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없는 세상│① 양한방협진으로 개선

어린이·청소년 56만명, 아토피피부염에 고통

2017-02-22 11:35:50 게재

가려움에 잠 못 자고, 영양결핍·성장지연 … 인터넷 뒤지고 소문 쫓다 상태 더 악화

"태어나자마자 태열이 심해서 피부를 비비며 괴로워했어요. 손 싸개를 해도 벗겨내고 자고나면 얼굴이 피딱지가 앉아 마음이 아팠어요. 아이도, 저도 잠을 못자 무척 힘들었고요." 강동경희대한방병원과 지역피부과에서 양·한방 협진 치료를 함께 받는 아이 엄마 하소연이다.

아토피피부염은 0세부터 발생, 노년까지 따라다니는 만성질환 염증피부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어린이청소년 56만 여명이 아토피피부염 때문에 고통스런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세이하 영유아가 25만명이 넘었다. 5∼9세는 13만 여명, 10대가 17만 여명 순이다. 20대 이상 청장년 노년층 전체에서 36만명의 환자가 발생한 꼴이다. 이중 아토피는 어린이청소년시기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어린이집 유치원 기피음식 제공 = 영아시기에는 탄생의 기쁨을 맛보기도 전에 아토피피부염으로 아기와 부모는 고통에 빠지게 된다. 이 시기에 가족들은 밤잠을 못자 고통을 겪는다. 가려움에 밤잠 못자는 아이와 약이나 보습제를 발라 주거나 젖을 물리는 엄마 역시 고통의 시간을 보낸다.

아토피피부염 치료 전(좌), 후(우) 모습 사진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제공

이럴 경우 영아에게는 성장의 방해가 되고 산후조리에 힘써야 하는 산모에게는 기력을 떨어뜨리고 우울증에 걸리는 요인이 된다.

아토피를 앓는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녀도 부모 마음은 편치 않다. 잦은 생일 축하 파티에 제공하는 과자 케이크 튀김류 때문이다. 일상생활에도 이런 식품은 간식으로 제공된다. 아토피피부염을 앓는 아이에게는 악화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아토피 환자 35∼40%는 식품 알레르기를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식품을 과도하게 가려 먹을 수밖에 없어 영아들에서 심각한 영양결핍과 성장 지연의 요인마저 안고 있는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아토피피부염을 앓는 청소년은 흉한 상처자국으로 전염병으로 오인 받는 등 학교생활에서도 대인기피 같은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소아알레르기 호흡기학회지에 실린 '아토피피부염 환아의 행동문제와 부모 양육태도 및 학교생활과의 관계' 논문에 따르면, 아토피피부염 아동은 피부와 외모의 변화 때문에 신체상 자신감이 떨어지거나 다른 사람을 피하는 등의 문제를 경험하게 된다. 이로 인해 또래 관계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환경을 피하다 보니 놀이, 운동, 학습 활동에 제한을 받게 되어 학교에서의 교우 관계와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정확한 치료정보 제공, 의료비 지원해야 = 이렇게 어린이청소년들이 아토피피부염으로 힘들게 생활하고 있지만 정부 보건당국의 질병관리는 미미한 실정이다.

질병관리본부와 교육당국은 아토피천식안심학교 프로그램을 유치원 어린이집, 초중고 학교에 진행하고 있지만, 지난해 대상 기관 6만2000여 곳 중 1823곳에서만 안심학교를 진행했을 뿐이다.

어린이청소년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에서 아토피피부염 관리는 사실상 '아이와 부모가 알아서 하라'는 모양새다. 그리고 만성 아토피피부염질환자에게 별도 의료비 지원도 없다. 관련 당국이 반성을 해야 할 대목이다.

한편 주치의제도가 없는 의료환경에서 부모들은 잘 치료되지 않는 것을 참지 못해 인터넷을 뒤지고 소문을 ?아가다가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기도 한다.

이와 관련 윤영희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는 "먼저 자신에게 아토피피부염을 일으키는 원인(식품, 주거환경 등)을 찾아야 하고, 그것을 생활 속에서 차단을 해야 한다. 그리고 발생한 피부염이 심할 경우에는 입원진료를 받거나 양한방 협진을 통해 보다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으니 꾸준히 치료관리를 진행하면 만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토피 환자 부모들은 자녀들이 일반 병의원에서의 장기간 스테로이드제 치료를 받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 한방병의원의 긴 치료과정에도 불만을 제기한다.

따라서 양한방의 장점들을 살려 협진을 진행한다면 양한방 단독 진료 보다 효과가 높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난 1월 국제학술지 '통합의학연구'에 실린 '아토피피부염에 한약재와 항히스타민제 병용 치료' 논문(강동경희대한방병원 윤영희, 최인화 교수)에 따르면, 항히스타민제와 같이 투여된 한약재의 단기간 사용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며 부작용 위험이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토피피부염 = 아토피피부염은 '이상한' 또는 '부적절한'이라는 뜻을 가진 알레르기 피부질환이다. 심한 가려움증을 주증상으로 하며 그 밖에 구진과 홍반, 부종 등의 증상이 팔꿈치 안쪽, 무릎 뒤편, 목, 귀 뒤 등을 포함한 온 몸에 나타난다. 심하게 긁을 경우 그 부위가 두꺼워지고, 거칠어지고 더욱 더 가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기도한다.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는 아이들은 기타 다른 소아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다. 성장부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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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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