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소방 헬기교체 '수상한 입찰'

2016-11-24 11:21:59 게재

한국산 수리온 원천봉쇄

외국업체 밀어주기 의혹

서울소방(서울특별시 119특수구조단)의 소방헬기 입찰을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조5000억원 가까운 국민혈세를 투입해 개발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국산헬기 수리온의 참여는 원천 봉쇄됐다. 대신 수리온보다 80억원 이상 비싼 이탈리아 업체 아구스타 웨스트랜드사(AW)의 AW189는 각종 서류미비 등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로부터 친절하게 편의를 제공받아가며 참여해 특혜논란까지 일고 있다. 가격과 절차 모두에 의문이 제기되지만 서울소방은 AW사와 수의계약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 국내 항공산업계는 '서울시가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되레 발목을 잡고 있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서울소방이 제시한 입찰조건에는 △국토부 표준증명 획득 △카테고리 A급(한쪽 엔진 이착륙 기능) △항속거리 800km 이상등이 포함돼 있다.

이 조건에는 수리온을 배제하기에 절묘한 장벽들이 곳곳에 있다. 수리온은 방위사업청 형식증명을 보유하고 있고, 국토부로부터는 특별감항인증을 받아 안전성을 보장받았지만 소용이 없다. 또 수리온 최대 항속거리가 770km로 기준에 아슬아슬하게 못 미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울소방의 최근 5년간 최대비행거리는 60km(평균 30km 이내)가 전부다. 또 강원소방(750km)이나 제주소방(620km) 충남소방(500km)의 기준에 비춰 봐도 턱없이 높다.

수리온이 장벽에 막힌 동안 AW는 마감시한을 넘긴 것은 물론이고, 가격견적서 미제출, 한글제안서 미비 등에도 수의계약 대상자로 지정돼 절차를 밟고 있다. 국민의당 장정숙 의원 측은 "무조건 국산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경우는 의문점이 너무 많다"면서 "비싼 외제차 타고 싶은 것 같은 심정은 이해하지만 하루에 25억원씩 이자를 물고 있는 서울시가 국가 돈이라고 함부로 진행하는 것은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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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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