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3%로 높여

2017-10-11 10:42:18 게재

세계경제 성장률도 상향

북핵 등 리스크 걸림돌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3.0%로 상향조정했다. IMF는 한국을 포함해 세계 주요국과 신흥국의 경제성장률도 잇다라 높여 잡았다.

IMF는 10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제시, 내년에도 3.0% 성장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4월에 내놓은 전망에 비해 각각 0.3%p와 0.2%p. 높아진 수치다. IMF는 매년 4월과 10월 연간 2차례 세계경제보고서를 발간, 각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발표한다.

IMF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한국은행(2.8%), 한국개발연구원(2.6%) 등 국내 전문 기관의 예상치보다 높은 수준이다. 우리 정부와는 같다.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지난달 한국을 방문해 연 기자회견에서 "한국경제가 탄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3.0%로 전망하고 있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IMF는 한국 뿐 아니라 세계경제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각각 0.1%p. 상향 조정했다. 글로벌 투자 및 무역, 산업생산의 반등에 힘입어 세계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7월에는 올해 성장률을 3.5%, 내년 성장률을 3.6%로 제시한 바 있다.

미국은 7월 전망치에 비해 올해 0.1%p, 내년 0.2%p 상향조정돼 각각 2.2%, 2.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IMF는 "양호한 금융시장 여건, 긍정적 시장심리로 단기적으로 잠재성장률을 다소 상회하는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로존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역시 각각 0.2%p 상향조정한 2.1%와 1.9%를 제시했다.

독일의 올해 2.0%, 내년 1.8%로 7월 대비 각각 0.2%p 높였다. 프랑스(올해 1.6%, 내년 1.8%), 이탈리아(1.5%, 1.1%), 스페인(3.1%, 2.5%) 등의 성장률도 상향조정했다. 다만 영국은 1.7%와 1.5%로 변동이 없었다.

일본도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5%와 0.7%로 7월 대비 0.2%p와 0.1%p 높였다.

중국은 올해와 내년 각각 6.8%와 6.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7월 대비 각각 0.1%p 오른 수준이다. 러시아의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1.8%, 내년 1.6%로, 이전 전망치 대비 0.4%p와 0.2%p 상향조정됐다.

인도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7.2%에서 6.7%로, 내년 전망치는 7.7%로 7.4%로 하향조정됐다.

IMF는 그러나 미국의 규제·재정정책,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 지정학적 위험, 자국중심주의 정책 심화 등의 위험요인이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IMF는 "선진국은 당분간 확장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필요시 재정정책이 내수 부양 및 구조개혁 추진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면서 "신흥개도국의 경우 다수 국가에서 내수를 부양할 수 있는 재정여력이 제한적이므로 통화정책을 확장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IMF가 회복세를 타고 있는 세계 경제의 틀 안에서 개별 국가의 성장률을 전망하면서 한국만의 '특수 사정'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북핵 리스크, 중국의 사드 경제보복,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등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아, 한국 경제의 앞날에는 여전히 변수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 민간연구기관 등은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전 분기 대비)을 2분기(0.6%)와 비슷한 0.5∼0.7%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분기 성장률이 0.7% 밑으로 떨어지면 3%대 달성이 쉽지 않게 된다.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우선 북한 핵 리스크가 꼽힌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이달 초 '2018년 중기 경제전망 자료'에서 "향후 북한 핵 문제의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은 상존한다"며 북미 간 긴장 고조 등을 국내외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지목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역시 걸림돌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중국의 수입액에서 한국 수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9.4%에 그쳤다. 이로써 2015년(10.4%) 이후 2년 연속 10% 선을 유지했지만 올해는 10%를 밑돌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올해 8월 여행수지도 14억1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한미FTA 개정협상 등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역시 여전히 한국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는 복병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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