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모든 것의 기원

존재의 기원을 찾아가는 시간여행

2017-10-27 10:11:32 게재
데이비드 버코비치 지음 / 박병철 옮김 / 책세상 / 1만7500원

문재인정부 첫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였던 박성진 포스텍 교수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지구 나이는 6000년"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그럼 실제 지구 나이는? 지금까지 밝혀진 가장 정확한 지구 나이는 46억년이다. 지구 최초의 생명체는 35억년 전 등장한 단세포미생물(박테리아)다. 인간은 대략 700만년 전 침팬지와 분리되었고, 20만년 전쯤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등장했다.

하지만 생명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원소인 수소, 탄소, 산소 그리고 질소는 우주의 역사와 같이한다. 우리의 생물학적 나이는 많아야 100살 안팎이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138억살이라고 할 수도 있다.

별과 은하의 탄생과 생명의 진화, 현생인류의 등장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 출간됐다. 행성물리학과 지진학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자 중 1명이자 예일대학교 지구물리학과 교수인 데이비드 버코비치(David Bercovici)가 쓴 '모든 것의 기원'(The Originals of Everything)이 그것. 예일대 학부생 대상의 교양강의를 엮은 이 책은 138억년 우주와 생명과 인류의 역사를 간결하고도 유려한 필치로 그려낸다.

저자는 '기원'(origin) 자체가 충분히 과학적 개념이라고 전제하고 얘기를 풀어나간다. 무엇인가의 기원을 추적한다는 것은 신화나 옛날 이야기를 캐는 게 아니라, 그것이 존재하게 된 이유를 과학적으로 설명해줄 가설을 세운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과학이 신화가 다른 점은 '검증 가능성'이다.

물론 수많은 기원들은 아직 명쾌하게 해명되지 않았다. 우리가 매달 만나는 달의 존재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생명체의 기원에 대한 다양한 이론이 있지만 아직 정설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고전물리학부터 양자역학 우주물리학 지진학 인류학 등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과학의 첨예한 쟁점들과 아직 해명되지 않은 부분들까지 명쾌하게 정리해낸다.

남봉우 기자 baw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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