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면택 워싱턴 특파원 현장보고

트럼프 이민제도 개편 윤곽 … 가족이민 없애고 취업이민 중시

2017-08-18 11:28:11 게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0년만에 전면 개편하겠다는 이민제도 개편 구상이 윤곽을 드러냈다. 50년만에 미국 이민제도 개편이 추진된다면 이번에 드러난 방식을 토대로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관심을 끌고 있다. 트럼프 이민제도 개편 구상은 한해에 미국 영주권 발급을 현재 105만명에서 첫해 64만, 10년 후에는 54만명으로 절반으로 축소한다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해 가족이민 대부분을 없애고 취업 이민은 점수제로 고득점한 인재들부터 주로 받겠다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영주권 절반축소법안 가족이민 대부분 없앤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려는 영주권 절반 축소법안에서는 미성년 자녀 나이를 21세에서 18세로 낮추고 부모영주권은 폐지하는 등 가족이민 대부분을 없애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레이즈 법안이 시행되면 시민권자 직계와 가족초청이민으로 한해 48만명인 가족이민 영주권은 20만명 수준으로 대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레이즈 법안에서는 무엇보다 가족이민을 획기적으로 바꾸려 하고 있는데 시민권자와 영주권자의 배우자, 미성년 자녀만 남겨두고 부모까지 영주권 초청을 할 수 없게 만들려 하고 있다.

첫째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직계가족으로 초청할 수 있는 미성년 자녀의 나이를 현행 21세에서 18세로 낮추겠다고 제시하고 있다. 이는 미성년 자녀일 지라도 18세 생일이 지나면 시민권자나 영주권자 직계가족으로 영주권을 신청할 수 없게 됨을 의미하고 있다.

둘째 시민권자 직계가족으로 영주권을 받아온 부모들을 이민초청대상에서 제외시키려 하고 있다.

현재는 21세가 넘은 성년 시민권자가 친부모를 초청하면 연간이민쿼터와 상관없이, 심지어 불법체류 신분일 지라도 미국 내에서 이민수속을 해서 영주권을 받고 있다. 시민권자 부모들을 직계가족 이민초청 대상에서 제외할 경우 한해 13만명 이상 그린카드를 받아온 부모들의 영주권 취득길이 막히게 된다. 레이즈 법안에서는 대신 시민권자 부모들에 대해선 W 비자를 신설해 미국에서 모실 수 있도록 체류를 허용하되 공공 혜택은 받지 못하게 금지시키려 하고 있다.

셋째 현재 1순위에서 4순위까지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가족초청이민에선 2A 순위인 영주권자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만 남겨두고 모두 폐지시키겠다고 제안하고 있다. 가족초청 이민의 연간 영주권 쿼터는 현재 22만6000명인데 레이즈 법안에서는 2A 순위 하나인 8만8000명으로 대폭 축소하게 된다. 레이즈 법안은 세 가지 조치를 통해 시민권자 직계와 가족초청이민으로 한해 48만명에게 그린카드를 제공하고 있는 것을 20만명 수준으로 절반 이상 축소하려 하고 있어 가족이민이 많은 멕시코, 도미니크 공화국, 필리핀, 중국, 인도 커뮤니티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고 나선 이민제도 개편의 한 축은 새 영주권 점수제이다. 미국은 현재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려는 미국 내 업체가 스폰서로 이민초청을 해서 영주권을 취득하게 해주고 있다.

이를 미업체가 아니라 이민신청자인 외국인들 개인들의 몇가지 영역을 점수화해서 그린카드를 발급하는 영주권 점수제로 바꾸겠다고 선언해 놓고 있다. 현재 캐나다와 호주에서 시행하고 있는 점수제를 도입한 다는 뜻이다.

새 영주권 점수제 '고학력, 젊은층' 유리

새 영주권 점수제에서는 고임금 직종, 미국대학 고학력, 영어 숙달자, 20대 중반 젊은 층이 가장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레이즈 법안이 시행되면 14만개 연간 영주권 쿼터는 그대로 유지되는 대신 국가별 쿼터가 폐지돼 한인들의 취업영주권 취득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고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지지를 받아 추진되고 있는 레이즈 법안의 한축인 새 영주권 점수제를 시행하면 고임금 일자리 오퍼를 받고 미국대학에서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전공으로 석박사를 취득 했으며 영어를 잘하고 20대 중반의 젊은 층이거나 돈 많은 투자자들이 가장 유리해진다.

레이즈 법안의 새 취업이민제도에선 14만개의 연간쿼터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현재의 범주구분은 없어지고 국가별 쿼터도 폐지된다. 그리고 새 영주권 점수제에 따라 학력, 영어, 잡오퍼, 나이, 투자액 등을 점수화해서 최소 20점을 넘는 외국인들에게 이민신청기회를 주고 6개월마다 최대 7만개씩 한해에 14만개의 취업영주권을 발급하게 된다.

첫째 학력의 경우 미국대학 STEM 전공 박사에게 최고점인 13점을 부여하고 외국대학 스템 박사는 10점 을 제공하며 미국스템 석사 8점, 외국스템 석사 7점, 미국 학사 6점, 외국 학사 5점, 고졸 1점을 받게 된다. 둘째 영어구사능력에서는 인정하는 영어시험의 점수에 따라 0점에서 최대 12점까지 받게 된다.

셋째 나이에서는 26세에서 30세 사이의 젊은 층이 가장 많은 10점을 받게 되고 22~25세, 31~35세 사이이면 8점씩 얻게 되며 18~21세와 36~40세가 각 6점씩을 받게 되고 41~45세 사이면 4점, 46~50세 사이면 2점을 부여받는다. 그러나 17세 이하와 51세 이상은 0점 처리된다.

넷째 잡 오퍼에서는 중간임금(Median) 300% 이상의 고임금을 제안 받은 경우 최고점인 13점을 받게 되고 200~300% 사이의 잡 오퍼는 8점, 150~200% 사이면 5점을 얻게 된다.

다섯째 투자금이 180만달러면 최고점인 12점을, 135만달러면 6점을 받게 된다.

여섯째 특수능력자들의 경우 노벨상 수상자는 25점, 올림픽 등의 금메달리스트는 15점의 보너스 점수를 얻게 되지만 예술이나 사업 등에서는 인정받지 못하게 된다.

취업이민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한인들의 경우 미국유학생 출신 고학력자들이 많고 고임금 잡 오퍼를 받을 수 있어 유리해질 수 있으나 국가별 쿼터가 폐지돼 인도, 중국 출신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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