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해도 '사드'에 어정쩡한 민주당

2017-05-19 11:02:13 게재

국회 재논의만 되풀이

찬반에는 모호성 유지

의원 개인은 반대 기류

민주당이 집권당으로 위상이 바뀌고 나서도 사드에 대한 당의 입장이 어정쩡하다. 소속 의원들의 성향은 대체로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기류가 강하지만 당은 이른바 '전략적 모호성'의 이름으로 사드배치에 대한 찬반에서 비켜서 있다.

민주당의 현재 입장은 사드 문제에 대해서 국회차원의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과정에서 밝혔던 입장이고, 문 대통령의 대미특사로 파견된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도 17일(현지시각)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난 자리에서 사드배치와 관련해 국회 논의가 불가피하다는 우리측 입장을 전달했다.

다만 당내 사드특위는 지난 12일 성명에서 "박근혜정부의 대표적 적폐인 사드배치의 졸속결정과 탄핵 이후에도 사드의 불법적 배치 강행은 반드시 청산돼야 할 사안"이라며 "국방부를 비롯한 행정부는 사드 배치절차를 중단하라"고 당의 공식입장과는 다른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하지만 당은 당분간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19일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이 문제를 당장 국회차원에서 의제로 삼아 논쟁을 하는 것은 정권초기 개혁의 동력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4개국에 대통령 특사가 갔고, 외교안보라인 인선과 다음달 한미정상회담 등 나라 안팎의 상황을 감안해서 당의 스탠스를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원내정당 가운데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사드배치에 분명한 찬성입장을 밝혔고, 국민의당도 당초 반대에서 대선 기간중 찬성으로 돌아섰다. 사드배치를 분명하게 반대하는 정당은 정의당이다. 민주당은 국회차원의 재논의를 강조할 뿐 사드배치 자체에 대한 찬반 입장은 없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백만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