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전문가에게 듣는 내 자녀 수학적 사고력 키우기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 이제 생각하는 힘에 집중해야

2017-04-04 23:09:15 게재

2015 개정교육과정의 핵심은 지식중심 교육과정에서 역량중심 교육과정으로의 변화다.
기존의 교육과정에 맞춰 단순히 지식만을 전달하던 교육에서 벗어나 주어진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키워주는 교육으로 패러다임이 바뀐 것이다. 부모들은 교육의 흐름을 누구보다 빨리 읽어내 올바른 교육을 자녀에게 제공하고자 한다. 하지만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지 않는다면 그저 교육 트렌드를 쫓아가는 것 외에는 어떤 의미도 찾아볼 수 없다. 내 자녀에게 시기를 놓치지 않고 새로운 교육이 강조하는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들을 사고력 교육 전문가들에게 들어보았다.

도움말 유영수 장학사(성남 교육지원청)ㆍ김종명 원장(GTG 수학)ㆍ서혜영 원장(동아사이언스 영재교육원 지니움)ㆍ문도희 원장(시매쓰 정자점)

21세기 교육, 수학적 사고력에 주목한다
내년부터 실시되는 문ㆍ이과 통합교육에도 불구하고 교육 전문가들은 유아기부터 수학적 사고력 교육에 주목해야한다고 강조한다. 그 이유는 바로 정답만을 맞추는 결과 중심의 교육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21세기 교육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즉, 수학적 사고력은 단순히 수학문제를 풀어내는 능력이 아니라 수학의 개념, 원리, 법칙을 이해하고 기능을 습득하여 주변의 여러 가지 현상을 수학적으로 관찰하고 해석하며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과 태도를 말하기에 점차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성남 교육지원청 유영수 장학사는 학생들 스스로 주어진 과제를 협력, 토의, 토론 그리고 탐구해 결과를 발표하는 프로젝트 수업은 비단 영재교육원에서만 이뤄지는 특별한 수업방식이 아니라며 최근에는 일선 학교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부터는 ‘꿈의 학교’를 통해 더 많은 학생들이 사고력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며 공교육 현장의 변화를 덧붙였다.

사고력 수학은 놀이 수학이나 고난도 문제 해결력이 아니다
자녀들의 사고력을 키우려면 가장 먼저 사고력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동아사이언스 영재교육원 지니움의 서혜영 원장은 사고력이란 복잡한 관계와 체계를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통합하는 수학적 의사소통능력을 말한다며 사고력을 선행학습이라는 이름으로 어려운 문제를 많이 풀면 향상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모님들이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시매쓰 정자점 문도희 원장 또한 “자신이 알고 있는 수학적ㆍ과학적 원리와 개념을 가지고 스스로 생각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사고력임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학부모님들은 교구를 이용한 놀이 수학이나 두뇌를 많이 사용하는 고난도 문제들을 풀 수 있는 능력을 사고력이라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라고 사고력에 대한 기성세대들의 잘못된 인식이 문제점이라고 전했다.
자녀들이 갖춰야할 사고력은 어려서부터 다양한 공식을 주입하고 지속적으로 반복시켜 암기한 수학지식을 토대로 정답을 찾아내는 실력이 아니라 자신이 경험한 다양한 방식을 통해 스스로 지식 정보를 처리하고 이해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유아기부터 초3, 사고력 키우기 위한 최적기
전문가들은 6살 정도의 유아기부터 사고력 교육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한다. “사고력은 자아가 강하게 형성되는 사춘기 이후에는 발달시키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사춘기의 아이들은 스스로 좋고 나쁨, 되고 안 되고 등의 판단을 혼자서 내려버리고 나면 자신이 정한 틀 안에서만 생각하고 끝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문도희 원장은 자유로운 사고와 표현이 가능한 유아기가 사고력 교육의 적기인 이유를 사춘기 이후 학생들의 특징과 견주어 설명했다.
서혜영 원장 역시 유아기부터 3학년까지, 학년에 맞는 적기 교육으로 사고력을 발달시켜야 한다고 강조하며 초등학교 4학년부터는 3학년까지 이뤄진 사고기법 훈련과 창의적 문제 해결력을 바탕으로 추론 능력, 수학적 문제해결력, 종합사고 능력을 강화시켜 수학적 의사소통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며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초3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사고력을 키우는 데는 결코 늦은 시기가 있을 수는 없다는 김종명 원장. 그는 사고력 교육의 적기는 글을 어느 정도 알고 수를 셀 수 있는 6세부터지만 초등 6학년 학생들도 교과 수업과 함께 사고력 수학을 통한 문제해결력 수업을 병행한다면 스스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력을 신장시킬 수 있다며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적기를 놓쳤다고 사고력 교육을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부모표 사고력 교육, 생각하는 즐거움 경험하도록 기다려줘야
자녀의 사고력 향상을 위해서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하지만 사고력 수업을 경험한 적이 없는 부모세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주입식 교육방식을 그대로 아이에게 전수해 수학이나 사고력 문제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나 습관을 심어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부모님들이 자녀들의 사고력을 향상시켜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함께 퍼즐, 보드게임, 바둑 등 게임을 하는 것이에요. 하지만 이때 자녀들의 승부욕을 키워준다는 명목으로 부모님들이 매번 게임에서 이긴다면 자녀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사고력은 원리를 깨닫고 스스로 해결하는 과정이 중요한데 자칫 졌을 때의 불쾌한 경험이 승패에 집착하게 만들어 제대로 된 사고과정을 할 수 없게 만들기도 합니다.” 서혜영 원장의 설명처럼 즐거운 게임을 통한 적절한 개입이 자녀의 사고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김종명 원장은 자녀가 문제해결에 실패했을 때 부모가 바로 도와주어서는 안 된다며 충분한 시간을 주고 스스로 자신이 이해한 것들을 되새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문도희 원장은 이때 자녀들의 실력에 맞춰 적절한 자극과 동기부여를 할 수 있도록 문제 난이도를 조절해주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수학적 사고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언어적 개념 형성, 언어적 추론과 이해, 획득한 지식, 언어적 자극에 대한 주의력을 길러야 한다. 어휘력을 바탕으로 한 독해력은 주어진 문제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본 실력이라서 평소 자녀들과의 대화를 통해 어휘력을 확장시킬 수 있도록 부모들이 노력해 주는 것이 좋다.


자녀와 함께 하면 좋은 사고력 발달 게임


바둑 & 체스

여러 가지 사고력에 대한 통찰력을 비롯해 수 개념과 공간감을 발달시켜
줄 수 있는 전통 게임


각종 퍼즐

칠교, 소마큐브, 펜토미노, 달걀퍼즐, 구슬퍼즐, 카타미노 등은 세트로 된 워크북과 함께 하면 좋다. 팁, 난이도가 단계별로 조정된 워크북을 골라야 한다. 너무 많은 문제를 마구잡이로 모아놓은 워크북은 의욕을 꺾어 버리니 주의한다.


네오픽스(Neopix)

조립해서 입체도형을 만드는 교구로 초ㆍ중ㆍ고 과정에 나오는 거의 모든 입체도형을 만들 수 있다. 반투명 칸막이가 있어서 다면체의 내부와 외부를 함께 관찰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노랑 고무줄을 이용하면 단면도 또한 관찰할 수 있다.


다빈치 코드(Davinci Code)

주어진 규칙에 맞게 말을 놓은 뒤에 논리의 힘으로 상대방의 말을 맞히는 게임이다. 논리적으로 따지는 재미 외에 박진감이 있어서 인기가 높다. 난이도 조절이 쉬워서 7세부터 중학생까지 모두 즐길 수 있다.


블로커스(Blokus)

펜토미노, 테트로미노 등의 조각을 이용해서 하는 전략게임. 재미있게 공간지각능력을 개발할 수 있고 관찰력과 전략적 사고력도 함께 개발된다. 3D, 트라이곤 등 변형제품도 좋다.


클루(Clue)

적극적으로 질문을 던진 뒤에 그 대답에 따라서 논리적으로 따져서 진실을 찾아나가는 게임이다. 실험-관찰-가설 수립-검증-가설 수정이라는 과학적 사고방법을 몸에 익힐 수 있으며 추리소설과 같은 분위기라서 몰입도도 높다. 단, 초등 3학년 이상은 되어야 원활하게 게임을 할 수 있다.


루미큐브(Rummikub)

1에서 13까지의 숫자가 적혀있는 4가지 색깔로 구분된 타일을 가지고 하는 게임. 수 개념은 물론 연속과 세트의 개념 등 규칙과 조건을 이해해야 즐길 수 있다.

이경화 리포터 22kh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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