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천본사

"2030년 매출 20조, 세계 6위업체로 도약"

2017-04-25 10:29:56 게재

'T-50' 'KF-X' 개발 및 수출 활기 … 양질의 일자리 창출 기대

지난 21일 경상남도 사천시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105만㎡(32만평) 부지에 본관을 비롯해 통합개발센터 부품동 조립동 항공기동 격납고 2사업장이 자리하고 있다. 축구장 두배 크기(가로 120m, 세로 180m)인 항공기동에 들어서니 태국으로 수출할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 4대와 한국 육군으로 납품할 기동 헬리콥터 '수리온' 10대의 최종 조립작업이 한창이었다. 그 옆으로는 사우디로 날아갈 'F-15' 전투기의 메인 날개를 장착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천본사 항공기동에서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이 조립되고 있다. 사진 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T-50' 56대 수출 등 200대 판매 = 부품동에서 기계 및 판금가공을 마치면 조립동에서 조립체를 제작한 후 이곳 항공기동에서 모듈형태로 각종 부품을 최종 조립한다. 항공기별로 적게는 1~2명, 많게는 4~5명이 팀을 이뤄 작업을 진행했다. 활기가 넘쳤다.

근로자들은 특별한 사안이 아니면 오전 8시에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한다. 불량률을 최소화하려면 한 사람이 맡은 공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도록 하고, 또 근로자들이 피곤하지 않아야하기 때문에 교대근무를 하지 않는다.

서원철 회전익생산기술팀 차장은 "'T-50'의 경우 부품수가 20만개쯤 되고, 전선을 1열로 늘어뜨리면 약 18㎞에 달하는 만큼 정교하고, 섬세한 작업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항공기동 앞문으로 나가니 격납고가 눈에 들어왔다. 이곳에선 'T-50' 여러 대가 필리핀으로 수출하기 앞서 비행전 점검을 하고 있었다. 엔진 이상여부를 확인하고 시험비행을 마쳐야 비로소 합격이다.

필리핀으로 날아갈 'T-50'은 몇 가지 무기를 추가 장착한 초음속 경공격기다. 훈련용이 아닌 전투용으로 'FA-50'이라 불린다.

앞서 KAI는 기본훈련기 'KT-1'과 저속통제기 'KA-1', 정찰·감시용 무인항공기 '송골매' 개발을 완료한 바 있다. 'KT-1'은 인도네시아 터키 페루 세네갈 등 4개국에 81대를 수출했다. 민간 경비행기인 'KC-100'과 'KT-100'은 국제인증을 받은 후 2014년 양산에 들어갔다.

'T-50'은 지금까지 국내 공군에 납품한 144대 외에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으로 56대를 수출, 총 200대를 판매했다.

서원철 차장은 "초음속 훈련기·경공격기 시장규모는 2030년 3300여대에 이를 전망"이라며 "이중 약 30%인 800~1000대를 KAI가 판매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고 소개했다.

이를 위해 올 연말로 예상되는 미국의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KAI는 미국 록히트마틴과 컨소시엄을 구성했고, 미국 보잉-스웨덴 사브팀과 경쟁이 예상된다.

◆록히드마틴과 함께 미국시장 진출 추진= KAI-록히드마틴팀은 이미 APT 시범기 개발을 완료해 지난해 12월 미국 현지에서 시범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APT 1단계 사업규모는 350대지만 후속물량까지 고려하면 미국 내에서만 1000대 정도의 수요가 예상된다.

김지형 전략홍보팀 부장은 "미국사업 수주시 경제효과는 31조원, 연인원 18만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예상된다"며 "나아가 미국 우방국들의 훈련기 수요 도미노 효과로 수출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췄다.

이와 함께 한국형 전투기 'KF-X' 개발과 소형무장헬기(LAH)·소형민수헬기(LCH) 사업은 KAI의 새로운 성장동력이다. 'KF-X'는 대한민국 공군의 노후전투기 대체를 위해 개발에 착수, 2025년 완료 예정이다. 수출·후속지원 등 180조원의 시장창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LAH·LCH는 세계 최초로 민간·군용헬기 동시개발을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3400억원의 개발비 절감이 예상된다. 개발과 양산에 따른 경제효과는 27조원, 수출 포함 1000대 판매시 연인원 13만명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2사업장은 성능개량, 훈련체계, 후속지원(MRO, Maintenance, Repair, Overhaul) 업무를 담당하는 곳이다. 현장을 방문했을 당시에는 공군사관학교 비행실습훈련기 'KT-100'과 잠수함 킬러 'P-3CK' 개조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항공기 보수·개조 MRO사업이 성장동력 = KAI는 현재 국토교통부로부터 MRO 전문업체 지정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인데, 향후 MRO사업이 본격화되면 2사업장을 활용할 계획이다. MRO사업은 항공기 안전 운행을 위한 보수, 유지와 수리, 개조를 담당한다.

김영재 성능개량기술팀 차장은 "국내 MRO산업 규모가 약 3조5000억원(군 2조원, 민수 1조5000억원)에 달한다"며 "하지만 현재 민수의 절반은 (국내 전문업체가 없어)해외기업이 독차지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10년 전인 2006년 7000억원에 불과했던 KAI의 매출은 2016년 3조1000억원으로 4.5배 성장했다. 올해는 3조4000억원이 예상된다.

매출의 86%를 국내 군수용에 의존했던 매출구조도 지난해 군수 42%, 민수 37%, 완제기 수출 21%로 균형을 맞춰가고 있다.

김영석 경영전략팀 부장은 "저성장 무고용 시대에 항공우주산업은 고용창출과 경제 재도약을 앞당길 수 있다"면서 "KAI는 2030년 매출 20조원(2016년 3조4000억원), 임직원수 1만5000명(2016년 4000명), 세계 6위(2016년 39위) 항공업체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 10년, 양산 10년, 생산 및 후속지원 30년 이상 등의 항공산업 특성을 고려하면 향후 먹거리가 보장돼 있는데다, 성능개량 사업까지 본격화할 경우 미래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최근 '4차 산업혁명시대의 항공산업 발전전략'을 통해, 항공 핵심기술 자립화를 위해 향후 5년간 민관합동 1조8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산업부는 "항공산업은 한 국가 기술수준과 산업역량을 대변하는 종합 시스템산업"이라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선진국형 고부가가지 산업"이라고 육성의지를 밝혔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이재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