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원유 1위 수입국은 '중국'

2017-04-06 10:34:52 게재

도입 다변화·고품질 선호

법인세 인하시 시추 늘어

중국이 미국산 원유 수입을 늘리고 있다.

한반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와 북핵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보이는 양국 정치상황과 다른 분위기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2월 미국 경유를 808만배럴 수입해 전월대비 4배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하루 원유소비량이 약 250만배럴(1배럴=158.9리터)인 점을 고려하면 아직 미미한 규모다.

하지만 중국이 캐나다를 제치고 미국 원유 최대 수입국에 이름을 올린 순간이다. 미국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었던 캐나다는 684만배럴을 들여오는데 그쳤다. 전월대비 20% 감소한 물량이다.

이어 싱가포르가 203만배럴 수입했으며, 한국·일본·이탈리아도 각각 약 100만배럴을 들여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시행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이 수십년간 강세를 보여왔던 아시아 시장에서 미국 원유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2015년 기준 국가별 미국산 원유수입은 캐나다가 1억2350만배럴로 1위, 중국이 1780만배럴로 2위였다. 1위와 2위의 격차가 거의 10배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중국의 미국산 원유 도입확대는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 기간 싱가포르 760만배럴, 일본 610만배럴, 한국 510만배럴 각각 미국산 원유를 수입했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중국 정제업자들은 낮은 황 함유량과 휘발유생산수율로 미국산 경질유를 선호한다"면서 "지난해 알래스카산에 이어 올 1월에는 이글포드 지역의 원유도 수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 의존도에서 벗어나 원유도입선 다변화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올 1월 페트로차이나사는 미국 에너지부에 접수된 평균 입찰가격보다도 높은 가격으로 미국의 전략비축유를 구매하기도 했다. 4월에도 Wonfull사가 약 200만배럴의 미국산 원유를 수입키로 하는 등 당분간 이런 분위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법인세 인하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트럼프가 주도하는 공화당은 현 법인세 세율 35%를 15~20%로 낮출 계획이다.

다만 감세계획에 대한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아 실제 입법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을 보인다.

공화당 법인세 인상안이 실행되면 미국 석유회사들은 최대 100억달러의 절세효과를 누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법인세가 인하되면 석유회사들이 시추활동에 대한 투자를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내 시추기 수는 지난달 10일 기준 617기로, 지난해 5월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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