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도서관 시범평가, 졸속 우려

2017-10-26 10:15:29 게재

당초 계획과 달리 '정성평가' 빠질 수도 … 교육부 "최종안 내부 논의 중"

2017년 대학도서관 시범평가 지표가 조만간 확정될 예정인 가운데 2016년과 마찬가지로 정량 지표 위주로 시행되는 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연구진들은 2015년 연구 개발된 평가 지표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당초 계획했던 대로 정량과 정성 지표, 이용자 만족도 조사가 함께 평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6년 공문에도 '정성' 포함 = 당초 대학도서관 시범평가는 2015년 대학도서관진흥법이 제정됨에 따라 같은해 지표를 개발, 2016년 첫 시행됐다. 해당 지표는 BSC(Balanced Score Card) 모형에 기반을 둔 것으로 조직의 비전과 전략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재정, 고객, 내부프로세스, 학습과 성장 등 4가지 관점의 성과를 측정한다.

대학도서관 평가의 경우 평가 초기 전반적 평가체계의 검토와 개선을 위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동안을 시범평가 기간으로 정하고 2019년부터 평가를 시행하기로 했다. 특히 2016년에는 시범평가 첫해인 점을 고려, 개발된 지표 중 학술정보통계시스템(Rinfo)의 공시 대상 정보를 활용한 정량 지표 위주로 평가했다.

이후 2017년부터는 2016년 시범평가를 바탕으로 보완된 정량 지표와 함께 정성 지표, 이용자 만족도 조사를 하겠다는 것이 당초의 계획이었다.

이와 같은 계획은 지난 9월 개최된 '2017년 대학도서관 평가 공청회'에서 발표돼 의견 수렴이 이뤄졌다.

특히 정성 지표의 경우 현장 대학도서관의 평가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성적 성격의 지표를 대학에서 해당 시스템에 직접 입력하는 형식의 정량적 지표로 개선한다는 계획도 발표됐다.

2017년에 정량 지표에 정성 지표, 이용자 만족도 조사를 추가해 대학도서관들을 시범평가하겠다는 계획은, 2016년 12월 교육부가 각 대학에 보낸 공문 '대학도서관 역할 강화를 위한 자체진단 지원계획(안)'에도 잘 드러나 있다. 해당 공문의 '2단계 시범 운영(안)'에는 '2016년 평가 결과 등을 반영하여 정성 및 이용자 만족도 지표 추가 및 평가 시행'이라고 돼 있다.

"2018년엔 최종 검토만 해야" = 그런데 교육부 등에 따르면 최근 교육부는 최종 지표 결정에 앞서 △정량과 정성 지표, 이용자 만족도 조사를 함께 평가하는 안 △정량 지표와 이용자 만족도 조사 위주로 평가하는 안을 두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계획과 달리 정성 지표가 최종 지표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관련 연구진들은 교육부가 당초 세웠던 계획대로 정량과 정성 지표, 이용자 만족도 조사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017년은 2년차 시범평가가 시행되는 해로, 모든 지표를 활용해 평가해야 오류가 발생하면 2018년 3년차 마지막 시범평가를 할 때 수정할 수 있다는 것.

2016년에도 개발된 지표 중 일부인 정량 지표만을 활용했는데 2017년에도 그렇게 할 경우 마지막 시범평가를 하는 2018년에 오류가 발생했을 때 대처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기영 연세대 교수는 "이용자 만족도 조사 문항 등 개발된 지표의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정량 지표와 만족도 조사뿐 아니라 대학도서관 자체평가보고서 등 정성 지표와 관련해서도 시범평가를 시행, 전반적인 평가 구조와 절차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으로 정성 지표를 포함하는 과정에서 혹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시범평가 기간인 만큼 용인될 것"이라면서 "이를 바탕으로 2018년 시범평가 3년차에는 모든 검토를 마친 지표와 절차로 최종 검토를 하고 대학도서관들에 평가를 준비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5일 최인엽 교육부 학술지원과장은 "아직 최종안을 확정하지 않았으며 내부 논의 중"이라면서도 "대학이 입력하는 부분(정성 지표)은 2017년에 처음 적용하기 때문에 시스템 문제 등을 고려해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취지에서 시행하는데 입력시 오류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있으면 평가 자체의 신뢰성에 의문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육부에 따르면 2017년 대학도서관 시범평가 지표 최종안은 늦어도 다음주 초에 확정되며 이르면 11월 3일 대학에 통보된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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