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미래를 묻다 │이철우 전 사무총장

"이념 넘어선 생활정치해야"

2017-05-25 11:14:53 게재

"홍준표로 '강한 야당' 구축"

5.9 대선 당시 당 사무총장으로 선거를 진두지휘했던 이철우(경북 김천·사진) 전 총장은 패배 책임을 지고 주저없이 사퇴했다. 국정원과 경북 정무부지사, 3선 의원을 거치면서 여의도의 대표적 전략가로 꼽히는 이 전 총장은 24일 내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당의 미래에 대한 구상을 명쾌하게 밝혔다.

■대선에서 24%를 얻어 패했다.

탄핵 당시에는 후보조차 내기 힘들 정도로 국민적 실망과 분노가 컸다. 선거 초반에는 몇 주동안 후보 지지율이 한자릿수였다. 선거비용을 책임지는 사무총장으로선 엄청난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당초 (국민에게) 실망을 드린 것에 비해서는 많이 나왔지만, 사실 보수층이 통상 35%인 것에 비춰보면 보수층조차 우리(한국당)를 다 안 찍은거다.

■한국당이 무엇을 잘못한 것인가.

지난해 총선 전까지는 당 지지율이 35∼40% 나왔다. 180석까지 기대했다. 그런데 당이 유승민 공천 갖고 시끄럽고 '공천옥새 나르샤' 파동을 벌이자 국민이 철퇴를 가한 것이다. 그때 반성했어야하는데 전당대회에서 친박이 대거 나와 대표되고 최고위원되면서 국민에겐 정말 꼴불견으로 전락했다. 그러는 와중에 최순실 사태가 터지면서 완전히 내리막길을 탔다. 대통령이 탄핵됐는데 정계은퇴하는 사람, 책임지는 사람 한 명 없었다.

■7.3 전당대회에서 어떤 리더십이 나와야하나.

상대방은 기세 좋게 나가는데 우리쪽에서 싸움 못하는 사람이 대표 맡으면 국민에게 잊혀진다. 홍준표 같은 싸움꾼이 1년 정도 강한 야당을 만들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경쟁했던 사람 말은 무시 못할 거다. 친박은 대통령이 탄핵되고 구속까지 된 마당에 자숙해야 한다. 또 나온다? 당의 확장성을 해치는 일이다.

■차기 리더십의 구체적 과제는.

홍 후보가 대표가 되면 일단 계파가 없어진다. 당을 화합시키고 보수를 결집시켜야 한다. 그 힘으로 젊고 새로운 인물을 키워야 한다. 다음으로 청년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당 대표가 대학가에 가서 특강도 하고 어울려서 막걸리도 마시고 그 사람들 좋아하는 노래도 배우고. 그리고 더이상 좌파니, 우파니 이런 소리해서는 안된다. 안보와 이념으로는 정권 못 잡는다. 생활정치해야한다. 국민이 필요한 경제공약을 내세워야 한다.

■젊고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

아들과 노래방을 같이 갔는데 서로 부르는 노래를 전혀 모르겠더라. 내가 아들세대 노래를 배우던가, 안되면 아들세대 노래를 잘 부르는 젊은 사람을 써야하는거다. 젊고 새로운 인물을 내세워 지방선거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 홍정욱 전 의원을 서울시장 출마시키면 어떨까. 신용한 전 당 청년위원장이나 전희경 의원도 중요한 젊은 자산이다.

■홍준표 추대론이 나오던데.

당이 살려면 외부의 좋은 분을 모셔서 홍 후보와 경쟁시키는게 좋을거다. 황교안 김황식 김병준 등 이런 분들과 선의의 경쟁을 하면 컨벤션효과도 있고 그 분들도 정치적으로 더 성장할 수 있고.

■여론은 탄핵찬성이 압도적인데 당은 아직 그렇지 않다.

탄핵 표결 때는 아무래도 우리가 모시던 대통령이니까 (탄핵에) 반대했지만 탄핵이 가결되고 헌재에서 판결나고 구속까지 된 마당에 탄핵이 잘못됐다고 하면 안된다. 헌법을 부정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이 나온다.

어떤 식으로든 지방선거 전에는 합쳐야 한다. 둘 다 후보 내면 같이 죽는다. (바른정당) 차기 대표가 젊은 사람이 될 거 같던데, 당을 합쳐서 공동대표를 하든지하자. 홍준표 대표는 60세 이상 상대로 유세하고 저쪽 젊은 대표는 젊은 세대 상대로 유세하고.

■문재인정부가 출범한지 보름됐다. 어떤가.

박근혜 전 대통령 반대로만 하면 잘하는거라며.(웃음) 커피 들고 걷고, 등산 다니고. 스타일만으로는 안된다. 몇달 지났는데도 일자리 안 생기고 경제가 상승세 못타면 못 버틴다. 주사파 핵심인 임종석을 청와대 비서실장에 앉히고, 사노맹 핵심을 민정수석에 임명한 것은 보수우파에 대한 공격이다. 지금은 인기가 좋으니 그렇지만, 홍수가 잦아들고나면 상당한 비판이 나올 것이다. 1년 지나면 헛발질 나올거고 지방선거에서 상당한 비판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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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용 이재걸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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