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갭이어 정책' 추진 나서

2017-07-24 10:40:27 게재

졸업후 1년간 진로모색

서울시청년의회 제안

서울시가 청년들에게 고교졸업 후 1년간 진로탐색 기간을 보장하는 '갭이어(gap year)' 정책을 추진한다.

서울시청년의회는 23일 '2017 서울청년회의'를 열어 갭이어를 포함한 10대 청년정책을 서울시에 제안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갭이어는 청년이 자신의 적성과 무관하게 취업해 단기 저소득 일자리를 전전하거나 무작정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갖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간을 허용하자는 정책이다. 청년들이 일정 기간 새로운 환경에서 여행·봉사·인턴·창업 활동 등을 하며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사회 구성원들이 자신에게 맞는 직업과 전공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것이 개인은 물론 사회적인 손실도 높인다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미국·영국 등 선진국에서 널리 확산되고 있는 제도다.

청년의회는 구체적으로 서울시립대에 자유학기제로 갭이어를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대학 재학생들에게 자유학기제를 적용해 갭이어를 시작하고 이후 휴학생·졸업생·비진학자들을 위한 진로탐색 갭이어, 퇴직·이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진로 재설계 갭이어를 도입하는 식으로 정책 적용 대상을 확대해 나가자고 주장했다. 청년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자체 설문조사에서 전체 참여자의 82.1%가 지금 삶을 멈추고 자기를 돌아보고 싶다고 답했다.

청년의회가 갭이어와 함께 제안한 주요 정책은 '청년마음건강 바우처 사업'이다. 우울증 등 마음의 병을 앓는 청년들이 의료기관에서 심리 상담을 받을 경우 비용 일부를 지원해주는 내용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10-30대 청년층의 사망원인 1위는 마음병을 이기지 못한 충동적 자살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의회는 이밖에 학자금 대출 탕감, 미취업자 학자금 이자 지원 확대, 대중교통 조조할인 시간 연장 등도 서울시에 제안했다.

서울시는 2013년부터 서울에 거주하거나 활동하는 만19세~39세 청년이 정책 수립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서울청년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청년정책네트워크 회원 중 3명 이상의 추천을 받으면 서울청년의회 의원으로 선발된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서울청년의회는 그간 관심을 끈 청년정책들을 제안해왔고 서울시는 이를 정책에 반영했다. 서울시 거주 청년이 매달 5만·10만·15만원을 2~3년간 저축하면 저축액의 100%를 추가로 적립해주는 '희망두배 청년통장, 청년구직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매달 50만원씩 최대 6개월까지 지급하는 청년수당 등이 서울청년의회가 제안하고 서울시가 채택한 정책들이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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