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한·러 정상회담 앞서 사전조율

2017-09-05 10:42:05 게재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방문

한러 경제과학공동위 주재

정부 한러 고위채널 첫 가동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순방에 앞서 블라디보스톡을 방문해 한러경제협력방안을 논의하는 등 사전 조율에 나섰다. 김 부총리는 4일(현지시간) 오후 블라디보스톡 극동연방대에서 '제16차 한·러 경제과학기술공동위원회'를 주재하고, 경제협력기반 확충과 신북방정책 구현을 위한 종합적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현지시각)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극동연방대에서 열린 제17차 한-러 경제과학기술공동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지구 전권대표와 합의 의사록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 = 기획재정부 제공

이번 회의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범정부 차원의 한러 고위급 경제협력 논의 채널이다. 올해는 러시아의 동방경제포럼에 맞춰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렸다. 한국에선 김 부총리를 수석대표로 외교부ㆍ농림부ㆍ산업부ㆍ코트라(KOTRA) 등 13개 부처·기관 대표단이 참여했다. 러시아에선 유리 트루트에프 부총리 겸 극동전권대표를 수석대표로 12개 부처 등의 대표단이 참석했다.

공동위에서 양국은 한국의 신북방정책과 러시아의 신동방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선 한러 경제협력이 중요하다고 공감했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금융분야에서는 양국 정부와 금융기관이 협력사업 발굴을 촉진하고 우리기업의 러시아 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극동지역에 초점을 맞춘 협력사업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극동지역 진출기업의 지원을 위해 '한국 투자자의 날' 행사를 활성화하는 한편, 한국 KOTRA와 러시아 극동투자유치수출지원청의 협의채널을 강화해 우리 기업에 맞춤형 지원방안을 제공하기로 했다.

첨단기술과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응력을 제고하기 위해 과학기술과 혁신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고, 한국의 선진 의료기술 및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극동지역 등 보건의료 발전을 위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농수산분야의 고부가가치화와 조선·인프라를 중심으로 한 극동개발, 북극해 공동연구를 비롯한 양국간 정보·인력교류 및 북극협의회 개최 등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의 구체적인 논의 결과는 6~7일 동방경제포럼을 계기로 열리는 한러 정상회담에서 협의후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한러공동 여론조사에서 한국인들은 경제분야 협력관계에 있는 나라로 중국이나 일본보다 러시아를 더 많이 꼽아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외대 러시아연구소와 러시아여론조사연구센터(브치옴)가 공동 실시한 조사에서 러시아를 꼽은 한국인의 비율은 38%였다. 중국(26%)이나 일본(17%)을 크게 앞서는 수치다. 일본과는 영원한 앙숙인데다, 사드 경제보복을 계기로 한중관계가 악화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국인은 74%, 러시아인은 63%가 한국과 러시아가 이미 전략적 동반자 관계이거나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긍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국 관계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로는 한국인(51%)과 러시아인(35%) 모두 '국제정치 상황'을 꼽았다. 이번 여론 조사는 지난 7월 19~30일 각국에서 한국인 1000명, 러시아인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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