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에서 본 스마트폰 시장

평준화·복고풍·메이드인차이나…

2017-03-02 12:44:26 게재

겉모습으론 제조사 구분 어려워

중국산 신인과 올드보이의 격돌

"겉모습이든 기능이든 이제 삼성 애플 화웨이의 차이가 없다."

"중국산 스마트폰들이 너무 멋지게 생겼다, 한번 써보고 싶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지난달 27일부터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둘러본 후 이구동성으로 내뱉는 말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는 중국제조사들의 스마트폰이 큰 인기를 끌었다. 위 사진부터 화웨이전시장, 오포전시장, 레노버전 시장. 사진 고성수 기자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삼성·애플이 투톱을 형성하고 LG, 화웨이 등이 추격하는 모양새였다. 비록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압도적인 규모의 자국 스마트폰 시장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높이기는 했지만 고급형 시장에선 삼성과 애플이라는 높은 벽을 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MWC 현장에서 드러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경쟁력은 무서울 정도였다. 이제 고급형 시장도 충분히 노려볼만한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국내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은 이제 국내외 제조사간 차이가 거의 없어졌다"며 "소비자들의 선호도에 따라 차이나는 브랜드경쟁력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디자인은 같은 방향으로 통일되는 분위기"라며 "모바일프로세서 디스플레이 카메라 등 대부분의 하드웨어에서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갤럭시 빈자리 P10이 채우다 = 전시장 3관은 총 9개의 MWC전시관 가운데 삼성 인텔 IBM 등 세계 정보통신산업을 주도하는 기업들이 자리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몇년 전부터 이 곳 중앙 삼성전자 전시관 맞은편에는 화웨이가 자리를 잡았다.

화웨이는 MWC 개막 하루전인 지난달 26일 바르셀로나에서 고급형 스마트폰 P10시리즈를 공개했다. 화웨이는 3관 전시공간 전체를 P10시리즈로 채웠다. P10시리즈가 전시된 화웨이 부스는 전시회 기간 내내 사람들이 북적였다. 이에 반해 화웨이와 같은 날 전략 스마트폰 G6를 공개한 LG전자 전시공간에는 상대적으로 찾는 발길이 적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전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관심이 LG보다는 화웨이로 쏠리고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삼성이 스마트폰 신제품을 발표하지 않으면서 화웨이가 더욱 주목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전시장 3관에는 화웨이뿐 아니라 오포와 레노버, ZTE 등 다른 중국 휴대폰 제조사들도 자리를 잡았다.

특히 지난해 세계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오포는 새 스마트폰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광학 5배줌 카메라 기술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노키아가 새로 내놓은 휴대폰 3310 사진 고성수 기자

노키아 "노병은 죽지 않았다" = MWC에서 공개된 휴대폰 가운데 뜻밖에 관심을 모은 것은 노키아가 선보인 피쳐폰이다. 노키아는 3관 가장 구석 10㎡ 남짓한 공간에 2005년 제조가 중단된 피쳐폰 3110을 새로 만들어 공개했다. 3310은 2000년 1억2600만대라는 놀라운 출고량을 기록한 노키아의 대표적인 단말기다.

이 전시공간은 노키아 휴대폰을 기억하는 유럽인들이 몰리면서 전시기간 내내 가장 인기있는 곳 가운데 하나로 자리했다.

노키아 3310은 2.4인치 컬러화면에 손안에 쏙 들어오는 크기의 피처폰이다. 통화시간은 22시간, 대기시간은 31일이나 된다.

노키아 휴대폰은 2000년대 세계 시장을 평정했지만 스마트폰 등장과 함께 몰락해 마이크로소프트에 팔렸다. 이후 부침을 거듭하다 2016년 중국 HMD 글로벌이 대만계 전자회사 폭스콘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노키아 브랜드를 인수했다.

노키아는 3310 모델 외에도 중저가 스마트폰 '노키아3' '노키아5' '노키아6'를 공개했다.

블랙베리도 신제품 스마트폰 '블랙베리 키원'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블랙베리의 가장 큰 특징인 '쿼티 키보드'를 채택한 제품이다. 쿼티 키보드를 장착하면 화면크기가 줄어드는 단점은 있지만 문자입력에 탁월한 장점이 있다. 블랙베리 키원은 4.5인치 LCD를 적용했으며 안드로이드 7.1 누가 운영체제(OS)가 탑재됐다. 무게는 180g으로 퀄컴의 스냅드래곤625 칩셋을 장착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노키아 블랙베리 신제품은 예전 사용하던 휴대전화 브랜드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화제가 된 것"이라며 "실제 판매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고 평했다.

[관련기사]
박정호 SKT 사장 "5G는 뉴ICT산업 발전의 토대"
삼성SDS, MWC 최고권위상
네이버 새 인공지능 공개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고성수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