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문형표, 이사장직 고수에 비난 봇물

2017-02-21 10:45:13 게재

22일 복지부 면담에서 사퇴거부하면 해임절차

"공공기관장이 구속 같은 신변의 이상이 생겼음에도 자진 사퇴하지 않고 버티는 경우는 없었다." "메르스 사태로 전 국민이 공포에 떨고 있을 때 삼성합병 찬성 작업에 나섰던 인사가 국민연금에 대한 국내외 신뢰를 계속 떨어뜨리고 있다."

삼성합병을 찬성하도록 한 혐의로 구속된지 50일 넘도록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이 사퇴를 하지 않자 "황당하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공적연금국민행동과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노조 등은 21일 오전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보건복지부장관 서울집무실)앞에서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해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들은 "문형표 이사장은 범죄 혐의의 확정 여부를 떠나 장기간 구속으로 정상적인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고, 이미 언론보도와 특검 수사 등을 통해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도의적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퇴를 거부하고 있어 국민연금제도와 국민연금공단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복지부장관은 해임건의를 하라"고 요구했다.

곤란하기는 복지부나 국민연금공단도 마찬가지다. 이런 사례가 없다보니 해임 절차와 관련해 법적 문제를 '공들여' 살피고 있다. 문 이사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복지부 장관이나 국민연금 이사회를 통해 해임을 건의할 수 있다. 하지만 문 이사장이 국민연금 재임 중 혐의가 아닌, 복지부 장관 때 발생한 혐의 때문에 구속 수사를 받는다는 점에서 직접 해임을 건의하기가 어렵다는 입장도 있다. 국민연금공단도 현직 이사장이 구속되는 것이 사상 처음인 상황이다보니 해임 건의안 상정에 주저하고 있다. 이사회는 28일 예정되어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문 이사장이 계속 사퇴하지 않을 경우 진행할 수 있는 해임과 관련해 법적 하자가 없는지 법제처, 인사혁신처 등에서 확인을 하고 있다"며 "22일 특별면담을 통해 사퇴 의사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00조원에 달하는 국민노후자금 관리에 생긴 장기 공백에 대한 문형표이사장의 책임이 절실하다. 지금 당장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직을 내려놓고 사인으로서 법의 심판을 받기를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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