 진단하지 않는다
미술치료라 하면 아이가 그린 그림을 놓고 이를 분석하고 그 그림을 바탕으로 아이의 심리상태를 진단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아직도 그러한 형태의 미술치료를 행하는 곳이 남아있기도 하다. 그러나 현재 대학원에서 미술치료를 전공하고 미술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미술치료사들은 이구동성으로 “그림만으로 아이를 진단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물론 심리상담 센터에 내원하면 처음에 실시하는 HTP 검사 등에 그림을 이용한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집, 나무, 사람을 그려보게 하거나 물고기를 가족화 하게 하고 스트레스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빗속의 사람을 그려보게 하기도 하며 성취욕과 애정욕구를 알아보기 위해 사과 따는 사람을 그려보라고도 한다. 이러한 검사들은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무의식을 투사한 검사이다.
이러한 검사와 함께 MBTI(성격유형검사)나 MMPI(다면적 인성검사), CBCL(아동 행동 평가척도), KPRC(한국 아동 인성 평성척도), 우울도 검사, 불안 검사, 문장완성검사 등 치료자의 히스토리와 상태, 연령에 맞는 다양한 검사를 실시한다. 그리고 그 검사의 결과는 미술치료의 목표를 결정하고 기간별 치료 계획의 설립을 위해 참고용으로 활용된다.

미술치료는 결과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코스모스 심리상담 센터의 한은희 원장은 “미술치료란 미술활동을 통해서 심신의 어려움이나 힘든 부분을 표현하고 그것을 완화시켜 내담자의 안정을 도와주는 치료법”이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결과물보다는 미술활동의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미술활동을 통해 스트레스의 이완과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기도 하며 작업 과정 중에 나타나는 내담자의 문제 행동이나 어떤 상황에 대한 반응을 치료사가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어떤 재료에 집중하는지, 작업을 완성하는 과정의 집중도와 문제해결력은 어떠한지, 단체 작업을 할 경우 또래와의 교류는 문제가 없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미술 작업을 하는지 등이 모두 관찰 대상이 된다.
아동의 경우 보통 40여분의 미술활동 과정을 진행하고 보호자와 10~15분 정도 상담이 이어진다.

  

부모와의 상담과 가정에서의 개선 노력이 관건
“아동의 경우는 부모와의 상담시간이 미술활동 시간보다 더 중요합니다. 대부분 아동의 문제행동과 스트레스 등은 부모의 육아태도와 방식에 기인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관찰된 문제행동과 그 원인, 그에 따른 반응과 대처 방안 등에 대해서 부모와의 상담을 통해 해결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데 부모의 협조와 개선을 위한 가정에서의 노력이 미술치료 성공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은희 원장의 설명이다.
한양아이소리 심리상담 센터의 윤혜인 미술치료사도 “미술치료는 상담치료의 한 과정”이라며 “힘들고 긴 상담의 여정을 부모가 함께 견뎌 나가려는 각오와 의지가 없으면 치료 성공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말했다.
또 “미술활동 중 나타난 아이의 문제 행동에 대해 부모에게 말하고 이를 교정하기 위해 이런 방법을 썼더니 이렇게 반응했다고 상황에 대한 객관적 표현을 한 뒤 향후 같은 문제 행동에 대한 대처 방안을 같이 모색해야 하는데 보호자가 자신의 육아 방식에 대한 질책으로 받아들여 중간에 그만두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 사례를 들며 부모의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나의 생각이 시각화되는 것이 미술치료의 과정
미술치료는 아동뿐만 아니라 성인, 노인에게도 유용하다. 방어기제가 많이 작용해 자신을 표현하기 꺼리거나 말로써 심적 어려움을 표현하기 힘든 어른에게도 미술은 효과적인 매개체가 된다.
윤혜인 미술치료사는 “자신의 생각을 시각화하는 것이 미술치료의 활동과정”이라며 “자신도 몰랐던 자신의 부분이 드러나기도 하며 그로 인해 자신에 대해서 깊게 성찰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표현력이 부족하거나 논리적으로 말하는 기술이 부족해 평소 대화를 회피하던 치료자들도 미술이란 매개체를 활용하면 풍부한 표현력을 발휘하기도 하며 자신의 미술작품에 대한 설명과정 중 자신의 내면에 대한 이야기도 문뜩 비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부모와 자녀가 함께 상담을 진행해야 하는 가족 상담에 있어서도 미술은 부모와 자녀 간에 힘의 균형을 맞춰 자녀의 발언권을 보장케 하는 주효한 도구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ADHD, 우울증 등은 약물치료의 병행이 필요
그러나 미술치료만으로 모든 심리적 어려움이 해소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치료와 상담의 과정 중에 혹은 첫 방문 상담에서 내담자로부터 중증 ADHD나 우울증 등의 증상이 관찰되면 미술치료사들은 정신과 진단을 받아 약물치료를 병행할 것을 권한다고 한다. 내담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그 방향을 함께 모색해 가는 과정이 미술치료를 비롯한 심리상담 센터의 역할이지만 약물치료의 병행 없이는 그 효과가 한계를 가지기 때문이다.
한 원장은 “아이의 우울 성향은 공격성이나 산만함으로 발현되는 경우가 많다”며 “산만하다고 해서 모두 ADHD인 것은 아니므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 치료사도 “식욕부진이나 폭식, 수면장애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성인 우울증의 경우에도 생활패턴을 정상화하기 위한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심리치료가 훨씬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 우리 지역 미술치료를 받을 있는 곳

코스모스 심리상담 센터 성남시 중원구 양현로 405번길 5(신야탑 푸르지오시티 302) 070-7789-7575
()한양아이소리 심리상담센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18-2(수내프라자 5) 031-717-2111
톡톡톡연세 언어치료지원센터 성남시 분당구 돌마로 68(분당프라자 703-1) 031-719-8575
향기나무미술치료연구회 성남시 분당구 정자일로 100 031-782-0017
든솔발달심리상담센터 용인시 기흥구 죽전로 50(센타프라자 303) 031-272-3356

 

전영주 리포터 jenny422y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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