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총수 일감몰아주기 23%나 늘었다

2017-06-07 11:11:34 게재

롯데 삼성 효성 등 급증

현대백 현대차 등은 감소

재벌그룹이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 기업 91곳에 몰아준 내부거래액이 2년 새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 삼성 효성 등 7개 그룹의 규제대상 계열사 내부거래는 크게 증가한 반면, 현대백화점 현대차 등 나머지 그룹은 규제대상 내부거래 비중이 감소했다.

공정거래법상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은 대기업집단 중 자산 규모 10조원을 넘고 총수일가 지분율이 상장사 30%, 비상장 20% 이상인 계열사다. 가격·물량 제한 요건에 해당하면 과징금과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그동안 정부가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시행했음에도 총수 지분율이 높은 기업의 내부거래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실효성 있는 정책집행이 요구된다.

7일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정부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제도가 시행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동안 총수일가가 있는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 22곳 984개 계열사의 내부거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내부거래 총액은 133조6378억원으로 2년 전에 비해 13.7%(21조2366억원) 줄었다. 하지만 총수일가 지분율이 상장사 30%(비상장사 20%) 이상 기업 91개사의 그룹 계열사 간 내부거래액은 7조9183억원으로 2년 전에 비해 23.1%(1조4857억원) 증가했다.

그룹 전체 내부거래액은 줄었지만 규제대상 기업의 내부거래액은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내부거래액 증가폭이 가장 큰 그룹은 롯데다. 롯데정보통신을 비롯한 롯데그룹 5개사의 내부거래액은 30억원(2014년)에서 5726억원(2016년)으로 1만8467%나 급증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 등 총수일가가 롯데정보통신의 지분 24%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계열사와 거래비율이 86%가 넘는다.

삼성은 삼성물산의 내부거래 증가율이 284%(2조2082억원)였다. 효성은 17곳 계열사 내부거래 증가율이 67%(640억원)였다. 신세계는 광주신세계의 내부거래 증가율이 42%(28억원) 증가했고 SK는 SK(주) C&C의 내부거래 증가율이 29%에 달했다. 이어서 대림(대림코퍼레이션 등, 28%) 두산(두산, 16%)이 내부거래가 늘어난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현대백화점은 현대A&I의 계열사 내부거래액이 0원이었다. 현대차도 97%가 급감했다. 한진과 미래에셋은 80% 이상 감소했고, LS는 70% 이상 줄었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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