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구의역 승강장안전문, 평생 좌표"

2017-05-29 10:28:45 게재

고 이한빛 PD 부친 글 공유

"수많은 김군 꿈 위해 노력"

"구의역 9-4 승강장 안전문은 제 평생 좌표입니다. 부족함을 알려주는 동시에 제가 나아갈 방향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지요."

박원순 시장, 구의역 사고 1주기 추모│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고 1주기를 맞아 28일 오전 서울 광진구 구의역 강변역 방면 9-4 승강장 앞에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구의역 사고 1주기를 맞아 승강장 안전문 수리 도중 사망한 김씨와 같은 수많은 젊은이들 꿈을 지키겠노라 다시금 약속했다. 박 시장은 특히 28일 아침 고 이한빛 PD 부친이 사고현장에 남긴 글을 사회적관계망에 공유하며 당시 느꼈던 절망과 재발방지 의지를 다졌다.

케이블방송 드라마 '혼술남녀' 조연출이었던 이한빛씨는 입사 9개월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대책위는 장시간 고강도 노동과 권위적·폭력적 제작환경을 원인으로 꼽았다. 이씨의 부친은 "하늘나라에서 우리 한빛이랑 만나서 행복하게 잘 지내"라며 사회가 죽음으로 내몬 두 젊은이를 위로했다. 그는 "남은 일은 우리가 열심히 노력해서 이루어줄 테니 부디 편안하게 지내기 바란다"며 "젊은이가 희망과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 줄게"라고 약속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한빛씨 부친과의 오랜 인연을 언급했다. 전교조를 설립했다 해직된 이한빛 PD 부친은 노동절인 5월 1일 병상에서 박 시장을 만났다. 박 시장은 "선생님의 손을 잡아 드리고 나오는 길이 한 없이 서러웠다"며 "구의역 9-4 승강장은 저에게도 가장 뼈아픈 곳"이라고 돌이켰다. "사람이 우선인 도시를 만들겠다는 다짐, 그렇게 한발 한발 나아가는 노력이 무력해지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사고 이후 근본적인 원인을 조사하고 또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며 "그러나 1년 동안 모든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는 못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박원순 시장은 "매일 구의역 9-4 승강장에 서 있는 마음으로 살겠다"며 "수많은 김군들의 꿈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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