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티스 방일, 일단 안도하지만 불안감 여전"

2017-02-07 11:09:21 게재

이선진 교수 관찰기

일본 외교아젠다 선점

한국과 일본을 잇따라 방문한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의 순방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에서도 이번 매티스 방문은 비상한 관심을 모은 것으로 평가된다. 도무지 예측하기 어려운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정책을 가늠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봤기 때문이다. 특히 동북아시아의 복잡한 안보환경 속에서 미국이 어떤 정책방향을 잡아갈지는 매우 중요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매티스 방일 당시 교토대학교 동남아 연구소에 머무르면서 일본 언론과 학계 분위기를 두루 접한 이선진 교수(전 인도네시아 대사·본지 칼럼니스트)가 현지의 분위기를 전해왔다. 이 교수는 우선 "최근 일본 언론에는 트럼프 이야기 일색"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트럼프의 좌충우돌 행보와 오는 2월 10일 아베와 트럼프의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매티스 장관까지 일본을 방문하면서 관심이 급증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교수는 아베 총리를 면담하고, 이나다 방위상과 회담(비공식 만찬)을 가진 매티스에 대해 일본의 평가는 대체로 만족과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는 매티스 장관이 첫 해외방문지로 한국과 일본을 선택했고, 도쿄에서 일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동맹국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특히 매티스는 동중국해가 일·미 방위 조약 5조에 해당된다는 점을 분명이 했고, 동아시아 지역의 불안정 요인으로 북한 핵문제와, 중국의 해양 진출이라는 점에 양측 의견이 일치했다고 평가했다.

또 우려했던 주일미군 분담비용에 대해서는 언급도 하지 않고 일본이 해외의 모델이 되고 있다면서 부추긴 측면도 점수를 딴 것으로 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교수는 일본측이 여전이 불안감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안감의 배경에는 오는 10일 예정인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언행 가능성과 백악관 NSC 강성 참모진이 매티스 생각을 어느 정도 공유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더구나 트럼프가 주장한 '새로운 동맹체제'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고, 중국의 해양진출에 대해서도 매티스가 일본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우려'라는 표현에 머무른 것도 불안감을 키운 요인으로 평가했다.

이와는 별개로 이나다 방위상이 매티스 장관에게 미일동맹에서 '일본의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일본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고 설명했다.

미군 주둔 경비 증액보다는 방위비 증액을 미국 측에서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과 함께 아베 총리가 트럼프에게 무기체계의 공동 개발 및 생산을 제안할 가능성도 있다는 일본 언론의 분석을 소개했다.

이 교수는 "아베가 트럼프 당선자를 만나고, 트럼프 취임 직후 정상회담을 갖는 등 미국 신정부의 외교 아젠다를 선점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선거공약을 수용해 주도적으로 대응하는 일본의 자세가 미일 관계에서 수세적, 대증적 태도를 보였던 이제까지와 다르다"고 총평했다.

[관련기사]
외교마비 한일관계 출구가 안 보인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정재철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