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물, 불 그리고 공을 들여 만듭니다

2017-02-14 11:08:14 게재

[분당 즉석 도정 누룽지 ‘쌀눈쌀 현미누룽지’]

 
 


쌀눈을 그대로 두면서 소화력을 높이기 위해 국내산 벼를 5분도로 도정해 깨끗이 씻는다. 이 쌀로 고슬고슬 현미밥을 지은 뒤 전용 누룽지 기계에 어린 아이 주먹만큼씩 담아 고온 고압으로 눌러 낸다. 이렇게 ‘쌀눈쌀 현미’누룽지가 탄생되는데, 이 모든 과정이 다섯 평 남짓한 작은 가게 안에서 이제 막 사장님이 된 지 5개월째 접어드는 유미옥 대표의 손으로 이루어진다.
가게에 들어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과정을 지켜볼 수 있고, 현미누룽지 만드는 데에 ‘쌀’, ‘물’, ‘불’ 외에는 그 어떤 것도 들어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아, 아니다. 가만히 지켜보니 ‘지극한 공’이 들어간다.
그렇게 유 대표가 공들여 만들어낸 현미누룽지는 치아에 달라붙거나 딱딱하지 않고, 과자라 해도 무방할 만큼 기분 좋게 바삭하다. 게다가 자꾸 집어 먹어도 속이 부대끼거나 더부룩하지 않으니 입이 심심할 때 찾게 되는 주전부리 중 이만한 것이 없겠다 싶다.

 
 


“작년 7월에 문을 열었는데 특별히 홍보를 하지 않았는데도 손님들이 알음알음 찾아오시네요. 사실 얼마 전까지도 초·중등 대상으로 독서수업을 하다가 완전히 방향을 틀어 가게를 운영하게 되었는데, 처음 해보는 몸 쓰는 일이 고되지만, 한 분 한 분 눈에 익는 손님이 늘어나고,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시는 분들이 계시니 힘이 나네요.”
연령대가 있는 주부들은 등산을 갈 때나 해외여행을 갈 때 비상 식품으로 많이 찾고, 물을 부어 끓여먹으면 간단한 식사대용으로 안성맞춤이라며 대용량으로 사 간단다. 최근에는 첨가물 없는 간식을 찾는 어린 자녀를 둔 젊은 주부들의 발걸음도 늘었단다.
자녀들을 다 출가시키고 나서 배우자 떠나보내고 홀로 계신 노부모의 아침식사로, 유모차에만 타면 안아 달라 떼쓰는 돌쟁이 조카의 손에, 간식 먹을 시간 빠듯한 초등학생 학원 가방에 넣어줘도 참 좋겠다. 예쁜 포장 상자도 크기별로 마련되어 있고 택배도 가능하다고 하니 ‘쌀눈쌀 현미누룽지’를 센스 만점 며느리, 이모, 이웃이 될 좋은 선물 리스트에 추가해 보자.
문하영 리포터 asrai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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