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곳에 숨어있었네!

쉼표 같은 공간, 다시 찾고 싶은 도심 속 힐링 카페

2017-02-16 19:26:43 게재

독특한 외관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카페가 있다. 단독주택이나 오래된 공장을 개조한 곳으로 개성 넘치는 인테리어가 멋스러울 뿐 아니라 기존건물을 자연스레 보존해 구석구석 시간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소란스럽지 않은 골목길에 숨어있어 잠시 복잡한 머리를 식히기에도 더 없이 좋다.

 

신정동 ‘알리커피하우스’
간결한 인테리어로 고급스럽고 편안해

조용한 주택가 외곽에 위치한 ‘알리커피하우스’는 2층 주택을 리모델링한 카페다. 원목과 철 구조물을 기본 소재로 단순하고 간결한 미니멀리즘 인테리어가 이곳의 매력 포인트. 커피 잔을 형상화한 붉은 색 조형물이 멀리서도 눈에 띈다. 이곳은 디자이너 출신인 카페의 대표가 설계부터 테이블과 의자, 조명 및 소품 제작까지  6개월에 걸쳐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1층과 2층으로 나뉜 복층구조로 각각 독특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데 천정과 벽 마감 등 대부분을 원목과 벽돌을 사용해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넓은 전면 창으로 보이는 조용한 바깥풍경도 이 집의 장점. 계절과 날씨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풍경이 운치가 있다. 날이 어두워지면 조명으로 인해 카페의 모습도 한층 멋스럽게 탈바꿈한다. 2층으로 올라가면 먼저 온돌로 만들어진 좌식 공간이 눈에 들어오는데 10여명의 인원이 모임을 가질 수 있는 곳으로 젊은 고객층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소박하게 꾸민 테라스 자리도 늘 인기다.
이곳의 커피는 공정무역 원두 및 이태리의 라바짜 원두로 로스팅해 깊고 풍부한 맛을 자랑한다. 다양한 종류의 최고급 유기농 허브티와 동물성 생크림으로 만든 베이커리, 순 우유로 만든 밀크아이스크림도 판매한다. 따로 주차공간이 마련돼 있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양평동 ‘엘카페 커피로스터스’
옛 공장 외관 그대로 살린 개성 넘치는 공간

선유도 공원이 가까운 ‘엘카페 커피로스터스’는 오래된 공장 건물을 개조한 곳이다. 건물 뒤편에 자리하고 있어 이곳에 카페가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 않은 위치지만 입소문을 듣고 알음알음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다. 예전 소규모 금속가공업체였던 낡은 모습 그대로인 외관에서 폐공장의 빈티지한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 눈길을 끈다. 커다란 회색 벽돌, 녹슨 철 구조물, 빛바랜 페인트 등 얼핏 보면 주위의 다른 건물들과도 자연스레 어울려 지금도 공장으로 운영되고 있을 것 같은 분위기다. 독특한 느낌의 나무대문을 열고 들어선 실내는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로 시선을 사로잡는데 역시 천정에 호이스트라는 철 구조물을 그대로 노출시켜 금속공장의 느낌을 한껏 살렸다. ‘엘카페 커피로스터스’의 양진호 대표는 “그 동네가 가지고 있는 정취가 그대로 남아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시간이 배어있는 공간과 물건은 일부러 만들 수 없어 더 귀하다”고 설명했다.
‘엘카페 커피로스터스’는 제조가 메인이다. 카페와 로스팅 공장을 함께 운영하는데 매장과 분리된 유리문을 통해 커다란 공장 내부를 훤히 볼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다. 대안무역 중 하나로 대표가 직접 북중미와 아프리카의 농장에 가서 원두를 수입해오는데 보다 비싼 구매비용을 주고 농장의 관리 상태부터 원두의 품질, 노동자의 숙련도까지 까다롭게 체크해 커피의 맛과 질을 높였다고 전한다.

 

화곡동 고양이똥3&커피공장
언덕배기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카페

강서구청사거리의 먹자골목을 지나 언덕배기를 잠시 오르면 ‘고양이똥3&커피공장’을 만날 수 있다. 이곳 역시 오래된 2층 가정집을 개조했지만 테라스가 있는 1층만 카페로 이용하고 2층은 주인장의 공방작업실로 사용한다. 지하에는 로스팅공장이 있으며 이곳에서 취미반과 창업 반을 위한 다양한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작은 마당을 지나 문을 열고 들어서면 기본주택의 골조를 그대로 살린 색다른 실내구조가 눈에 들어온다. 나무테이블과 철제의자는 모양과 색이 제각각이지만 빈티지한 느낌의 실내인테리어와 묘하게 어울린다. 구석진 공간에는 밖이 훤히 보이는 통유리를 마주하고 오르막 풍경을 보면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작은 소파도 놓여있다. 곳곳에 배치한 앙증맞은 소품들과 벽장식 하나하나, 오래된 벽돌 사이사이 무심한 듯 바른 시멘트, 독특한 화장실 인테리어까지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하의 로스팅공장에서 바로 만든 다양한 원두 제품도 눈에 띈다. 드립백도 개발해 뜨거운 물만 부으면 편리하게 고양이똥의 커피를 맛볼 수 있다. 핸드드립을 비롯해 주걱으로 턱턱 얹은 듯 재미있는 모양의 티라미수케이크, 자몽알갱이가 가득 든 꿀자몽티, 카페라떼에 오렌지청을 듬뿍 넣은 오렌지 콜라보와 와인에 꿀과 과일을 넣고 끓인 뱅쇼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돼 있다.

 

신정동 ‘사켈라 카페’
나무와 벽돌 소재로 한 따뜻한 인테리어 돋보여

오목교역 인근 조용한 동네에 위치한 ‘사켈라 카페’. 이곳 역시 2층 주택을 개조한 카페로 걸음을 잠시 멈추게 만드는 멋진 외관으로 유명하다. 실내는 나무와 벽돌을 소재로 해 따뜻하면서 안락한 공간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1층과 2층 모두 커다란 창을 내 바깥경치를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햇살이 쏟아지는 날, 혹은 비나 눈이 오는 날, 창가자리는 늘 인기 만점. 연인이나 친구끼리 사이좋게 붙어 앉아 창밖을 구경하는 장면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테이블 사이사이의 공간이 넓어 서로 방해받지 않으며 높은 천정의 1층과 아늑한 2층의 분위기가 서로 달라 취향에 따라 선택하기도 좋다. 작은 화분이나 소품, 조명 등 센스 넘치는 인테리어는 방문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사켈라 카페의 커피 원두는 '과테말라 엘레펀트'라는 싱글 오리진 스페셜티 원두를 사용한다. 100% 유기농 아라비카 원두로 일반 원두의 약 3배 크기이며 달콤한 꿀과 초콜렛의 풍미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예쁜 본차이나 티팟에 나오는 영국 '위타드(Whittard of Chelsea)'의 홍차와 녹차, 과일&허브차의 인기도 높다. 특히 위타드의 홍차만으로 진하게 우려낸 밀크티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메뉴다. 매장에서 위타드의 차 종류를 판매하고 있으며 구매 시 정상가의 20%를 할인해주고 선물 포장도 가능하다.

정선숙 리포터 choung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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