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농업성장은 식품산업 육성으로

2017-07-14 10:20:04 게재
국가식품클러스터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정의 산물이다. 2007년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할 때 우리 농업을 보호하고 성장시키기 위해 '식품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정부는 전북 익산에 국가식품클러스터를 만들기로 했다.

올해 말에는 231만㎡(약 70만평) 규모의 공단 조성이 끝난다.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는 지난해 말 이미 현장에 둥지를 틀고 공단 완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식품으로 고치지 못할 병은 없다'고 할 정도로 식품은 중요하다. 식품 산업은 해방 이후 밀·옥수수 원조에 바탕을 둔 제분 장류 산업 정도에 그쳤지만 소득이 늘고 식품원료가 다양해 지면서 식생활과 식품산업도 크게 성장했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음식을 주제로 한 방송(먹방)도 '규제'만으로 삶의 근간인 먹거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식품산업 육성 위해 농림부를 농식품부로

정부가 식품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농림부에 식품 명칭을 더한 지 10년이 지났다. 인공지능(AI) 시대인 미래의 식품은 혼밥(1인식), 간편식, 기능성 등 다양한 수요와 함께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다.

고령자 노약자 등을 위한 특수용도 분야도 식품산업에 이슈다. 이런 추세에 따라 대기업들의 식품 관련 인수합병(M&A)도 확대되고 있고, 세계적 석학들이 식품산업에 대한 투자확대를 권유하고 있다.

국가식품클러스터도 이런 흐름에 맞춰 다양한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클러스터에 있는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 식품기능성평가지원센터, 식품품질안전센터, 식품패키징센터, 파일럿플랜트, 식품벤처센터(임대형공장) 등 6개 지원은 모두 유기적으로 연관돼 식품기업을 지원한다.

네덜란드 푸드밸리를 벤치마킹한 국가식품클러스터는 세계 식품시장이 동북아를 중심으로 성장 변화할 것으로 예측하고 스웨덴의 팩브릿지(네트워크)와 스코네투자청, 독일의 프라운호퍼(연구소) FPI(네트워크) CSB시스템, 프랑스의 비타고라(연구소)등 내로라하는 기업·연구소들과 상호정보공유나 공동연구를 타진하고 있다.

또 식품, 음료 분야를 대상으로 국산원료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물론 일자리 창출 등 업체에 필요한 실질적 혜택이 무엇인지 엄선해 파일럿 프랜트를 가동하고 있다. 패키징센터에서는 포장연구도 같이 고민하고, 품질안전센터에서 식품안전에 대한 여러가지 이슈를 검토해 해법을 찾고 있다. 기능성평가센터에서는 건강기능성식품을 제품화할 수 있도록 단기형 연구개발(R&D)도 지원하고 있다.

국가식품클러스터는 6월 말 기준 36개 기업체에 분양했다. 전체 분양공고면적대비 40% 수준이다. 이 중 10개 업체가 공사 중이며 3개 업체는 완공됐다. 이들은 한결같이 식품산업 특성에 맞춘 클러스터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기업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하고 입주했다고 말한다.

실패의 경험도 공유하며 식품산업 지원

지원센터는 클러스터 입주업체들을 위해 전기료, 면세유 등에 대한 지원과 외국 바이어들의 숙박 시설과 종업원들을 위한 육아 식사 교육 문화 시설 등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고객인 식품기업을 감동케 하는 일'은 정말 어려운 것 같다. 경험부족으로 폐수신고를 미처 못한 것도 크게 반성하고 있다.

지원센터는 이런 실패 경험까지 고객인 기업과 공유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게 진정한 지원활동이 아닐까 생각하며 초심을 되새긴다. 대한민국에 하나뿐인 국가식품클러스커가 우리 농업의 보루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꿈을.

황인식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