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 4대보험 적용비용 보험사 순이익의 10% 수준

2017-09-25 11:18:01 게재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

문재인정부가 특수형태고용종사자에 대해 고용보험 적용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보험설계사가 4대 보험에 가입할 경우 보험사가 추가로 부담할 비용이 보험사 전체 순이익의 10% 정도 된다는 추정이 나왔다.


25일 국회입법조사처 '보험설계사의 4대 보험 적용 쟁점 및 향후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4대 보험 가입시 연간 6037억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6년 보험회사 경영실적'의 보험사 전체 순이익 6조1714억원(생명보험 2조6933억원, 손해보험 3조4681억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수치다.

보험업계는 보험사 전속 보험설계사가 국민연금에 의무 가입할 경우 약 11만명의 전속설계사가 있는 생명보험은 1900억원, 약 8만명의 전속설계사가 있는 손해보험은 1115억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용보험에 가입하게 될 경우에는 생보가 274억원, 손보가 161억원 등 총 435억원의 부담이 늘어나게 되며 4대 보험 전체 비용을 모두 합하면 생보 3803억원, 손보 2233억원으로 총 6037억원가량의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비용 부담이 늘어날수록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시도를 하게 되는 만큼 정부의 일자리 창출에 역행하는 결과가 나올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의 비용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실적이 낮은 설계사와의 계약을 해지하는 등의 구조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경우 월 소득 100만원 이하인 저능률 설계사 5만7000여명이 구조조정 우선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2016년 기준 월 소득 100만원 이하 전속 보험설계사는 전체 전속 설계사의 30% 정도를 차지한다.

보험사 비용 부담 문제 외에도 현재 소득세법 상 사업소득자로 분류돼 일정 부분 세제 혜택을 받고 있는 설계사가 4대 보험 가입으로 근로자로 분류되는 것에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도 관건이다.

특히 고용보험 가입 여부와 관련해서 엇갈리는 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2013년 고용노동부 설문조사에서 고용보험 의무가입을 원한다는 답변은 23%에 불과했고 원하는 사람만 가입해야 한다는 답변이 77%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반면 2016년 한국노동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보험설계사 중 74.6%가 고용보험 가입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제3의 객관적인 기관을 선정해 보험설계사의 4대 보험에 대한 정확한 설명과 함께 당사자의 분명한 요구를 확인한 후 4대 보험 확장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김창호 입법조사처 조사관은 "보험설계사의 4대 보험 적용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 및 당사자들의 명확한 입장 확인이 있어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국회·업계·학계 등 이해관계자들의 충분한 의견수렴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고용시장의 균형이 붕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직종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보호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박소원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