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해문 놀이터디자이너 배방에 오다!

놀자! 잘 놀고 잘 크자!

2017-09-04 09:40:56 게재

아이들의 대통령이라는 뽀로로는 “노는 게 제일 좋아 친구들 모여라”고 노래한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재미를 느끼고 질서를 배우고 서로 소통하며 자라난다.
그러나 아파트마다 그네 시소 미끄럼틀 빼곡히 서 있는 놀이터는 비어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주말이면 젊은 부부들은 아이 손을 잡고 키즈카페로 향한다. 부부는 핸드폰을 보거나 차를 마시고 아이는 놀이공간에 밀어 넣는다. 또는 부모가 어렵게 시간을 내 아이들과 ‘놀아’준다. 부모에게 놀이는 일이 되었고 아이는 장난감과 놀이기구가 완비된 곳에서 비로소 놀이를 시작한다. 가만 생각해 보면 놀이는 그런 것이 아니다. 진짜 잘 논다는 것은 무엇일까?


편해문 놀이터 디자이너

흙 나무 물 등 자연지물 아이들의 좋은 놀잇감

순천에는 기적의 놀이터 ‘엉뚱발뚱’이 있다. 어린이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 만든 놀이터로 엉뚱한 상상력과 발랄한 기운이 돋보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놀이터에는 백사장모래놀이터 출렁다리, 원형슬라이드, 잔디미끄럼틀, 팽나무고목, 너럭바위 등 기존의 시소 그네와는 조금 다른 놀이기구가 자리하고 있다. 아이들은 마음껏 뛰어다니며 모래놀이를 하고 잔디 위에서 미끄럼을 탄다. 근사하게 만들어진 구조물은 찾아볼 수 없지만, 자연지물을 이용한 놀이시설은 아이들에게 인기만점이다.
순천시는 이와 같은 놀이터를 10호까지 개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기적의 놀이터에는 수백 개의 관련 단체가 벤치마킹을 다녀갔고 평일과 주말 가릴 것 없이 많은 아이와 어른이 찾고 있다. 순천의 새로운 명소가 되었다.
어린이가 주인공이 되는 놀이터를 만들려는 움직임은 서울 인천 군포 등지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 움직임의 중심에는 아동문학가이자 놀이터 디자이너인 편해문씨가 있다. 편해문 놀이터 디자이너는 기적의 놀이터 조성에 직접 참여했다.

아이들 놀이 위한 편해문 놀이터 디자이너 강연 열려

9월 8일(금) 배방읍사무소 대강당에서 편해문 놀이터 디자이너의 강연이 열린다. 오전 10시~낮 12시. 강좌는 무료로 진행된다. 이 강좌는 맹꽁이 숲학교 이명희 대표가 주최한다. 이 대표는 “엄마가 아이를 잘 놀 수 있게 하면 좋겠다”며 “아이들의 놀이에 깊은 관심을 갖고 여러 활동을 해 온 편해문 놀이터 디자이너의 강의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표는 기적의 놀이터와 같은 숲놀이 생태놀이, 모험놀이터에 관심을 두고 있다. 깨끗하고 안전한 놀이시설만 고집하느라 실내놀이터나 키즈카페를 전전하는 엄마들에게 놀이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고작해야 1~2명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아이들에게서 위험의 요소를 모두 제거하고 놀이를 제한해 버렸다. 모험이나 탐험 같은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 이 대표는 “작은 위험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 아이들이 더 안전하게 논다”며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어른이 도와야한다”고 말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자라다가 학교에 입학해서는 학원 다니느라 바쁜 아이들은 놀이할 시간과 친구, 장소까지 모두 빼앗겨 버렸는지 모른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ADHD 등 이름도 낯선 질병에 시달리기도 한다. 편해문 놀이터 디자이너는 자신의 저서 ‘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다’에서 “아이들에게 결핍한 것은 주의력이 아니라 놀이”라고 말했다. 잘 노는 아이가 건강하다. 제때에 잘 노는 것이 진정한 교육의 시작이다.
편해문 놀이터 디자이너는 “아이들이 커갈수록 아이를 돌보는 일이 쉬워져야 하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간섭 금지 제지를 덜 받고 자라야 할 열 살 안팎의 아이들이 그 시기를 제대로 지내지 못해 그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아이의 결, 기질, 품성을 헤아리며 자라도록 돕는 기간이 필요하다. 아이를 잘 키우는 길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 부모님이라면 강좌에 초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산시, 어린이 참여형 놀이터 조성키로

올 하반기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목표로 하는 아산시는 아동참여형 놀이터를 조성키로 했다. 아산시는 아동 시민 전문가 행정이 함께 참여하여 아동이 원하는 놀이터 1호를 용화동 711(용화주공 3단지 옆 어린이 공원)에 개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아산시는 9월 9일(토)과 16일(토) 도고산에서 초등학교 1~2학년 10명과 고학년 15명을 대상으로 ‘아산아 놀자! CAMP'를 실시한다. 시 관계자와 놀이전문가는 아이들과 놀이를 진행한다. 16일에는 아이들이 놀이터를 상상하고 디자인하며 직접 만드는 시간도 마련됐다. 참가신청은 9월 1일(금)까지 아산시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이날 놀이를 진행하는 이명희 대표는 “기존 맹꽁이 숲학교 친구들과 함께 놀이를 진행한다”며 “흙과 물과 나무, 밧줄을 가지고 아이들이 즐겁고 신나게 노는 모습이 놀이터 조성에 반영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지현(39·아산시 권곡동)씨는 “고향인 순천의 기적의 놀이터에 아이와 다녀오고 많이 부러워했다”며 “살고 있는 동네 근처에도 그런 놀이터가 생긴다니 참 반갑다”고 말했다. 또 김씨는 “놀이터가 아이들 중심으로 제대로 만들어져서 오래오래 아이와 추억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며 “동네 엄마들의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명희 대표는 9월 23일(토) 배방 가족놀이터를 계획하고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 아무 특별한 장치가 없는 공터에서 두 시간 동안 여러 가족이 전래놀이나 물총놀이 등을 하며 함께 놀 작정이다. 아이들을 갇혀진 공간이 아니라 터진 곳에서 마음껏 에너지를 발산하며 놀 수 있도록 풀어주고 이미 붕괴되어 버린 골목공동체, 마을공동체에 대한 생각을 나눠보기 위해서다.

남궁윤선 리포터 ako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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