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KB손보 사외이사 재선임 반대"

2017-03-03 11:13:58 게재

"KB금융에 주식 저가매각"

'의결권 위임' 행동 나서

국민연금·JP모건에도 권유

KB손해보험 소액주주들이 "대주주를 견제하지 못하고 회사의 거수기 역할을 했다"며 사외이사들에 대한 재선임 반대에 나섰다.

3일 KB손해보험의 소액주주 가치수호모임은 "오는 17일로 예정된 KB손해보험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의결권을 위임받아 사외이사 3명에 대해 재선임을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23일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를 공시했다.

이들은 국민연금과 JP모건체이스 등 기관투자자들한테도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자료를 발송할 계획이다. 국민연금은 KB손해보험 지분 9.67%를 보유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KB손해보험이 자기주식과 발행주식을 KB금융지주에 저가로 매각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사외이사들이 이사회에서 헐값매각을 저지하지 않고 오히려 동조해 회사의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소액주주들의 권익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KB손해보험은 2015년 11월 보유 중이던 자기주식 829만주를 KB금융지주에 주당 2만7850원에 매도했고 지난해 12월에는 650만주를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KB금융지주에 넘겼다. 주당 가격은 2만6250원이다. 소액주주들은 "KB손해보험이 대주주의 지분 인수가액인 주당 5만5210원의 절반가격에 주식을 매도하고 유상증자 발행가격은 이사회 결의일을 기준으로 최근 1개월간 가장 낮은 종가라며 공정한 가치에 현저히 미달한다"고 주장했다.

주총에서 재선임이 예상되는 사외이사는 신용인 심재호 박진현 등 3명이다. 소액주주들은 이들 3명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의에 찬성했고 그 중 신용인 심재호 이사는 자사주 저가매각결의에도 찬성했다며 재선임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주총에서 재선임 반대 의사가 관철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KB금융지주의 KB손해보험 지분이 39.8%에 달하기 때문이다.

소액주주들을 대리하는 임진성 변호사는 "사외이사들이 회사에 손실을 끼쳤기 때문에 주주대표소송이나 배임혐의로 고소하는 방안 등 법률적인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고 증자 이후 다른 손보사들에 비해 주가하락율이 낮았다"며 "사외이사들이 회사에 기여한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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