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열차 종착역도 뒤집어보면 '행복역'

2017-05-16 12:04:11 게재

코레일 반극동 전기처장 35년 외길 철도인생 경험 '부산은 따뜻하다' 책으로

우리 인생의 종착역은 어디일까. 마치 선문답같은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설국열차처럼 목적지를 알 수 없는 게 또한 인생이다. 인생열차에 탑승한 우리에게 종착역을 선택할 수 있는 작은 지침서가 책으로 나왔다.

수필집 형태의 '경부선 종착역 부산은 따뜻하다'는 한국철도공사 부산경남본부 반극동<사진> 전기처장이 알려주는 인생열차 이용서다. 반 처장은 "사랑, 가족, 직장, 친구 등 시작은 자신이 선택하지만 도착점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며 "인생도 내가 내릴 곳을 선택할 수는 없을까를 고민하며 엮은 책"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이라는 지명이 책 제목으로 들어가 있지만 실제 부산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경부선 종착역이 부산인데다 반 처장의 현재 근무지가 부산이다 보니 상징적인 책 제목이 됐다. 친구들과의 이야기를 푸는 법, 불특정 다수에게 잘하는 사람들. 갑질 하는 사람들과 아닌 사람들의 비교, 잘하는 사람들은 뭐가 다른지 등 일종의 세상 살아가는 처세술을 정리한 책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뻔한 책 같다. 하지만 이 책은 역설적 표현이 강점이다. 반 처장이 "얼핏보면 이상하게 보일 수 있는 설명"이라고 말하듯 거꾸로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묘미다. 윗 사람들이 아래 사람에게 베푸는 이야기, 부모가 자식에게 잘하기 위한 것, 취직하면서 은퇴 준비 등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뒤집은 시각에서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반 처장은 "위아래를 불문한 '딸랑딸랑' 처세술을 통해 인생열차를 더욱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처지가 고민인 사람들에게도 유용한 책이다. 이 책은 자신의 인생을 바꾸기 위해 전부를 바꿀 필요가 전혀 없다는 논리다. 단지 1%의 노력만 기울여도 100%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 처장은 "비슷비슷한 식당인데 어떤 집은 손님이 미어터지고 어떤 집은 파리만 날리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며 "조금 다른데 엄청난 결과 차이가 나는 것은 인생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말했다. 친구사이도 직장도 마찬가지라는 논리다. 반 처장은 5가지 테마를 통해 이런 내용들을 압축해서 담았다.

그렇다고 부산 이야기가 아닌 것도 아니다. 반 처장은 "35년 철도인생 동안 전국을 22번이나 근무지를 옮긴 객지 생활에서 부산사람들이 제일 화끈하면서도 투박했다"며 "인정에 반했다"고 말했다. 40개월을 부산에서 근무하며 경험한 이야기를 중간 중간에 넣었다. 부산 사람들도 잘 모르는 역사와 유적 음식점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소소하게 녹아 있다.

반 처장은 1982년 철도 공무원을 시작으로 35년 외길 철도 인생을 걷고 있다. 2009년과 2010년에 에세이 2권을 발간했으며 철도신문, 전기신문, 내일신문 등에 고정기고 활동을 했다. 글쓰는 것을 즐기고 소통하는 것을 즐겨왔다. 매일 유용한 정보를 '1분 메일'로 직원들에게 제공해 왔으며 자신의 정보를 받는 페이스북 친구들도 3000명에 이른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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