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 학교 석면 검출 현황

석면학교… 비산 먼지 유출 우려

2017-03-15 23:08:17 게재

“학교 홈페이지에서 공기 질 측정 결과 확인하세요”

새 학기가 시작됐지만 폐암 등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1급 발암물질인 석면에 일부 학생들이 그대로 노출된 상태로 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겨울방학 동안 석면 철거 공사를 끝낸 학교도 있지만 공사 뒤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학교 교실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석면이 검출되기도 해 학부모들의 불안은 높기만 하다. 목동권 학교의 석면 철거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보았다.

61.4% ‘석면 학교’, 전면 교체까지 최소 10년
양천·강서·영등포·구로 관내 초·중·고를 비롯한 유치원, 기타 특수학교까지 작년 12월 조사 결과 384개교 중 석면에 노출돼 있는 학교는 모두 236개교로 전체 61.4%가 이에 해당된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유치원 141곳 중 49곳, 초등 113곳 중 90개교, 중등 65곳 중 49개교, 고등 60개교 중 46곳, 특수학교 5개교 중 2곳이 석면 철거 대상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속적으로 예산을 투입해 석면 텍스 제거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약 10년에 걸쳐 제거 작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올해 예산이 책정돼 공사할 학교는 강서구 강서초, 등원초, 등촌초, 파일초, 화곡고, 양천구 신월중, 월촌중, 백암고, 영등포구 영신고, 구로구 구일초, 오류초, 개봉중, 구일고, 예림디자인고로 총 14곳이다. 2016년도 겨울방학을 전후로 석면공사가 진행된 학교는 서울 48개교이며 우리 지역 학교는 갈산초, 등명초, 신기초, 마포고, 고척고, 구로고, 당산중, 세곡초, 영신고 등이 해당된다.
교육청 관계자는 “건물의 노후화가 석면의 비산화를 유발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므로 오래된 학교를 교체 대상으로 먼저 선정했다”라며 “서울 학교는 석면 제거와 노후 냉난방시설 개선을 병행 추진하는데 4만 6,243실 3,283억 원의 예산을 책정해(냉난방 개선사업 우선순위 기준으로 예산 반영) 연간 300억 투자로 2027년 완료된다”고 밝혔다.

예산 책정 더딘 학교, 공사는 언제?
서울 학교의 석면 텍스 제거사업은 석면 제거만의 목적으로만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 환경개선 사업과 맞물려 진행하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제거해 나갈 계획이다. 한 학교당 석면을 제거하는데 드는 비용은 1억~3억 원 정도로 유아 및 초·중·고의 모든 석면을 제거하려면 총 4000억 원의 예산이 든다. 학교마다 석면의 양이나 면적이 다르고 석면 해체 작업을 해도 천정을 다시 복구해야 해서 당장 석면이 검출된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긴 어렵다고 서울시교육청은 설명했다.
학교 내 석면 자재가 사용된 시설물은 내장재(텍스, 빔 라이트 등), 분무제, 슬레이트 등이다. 이중 내장재의 석면사용 면적이 376만 2567㎡로 분무재(2960㎡), 슬레이트(5397㎡)보다 월등히 높다. 
교육당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석면 철거공사를 계속 시행한다고 밝혔지만 사실 현재 집행된 예산은 오롯이 교실 천장 교체에만 해당된다. 아이들이 매일 이동하는 복도는 석면 철거 대상에서 제외돼 반쪽짜리 공사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현재 진행 중인 교실 안 석면 철거도 10년을 내다보는 상황에서 복도 공사는 더욱 요원하기만 하다.

1급 발암물질 석면, 철거공사 때 더 위험
석면 철거공사가 끝났지만 공사 뒤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학교 교실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석면이 검출된 학교가 있어 학부모들의 불안은 높기만 하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지난 겨울방학 동안 석면 철거공사가 끝난 학교를 임의로 선택해 석면 검출조사를 벌인 결과 기준치를 초과하는 백석면이 검출됐다고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석면은 WHO(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호흡을 통해 그 가루를 마시면 20~40년의 잠복기를 거쳐 폐암이나 석면폐, 악성 중피종을 유발할 수 있다. 석면은 내열성이 뛰어나 건축자재로 많이 사용되는데 건물의 노후 및 균열 등으로 공기 중에 노출될 경우 비산화가 진행된다.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석면 자체보다 비산화 되어 공기 중에 떠다니는 석면 먼지. 천장 마감재로 사용된 석면 텍스 보다 철거공사 시 발생하는 석면가루가 아이들 건강을 더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학부모들은 앞으로 학교 석면 철거공사가 진행될 경우 제거사업 완료 후 비산 먼지 잔존 여부에 보다 각별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파손된 부분 발견했다면
석면이 있는 자재는 충격을 받으면 부스러지면서 공기 중으로 흘러나온다. 아이들이 장난으로 공이나 신발을 던져 교실 천장을 맞히거나 화장실 칸막이를 발로 세게 차는 등 칸막이를 훼손했을 때 석면에 바로 노출될 수 있다. 만약 파손된 부분을 발견했다면 절대 손으로 만져서는 안 되며 즉시 선생님께 알릴 것을 권장한다.
석면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학교 석면 제거사업은 더디 진행되고 있다. 게다가 한 학교 공사기간이 40일 정도 걸리다 보니 공사가 방학기간에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름방학의 경우 기간이 짧아 보통 겨울방학에 공사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는데 전국적으로 동기간에 사업이 진행돼 석면 철거공사 과정에서 안전성을 감시하는 감리원 확보도 경쟁이 치열해 공사가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한편 석면자재가 사용된 학교는 6개월마다 손상 상태와 석면의 위해성 평가를 하고 있다. 석면안전관리법에 따르면 석면이 검출된 건축물은 6개월마다 손상 상태 및 석면의 위해성 평가를 하고 위해성 등급에 따라 사후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어 적합 및 부적합 결과 여부를 해당 학교 홈페이지에 확인하면 된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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