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절벽 청년들에게 창업 기회를'

2017-10-11 11:57:05 게재

청년창업성공 지원서비스 '클라우드펀딩' 500만원에 경북도가 2000만원 지원

취업의 벽에 막힌 청년들이 창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15세~34세) 창업은 22만6000개로 전체창업의 22.9%에 이른다. 창업자 5명중 1명은 청년이란 의미다. 바야흐로 청년창업의 시대다.

청년창업이 주목받은 이유는 높은 청년실업률 때문이다. 특히 좋은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매년 50~60만명에 달하는 대학 졸업생들이 처우가 열악한 중소기업에 선뜻 취업을 하지 않는다. 대신 졸업 후 생계를 꾸리기 위해 창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청년 전체 인구 대비 청년창업 비중은 1.7%였다. 지역별로는 경기, 서울 등 수도권이 전체의 절반(52.4%)을 차지했고 경북은 9924개로 중위권에 속했다.

하지만 창업의 성공은 만만치가 않다. 통계청 '2015년 기업생멸 행정통계'에 따르면 자영업을 포함해 매년 국내에 생기는 기업 81만개 중 절반은 창업 후 2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다. 그러나 창업과 관련한 대부분의 정부지원 사업은 예비창업과 창업초기 단계에 집중된다. 창업 이후 지원이 끊기고 판로가 막막해지면서 어려움을 겪는 시기인 일명 '죽음의 계곡'을 건너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청년창업 지원정책의 전환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경북도는 지난달 15일 전국 최대 유통업체인 홈플러스와 청년CEO 판로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사진 경북도제공


◆청년창업성공 원스톱 지원 = 경북도는 청년창업 성공을 위해 창업 초기 지원은 물론 창업 후 사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청년 창업자들을 지속적으로 관리·지원하고 있다. 지난 3월 '경상북도 청년창업지원 조례'를 제정, 청년창업 지원을 위한 제도적 근거를 보다 구체적으로 마련했다. 이 조례를 통해 창업을 지원하고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각 단계별로 이어지는 원스톱 창업지원서비스 정책으로 경북 내 청년창업자들을 육성하고 있다.

'시·군청년예비창업지원' 사업은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1인당 700만원의 창업활동비를 직접 지원한다. 창업에 필요한 공간은 물론 맞춤형 교육 및 전문컨설팅에 300만원을 지원한다. 경북도는 올해 이 사업을 통해 218명의 도내 예비 청년들을 프로그램에 참여시켰다.

경북도의 '청년CEO육성' 사업은 창업의 양적 성장보다 정착지원에 중점을 둔 정책이다. 창업을 성공적으로 시작한 장래성 있는 창업가들을 집중 지원해 향후 '스타 청년창업기업'으로 육성한다. 올해 60개 업체가 사업활동비와 업체별 맞춤형 컨설팅 과정 등을 받았으며 경북의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경북도는 청년창업가들의 판로개척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대형유통업체와 수도권 등에서 특판행사를 통해 유통망 진입을 통한 기업 및 제품 홍보에 주력했다면 올해에는 유통망 안착과 선택적 집중지원을 통해 창업기업의 자생력을 갖추는 정책을 추진중이다. 소비자 호응이 있고 시장경쟁력이 높은 제품은 서울·경기권 청년창업제품 상설매장 개설, 홈쇼핑 및 온라인 쇼핑몰 입점지원 등 판로의 다변화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얻고 있다. 지난 9월 15일에는 대형유통업체인 홈플러스와 청년CEO 판로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오는 26일 서울 목동점을 시작으로 전국 7대광역시 홈플러스 내 청년CEO전용 판매공간이 개설될 예정이다. 다음달 11일 개막하는 '호치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와 연계한 해외판로지원 사업을 통해 국내보다 해외시장에서 경쟁력과 기술력을 갖춘 제품의 해외판로개척도 지원할 계획이다. '청년창업기업 제품 홍보관'이 행사장 내에 설치되고 10개 청년CEO창업제품이 출품된다.

◆청년창업 지원 하드웨어 구축 = 경북도는 수도권이나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한 창업환경개선을 위한 하드웨어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2015년 8월 유동인구가 많은 대구 중심가에 지역 청년창업기업의 마케팅과 홍보, 제품 판로개척을 위한 공간인 '경북 청년CEO몰'을 개소했다. 이곳은 전시판매장과 카페를 겸하고 있는데 청년창업기업 30개 업체의 100종이 넘는 제품을 전시·판매한다.

청년창업지원 거점공간인 경북 청년창업지원센터를 경산시 경북테크노파크안에 설립해 운영 중이다. 이곳은 창업을 원하는 청년들에게 컨설팅 및 교육 등 창업지원 프로그램 운영과 함께 창업보육실(11개)와 테스트실, 회의실, 스튜디오 등의 인프라를 제공한다. 전강원 경북도 청년정책관은 "내년 1월에는 경북에서도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부족한 북부권 지원을 위해 안동에 북부권 창업지원센터를 개소하며 단계적으로 이런 지역맞춤형 창업지원센터를 권역별로 설치해 경북 청년창업 지원을 위한 지역거점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년들에게 기회 제공 = 청년들이 꿈을 펼칠 기회를 주는 다양한 정책들도 추진한다. 지난 9월 공모과정을 통해 9개팀이 최종 선발된 청년 마을일자리 사업은 우수한 사업아이템과 기술력, 도전정신을 지닌 청년창업가를 발굴해 지원하는 경북형 청년창업가 프로그램이다. 선발된 팀에게 창업사업화자금 4000만원과 마을조사비 540만원을 지원해 지역특화형 창업을 돕는다. 일반적인 창업이 아닌 경북 내 지역특산품, 지역환경을 이용한 특색있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청년들이 현장조사를 거쳐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간다.

올 하반기에 추진하는 '일석삼조 크라우드 펀딩'은 우수한 아이디어만으로도 청년들이 창업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정책이다. 창업 희망자가 제안한 사업아이템이 크라우드 펀딩 목표액인 500만원을 달성하면 경북도가 2000만원을 지원한다. 이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창업희망자에게 창업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크라우드 펀딩이란 절차를 통해 성공 가능성이 있는 사업 아이템을 사전에 선별해 지원하고 투자자 및 소비자에게 제품을 홍보하는 수 있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앞으로도 청년창업을 통해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고 청년들이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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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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