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과로사 공무원, 월평균 205시간 초과근무

2017-06-26 10:40:05 게재

행자부 차관 "제도 개선"

직무수당 '15만→50만원'

지자체 "행자부가 외면"

조류인플루앤자(AI) 피해복구에 나섰다 과로사한 고 한대성(51·경기 포천시)씨의 1월 이후 초과근무시간이 월평균 205시간인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자치부가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심보균 행자부 차관은 25일 자신의 SNS를 통해 "(한 팀장은) 지난 1월 이후 초과근무시간이 월평균 205시간이라는 설명을 듣고 놀랐다"며 "수의직 인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새정부 공무원수 확대 계획에 이 부분을 반영하겠다는 의미다. 심 차관은 수의직 수당 확대 계획도 내놨다. 그는 "수의직에 대한 지원자가 적어 잘 안뽑히는 것도 문제"라며 "(현재 지급하고 있는) 수당을 15만원에서 최대 50만원까지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도와 포천시는 행자부의 뒤늦은 대책에 안타까움을 내보였다. 경기도 한 관계자는 "그동안 행자부에 여러차례 정원 확대 등을 요구했지만 번번이 외면당했다"며 "지금이라도 인력 충원을 하겠다니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고위관계자는 "장례식장에서 수의·축산직 공무원 정원이 5명인데 2명이 일하면서 초과근무시간을 넘겨 일한 적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인력충원이 안된 이유 등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포천시는 전국 최대 닭 사육지로 농가 225곳에서 가금류 1015만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AI로 300여만 마리의 닭을 살처분했으며, 최근에는 군산에서 발생한 AI 때문에 관계 공무원들이 비상근무 중이다.

고 한대성 팀장은 지난 24일 오전 4시 30분쯤 의정부시 자택에서 가슴에 통증을 느끼며 쓰려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한 팀장은 급성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 진단을 받았다. 평소에 별다른 지병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포천시 등에서는 한 팀장이 최근 AI 관련 업무로 과로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팀장은 사망 하루 전날 오후 8시 30분쯤 초과근무(야근) 뒤 귀가해 새벽부터 가슴 통증을 호소,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24일 오전에 숨졌다. 포천시 한 관계자는 "한 팀장은 숨지기 3일 전 병원에서 정밀진단이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았지만 대체인력이 없어 초과근무를 계속하는 바람에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고인이 된 한 팀장은 부인과 슬하에 딸 3명을 두고 있다.

한편 이낙연 국무총리도 25일 한 팀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총리는 "AI 방역에 관련된 수많은 업무로 날마다 애쓰시다가 어제 새벽 세상을 떠난 고 한대성 팀장께 애도를 표한다"며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가족을 돕겠다"고 말했다.

김신일 곽태영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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