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에서 즐기는 문화데이트

2017-08-30 17:14:07 게재

여름밤에 만나는 백제의 숨결, 한낮에 감상하는 클래식

송파는 공원과 역사유적지가 잘 가꿔져 있고 곳곳에 공연장과 전시 공간이 있다. 집 근처에서 알차고 실속 있게 즐길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여름밤 백제와 별 ‘돌마리, 별이 빛나는 밤에’
‘아리랑’, ‘섬집아기’... 구성진 풀피리 소리가 어둠이 내린 석촌동 고분군을 감싼다. 성수현 한국풀피리협회 회장이 잎사귀로 만들어 내는 가락에 귀 기울이던 사람들은 나뭇잎 하나씩  입술에 대고 저마다의 풀피리 소리를 내보며 신기해한다.
석촌동고분군에서 매주 화~토 저녁마다 열리는 ‘돌마리, 별이 빛나는 밤에’는 도심에서 즐기는 이색 문화체험이다.
‘석촌(石村)’, 즉 돌이 많은 마을(돌마리)이란 의미를 지닌 이곳에는 한성백제 번영기의 돌무덤, 흙무덤, 움무덤 등 다양한 형태의 무덤 8기가 있는 유적지다. 특히 3호분 돌무지 무덤은 백제 왕릉으로 추정된다. 현재도 유적 발굴이 진행중이다.
백제인들의 혼이 깃든 유적지에서 송파구, 서울시, 문화재청 주최로 가족 대상의 역사 문화 프로그램이 열린다. “무덤이란 공간에는 삶의 시작과 끝, 운명의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특히 석촌동고분군은 백제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이지요. 가족들끼리 한여름밤에 역사책 속 백제를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도록 놀이와 만들기 같은 체험 중심으로 진행합니다”라고 행사를 주관하는 (사)문화살림 윤영선 부대표가 설명한다.
주중(화~금)과 토요일 프로그램이 약간 다르다. 평일에는 우리 별자리 LED등을 만들어 고분군 일대를 등불 들고 돌아보며 별과 관련된 시를 낭송해 본다. 백제무덤 팝업북을 만들고 우리 별자리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도 갖는다. 서양 별자리에는 익숙하지만 정작 동양 별자리는 잘 모르기 때문에 1만원 지폐 속에도 나오는 하늘의 별자리 ‘천상열차분야지도’, 조상들이 궁궐 건축 양식에 적용한 삼원이십팔수, 자미원의 개념을 다양한 시각자료로 쉽게 풀어준다. 토요일에는 팝업북 만들기 대신에 풀피리 배우기와 별자리 윷놀이가 진행된다. 모든 프로그램은 전문 강사들이 진행한다.
야외에서 가족들이 함께 즐기며 역사 교육의 효과까지 거둘 수 있어 호응이 크다. “풀피리 불어보고 단체 윷놀이하면서 아이들이 즐거워하네요. 여름밤에 가족끼리 좋은 추억 만들 수 있어 좋아요”라며 참가자 한지현 씨는 소감을 밝힌다.
‘돌마리, 별이 빛나는 밤에’는 9월8일까지 무료로 진행된다. 회당 30명 내외로 사전 신청을 받아 열리는데 토요 프로그램은 마감됐고 주중에는 참여가 가능하다.
행사를 주관하는 (사)문화살림은 1999년부터 문화유산을 보존·활용하고 교육하는 일을 해오고 있는 시민사회단체다. 그동안 문화재지킴이 교육과 활동, 생생문화재 사업, 한양도성시민순성관 운영 사업을 폭넓게 펼치며 국무총리상, 문화재청장상을 수상했다.
송파에는 한성백제유적지로 석촌동 고분군 외에도 풍납토성, 몽촌토성이 있다. 9월에도 세 곳의 유적지에서는 다채로운 역사문화체험프로그램이 열린다.

<백제 한여름의 꿈>
-일시 : 9월9일(토)~9월10일(일) 오후 2시~7시
-장소 : 풍납백제문화공원
<백제의 피라미드와 만나다>
-일시 : 9월12일(화)~9월15일(금) 오전 9시30분~11시30분
-장소 : 석촌동 고분군
<백제 돌말극장>
-일시 : 9월16일(토)~9월17일(일) 오후 2시~6시30분
<꿈마을 몽촌토성 성곽걷기>
-일시 : 9월21일(목) 오후 6시~9시
<5일간의 구다라 여행>
-일시 : 10월17일(화)~10월20일(금) 오전9시30분~11시30분
-장소 : 풍납백제문화공원
*문화유적지 해설과 다양한 역사 미션 수행, 팝업 탑, 백제수막새 메모홀더, 꿈 적은 백제등 만들기 등 다양한 놀이, 체험 프로그램 진행


롯데콘서트홀 ‘우아한 오후를 여는 L콘서트’
롯데콘서트홀은 국내 최초로 무대와 객석이 가깝도록 홀 중심에 연주 무대가 있는 빈야드스타일로 공들여 음향시설을 설계한 클래식 공연장이다. 공연장 밖 야외 테라스에서 내려다 보는 석촌호수 전망이 일품이다.
지하철 2,8호선과 연결되고 최고급 음향시설, 멋진 전망까지 갖춘 이곳은 평일 오전 11시30분 ‘우아한 오후를 여는 L콘서트’를 진행한다. 전석 1,2만원으로 ‘영화 한편 볼 수 있는 가격으로 멋진 공연 즐기자’를 모토로 다양한 레퍼토리의 공연을 선보인다.
롯데콘서트홀의 상징인 파이프오르간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오르간 오딧세이’는 연주와 강연이 어우러진 인기 프로그램이다. 이 외 현악사중주 연주와 해설이 만나는 ‘영화음악의 거장들’, 슈베르트 음악을 쉽고 재미있게 재해석한 ‘피아니스트 김정원의 슈베르티아데’ 등을 선보인다.
롯데콘서트홀 무료 개방 프로그램으로 파이프오르간의 선율을 느낄 수 있는 무료 체험이 12월까지 매월 1회(9월25일, 10월16일, 11월13일, 12월4일) 진행된다.

<콰르텟 엑스와 함께하는 영화음악의 거장들>
-일시 : 9월1일(금) 오전 11시30분
-테마 : 엔니오 모리꼬네
-티켓 : 전석 2만원
<하피스트 곽정의 The Gift>
-일시 : 9월8일(금) 오전11시30분
-티켓 : 전석 2만원
<피아니스트 김정원의 슈베르티아데>
-일시 : 9월20일(수) 오전11시30분
-티켓 : 전석 2만원
<오르간 오딧세이>
-일시 : 10월10일(화) 오전 11시30분, 오후 3시
-티켓 : 전석 1만원


열린 문화 공간 ‘에비뉴엘 아트홀’
잠실 롯데백화점 에비뉴얼 월드타워 6충에 자리 잡은 이곳은 쇼핑중에 언제든지 들러 여유롭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바비인형 58년의 역사를 한눈에 보는 바비전시, 피규어아티스트 그룹과 협업한 토이전시, 스페인 출신 인기 화가 에바 알머슨 전시처럼 패션과의 콜라보, 디자인, 전통 회화를 넘나들며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인다.
현재는 한중수교 25주년을 기념한 ‘공존’이 9월3일까지 전시중이다. 한국의 심재천 도예가, 중국 작가 이자원 등 작가 4명이 선보이는 130여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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