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와 ‘스피치’ 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

2017-02-02 23:59:57 게재

[영어 스피치 모임 ‘일산 토스트마스터즈’]

말 할 기회가 부족했던 영어회화 시간이 답답하셨나요? 즉문 즉답 실전 영어 회화에 약하신가요? 대중 앞에서 영어로 유창하게 스피치 하는 자신의 모습을 꿈꾸시나요? 그렇다면 영어 스피치 모임 ‘일산 토스트마스터즈’를 찾아가세요! 그 안에 해답이 있습니다.

이곳은 실수를 연습하는 곳!
“How are you doing?” “I am doing well. How about you?”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일산 동구 장항동의 한 카페. 20~30여명의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서로의 안부를 영어로 묻고 있다. 이곳에서의 퍼스트 랭귀지는 바로 영어. 칼바람 부는 주말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카페 안은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열정으로 후끈하기만 하다.
이들은 모두 ‘토스트마스터즈’(Toastmasters)란 단체에 소속된 회원들. 일명 건배사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토스트마스터즈’는 사실 1924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해 일반인들의 커뮤니케이션 스킬 향상과 리더십 개발을 목적으로 조직된 자발적인 모임이다. 전 세계 120여 개국에 1만5,000여 개의 클럽이 운영 중이며 일산 ‘토스트마스터즈’도 그 중 하나이다.
‘토스트마스터즈’가 오랜 역사를 통해 명맥이 이어지고 있는 데는 그들만의 독특한 리더십 매뉴얼 때문일 것이다. 해당 매뉴얼에는 체계적인 의사소통 훈련과 효율적인 멘토링 방법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으며 전 세계 회원들은 이 매뉴얼을 자신들의 모임 운영에 그대로 적용한다. 일산 ‘토스트마스터즈’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약 30여명의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일산 ‘토스터마스터즈’는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두 시간 동안 카페에서 진행되는데 벌써 횟수로 7년에 걸쳐 모임이 이어지고 있다.
이 모임의 소니아 김 회장은 “영어로 대중 앞에 서서 스피치 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죠. 하지만 이곳은 ‘Safe place to fail’ 즉, 실패를 해도 안전한 곳입니다. 여기서는 스피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주어지는데 실수를 하더라도 서로 격려어린 충고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답니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스스로 성장해 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동안 많이 지켜보았습니다”라고 말한다.

영어도 배우고 말하는 스킬도 늘리고
‘토스트마스터즈’를 찾는 사람들의 첫 번째 목적은 바로 영어일 것이다. 많은 이들이 영어 실력 향상을 위해 멀리 서울까지 나가 회화학원에 등록하는 등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영어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색다른 방식으로 영어 실력을 향상시켜주는 ‘토스트마스터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선 이곳에는 다른 영어회화학원에서 볼 수 없는 풍경 네 가지가 있다. 하나. 영어 강사도 없을 뿐더러 모임을 특별히 주도하는 주인공도 없다. 거꾸로 말하면 모임에 참여한 모든 이가 영어 강사가 돼 서로에게 조언과 격려를 한다. 특정인이 모임을 주도하지 않는 모습도 매우 인상적이다. ‘토스트마스터즈’ 매뉴얼에 따르면 모든 참가자는 매 모임마다 사회자, 발표자, 평가자 등과 같은 각각의 역할이 주어지는데 역할 배분은 매주 따로 돌아가면서 맡게 된다. 다른 영어회화학원과 다름 점 둘. 이 모임에 참여하는 연령층의 다양성이다. 보통 회화학원하면 대학생, 젊은 직장인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는데 이곳은 다르다. 주 연령층은 20대부터 50대까지 매우 다채롭다. 그뿐 아니다. 직업군도 다양하다. 대부분이 회사원이지만 대학생과 일반 주부도 눈에 띤다. 다양한 사람들이 골고루 섞이다 보니 세대 간 소통을 하기에도 좋은 공간으로 여겨진다.
사실 이 모임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은 사회생활 경험이 풍부한 40~50대 직장인들이다. 그러다보니 젊은 회원들은 일반 학원에서 얻을 수 없는 인생 선배들의 경륜에서 묻어 나오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또 하나 다른 점은 이 모임이 의외로 타이트하게 움직인다는 점이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임이라 느슨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두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나눌 정도로 숨 가쁘게 진행한다.
예를 들어 오늘의 유머를 담당한 사람에겐 2분이란 시간이 주어진다. 즉석 질문과 대답을 하는 순서에서는 딱 15분의 시간만이 허용된다. 오늘의 스피치 연설자에게는 6분의 시간이 배분 되며 만일 시간이 초과되면 타이머 역할을 맡은 이가 레드카드를 들어 보인다. 제한된 시간 내에 모든 프로그램이 마쳐야 하기 때문에 두 시간은 긴장의 연속이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 덕분에 사람들이 방관자가 아닌 적극적인 참여자가 된다.
마지막으로 ‘토스트마스터즈’가 다른 학원과 다른 점은 국적의 다양성이다. 본래 이 모임의 목적이 스피치 실력 향상인 만큼 영어를 모국어 또는 제 2외국어로 사용하는 외국인들도 회원으로 활동한다. 영어 말하기에 대한 갈증을 마음껏 해소하고, 프레젠테이션 스킬도 꾸준히 연마하고, 다수의 회원들로부터 애정 어린 피드백도 받을 수 있는 곳. 영어도 잡고 스피치 기술도 잡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토스트마스터즈’를 적극 추천한다.

<미니 인터뷰>


직장인 강명숙

“효과적으로 대중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는 능력이 강조되는 사회입니다. 회사에서 제안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거나 작게는 건배사를 제안할 때도 필요한 것이 스피치 능력이죠. ‘토스트마스터즈’는 즉흥 연설과 준비 연설 모두를 경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만들어져 있어요. 제 연설에 대해 회원들이 즉각적으로 피드백을 주는데 다양한 시각과 조언을 받을 수 있어 좋습니다.”


주부 권윤희

“처음에는 갑작스레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해야 하는 분위기에 적응이 안 돼 긴장도 많이 했는데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면서 가정주부로서는 쉽게 해볼 수 없었던 좋은 경험을 해 보았답니다. 혼자 스크립터를 써보고 외워서 그것을 발표하는 과정을 통해 마치 죽어 있던 뇌가 살아나는 느낌이랄까요. 가정주부로서 느슨하게 이어졌던 삶에도 큰 활력소가 되고 있답니다.”


대학생 이재웅

“대학에서 전공 때문에 영어 말하기가 많이 필요해 이 모임에 발을 담그게 됐습니다. 처음엔 낯선 진행 방식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적응이 되니 즉흥연설을 통해 순발력도 기를 수 있을 뿐 아니라 발표력도 크게 향상되었죠. 이 모임의 최대 장점은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매우 유익한 모임입니다.”

김유경 리포터 moraga20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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